이순신의 마음으로 가축 방역에 임하자

2023.11.01 11:04:46

[축산신문] 

 

김성진 소장(아태반추동물연구소)

가축 방역이란 무엇이냐고 챗GPT(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가축 방역은 가축의 질병을 예방, 통제, 제거하는 조치를 총체적으로 말합니다.” 라고 답을 한다. 1차로 질병을 예방하고 그 다음 통제하고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가축 방역이란 개념을 전쟁의 개념으로 확대해 풀어 보고자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하마스 무장정파와 이스라엘 전쟁 등 지구상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숱한 전쟁으로 인한 치욕과 아픔의 역사가 있다. 질병 방역에 있어 예방이 부족해 생긴 위험 노출, 즉 사전 차단을 못해 발생한 전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임진왜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적절한 예방을 위한 노력은 수세에 몰리더라도 우리가 마주한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전 방비는 질병 유행을 막을 수 있으며, 방역망이 뚫렸다 해도 이순신과 같이 최후의 적까지 몰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진왜란은 1952년 음력 4월 13일 발발하였다. 임진왜란 전부터 당시 조선은 일본의 움직임과 대마도주 왜의 조선 침략에 대한 경고로 전쟁이 가까워졌음을 알아차렸다. 조선은 나름대로 전쟁에 대비했다. 성벽을 보수하고 무기들을 정비하였다. 뛰어난 무장들을 선발하여 적소에 배치하였다. 그러나 조선 조정은 결정적 오류를 범했다. 왜는 전면전 능력이 부족하고 국지전 정도의 침략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더욱이 명나라라는 큰형을 뒤에 두고 있다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전쟁에 대한 정보력과 준비 과정은 있었으나 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나를 알지 못했다. 그 와중에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적소에 배치했던 인물이 바로 이순신이다. 
이순신은 47세의 나이로 우여곡절 끝에 1591년에 전라좌수영의 수장인 전라좌수사가 되었다. 역사적 자료와 난중일기를 통해 당시 이순신이 임진왜란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전라좌수영은 5관 5포(현재 여수, 순천, 광양, 보성, 고흥 일대)의 지역을 군사적으로 관할했다. 이순신은 왜란을 짐작하고 국지전이 아닌 전쟁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였다. 
첫째, 행정을 정비하여 효율을 높이고, 군사권을 정비하여 집중력을 키웠다. 병력의 충원 상태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전투 장비를 수시로 검열하였다. 전쟁이 발발하면 사용할 군량미를 확보하고 철저하게 계산하였다. 
둘째, 바다에서 싸워야 하는 수군이 갖춰야 할 전투선을 확보하고 거북선이라 불리는 귀선을 만들어 실전 배치하였다. 
셋째, 백병전(칼싸움)에 강한 왜군과 대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포를 제조하여 판옥선에 장착했다. 조선의 판옥선은 함포를 장착하기 적합했으며 후일 함포를 이용하여 왜군들을 공격하는 주요 수단이 되었다. 
넷째, 거북선과 판옥선과 같은 거대한 배를 움직이기 위해 노를 젓는 노군의 선발과 훈련을 실전처럼 하였다. 다섯째, 병사들의 훈련을 실전같이 하였고 특히 궁수들의 훈련 강도와 수준은 최고라 할 수 있었다. 왜란이 임진년에 발발하자 경상 좌수영은 육지로 도주하고 경상 우수영 원균은 한 척을 제외한 판옥선을 모두 불태우고 이순신에게 의탁하였다. 이순신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대응체계 확립과 병사들의 강인한 신체적, 정신적 훈련을 지속했다. 결국 왜군과의 해상 전투에서 23전 23승의 전과를 올려 조선을 왜로부터 구했고 세계 해전사의 한 인물이 되었다. 물론 승전의 바탕에는 백성과 군의 협력체계가 있었다.  
 최근에 발생한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은 소에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명하였다.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병하였으나 최근에는 아시아 일대까지 확대되었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부에 결절이나 종기가 발생한다. 혹의 크기기는 1~5cm 정도 되고 처음에는 붉은색으로 보이다가 회색이나 갈색으로 변하는데 혹 가운데가 괴사 될 수도 있다. 또한 고열을 동반하며 눈과 주둥이 주변이 붉어지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되었을 때 코에 노란색 분비물이 나오고 사료 섭취량이 감소한다. 착유하는 젖소의 경우 젖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산유량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예방은 다행히 백신접종으로 가능하며 가장 효과적이다. 백신접종과 동시에 생축의 이동제한도 중요하다. 감염된 농가나 지역 사이 동물의 이동을 철저하게 제한하여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이동제한 이전에 감염된 동물은 반드시 건강한 동물로부터 신속히 격리하고 살처분해야 한다. 그리고 럼피스킨 병을 옮기는 모기와 등애와 같은 흡혈 곤충을 제거하고 통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만약 농장에 럼피스킨 질병이 의심된다면 신속하게 방역 당국에 알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2011년 구제역이 발생하여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크게 입었으나 그 사건 이후에 가축 방역에 많은 성과를 보였다. 그 성과의 주체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을 중심으로 한 농림축산식품부와 예하 조직들, 축산농가들이다. 즉 관과 민이 왜란을 막기 위해 준비하고 싸웠던 것처럼 최근 발생한 럼피스킨 병, 언제 출현할지 모르는 구제역 등의 질병들과 싸우고 있다. 
이순신은 조선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첩보 능력을 강화하여 정확한 정보 수집을 하였다. 수집된 정보는 전투에 이기기 위해 사용되었고 전승을 거두는 힘이 되었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국내외 가축질병 모니터링 체계확립과 운영에 온 힘을 써야 한다. 
럼피스킨병이 이미 아시아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제사회 보고를 통해 방역 당국은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병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 민과 행정이 사전에 논의하고 고민한 흔적은 없다. 이번 럼피스킨 병의 확산은 행정 당국의 정보 공유와 소통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적에 대해 알았지만 완전히 알지 못하고 서로 알리지 못했던 것은 임진왜란 발발 초기에 육지에서 전패한 원인과 비슷하다. 한편 국내 질병 모니터링 체계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럼피스킨 병에 대한 현장 경험은 누구에게도 없다. 농가를 비롯한 일선 수의사들은 단순한 일종의 피부병으로 인식하였을 것이다. 확산 속도는 신속하지 못한 대응과 장기간의 방치로 빨라졌다. 따라서 생체정보를 근거로 한 가축 질병 모니터링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신속한 대응체계의 확립과 농가, 일선 수의사, 방역사 등 가축 방역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가축전염병 방역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쟁 초기 두렵고 불안해하는 수군들을 향한 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전하며 마무리 하겠다.
“망령되이 움직이지 말고 산같이 정중하라. 勿令妄動 靜重如山”

 

김성진 아태반추동물연구소 소장이 논단 새 필진으로 합류했습니다.

▲건국대학교 축산학과 학·석사 ▲동 대학 동물자원과학과 박사 ▲경기 이천 새봄농장 대표(한우 400두) ▲아태반추동물연구 소장 ▲한국한우사양표준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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