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이동일·서동휘 기자]
축산물 시장이 불안하다.
버티고는 있지만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러워지며 산지 가격의 하락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 한우
한우의 경우 이달들어 도매시장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1월11일 ‘한우먹는날’을 앞두고 평균 지육 kg당 평균 2만원을 기록했던 한우 도매시장 가격은 행사 직전 빠지기 시작, 1만5천원까지 내려갔다. 다행히 이달 중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1만8천원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가격 추세를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럼피스킨으로 인한 소비시장의 영향 및 물류의 제한, 대형유통점들의 대규모 할인 행사에 따른 일시적 소비 진작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일상적인 수급 상황을 맞이할 경우 어떤 흐름이 나타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전국적인 할인 행사 이후 하락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최근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대형유통업계가 김장철 맞이 대대적인 전품목 할인행사와 함께 한우고기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면서 도매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한우 도매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송아지 시장 역시 불투명하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휴장이 길어지고 있는 가축시장이 정상화되면 당분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돼지
양돈시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 속에 외식을 중심으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돼지고기 수입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당초 예상을 넘어서고 있는 돼지 출하량도 돼지 도매시장 가격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이달들어 20일까지 출하된 돼지는 모두 11만2천4천여두. 하루 평균 8만두가 넘는 돼지가 출하되며 큰 폭은 아니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늘어났을 뿐 만 아니라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후지와 등심 등 이른바 하부위 수요가 여전히 뒷받침되고 있는데다 예년엔 미치지 못하지만 일부 김장시즌 및 대형유통점들의 할인행사 수요가 가세하며 돼지 도매시장 가격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지육 kg당 4천원대로 내려 앉았던 돼지 도매시장 가격은 이달들어 상승폭이 하락폭을 조금씩 상회하며 오름세를 타기 시작, 지난 14일에는 한달여만에 5천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다만 불황으로 인해 연말연시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유의적인 도매시장 가격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살얼음판 시장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가금
전반적인 양계산물의 가격이 예년 대비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오를대로 오른 생산비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육계와 계란 모두 소비는 별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에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에 양계현장의 우려는 커져만 가고 있다.
닭고기의 경우 고병원성 AI의 변수가 있지만 11월의 도계마릿수가 지난해 대비 1.5% 내외 증가한 6천642~6천774만수, 오는 12월에도 3.5% 정도 증가한 6천521~6천649만수로 각각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현재 육계 산지시세(축산물품질평가원, 생계유통 시세)는 대닭 1kg 기준 지난 10월말 1천699원을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 이달 21일 현재 1천511원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계란의 경우도 지난 5월부터 병아리 입식이 지난해 보다 늘어나면서 올겨울 생산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산란성계 도태 마릿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과 관련해 올겨울 과잉공급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지난 10월 5천210원이었던 계란가격(축산물품질평가원, 특란 30구 기준)은 지난 21일 현재 5천141원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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