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기존의 시비처방서 대로라면 더 이상 액비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경종농가로부터 나왔다.
정부는 제대로 만들어진 액비 이용 확대를 위한 해법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자연순환농업협회(회장 이기홍)가 지난달 27일 경북 고령에서 개최된 가축분뇨 액비 이용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액비 살포 현장 견학도 함께 이뤄진 이날 간담회에는 이기홍 회장을 비롯한 자연순환농업협회 회원과 농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 이승환 사무관, 축산환경관리원 박찬준 팀장, 경북도 축산정책과 예봉해 팀장, 한수찬 과장 등 정부 및 지자체, 유관기관 등이 참석했다. 대한한돈협회 문석주 부회장(환경대책위원장)과 오재곤 전남도협의회장, 하태식 전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경북 고령에서 약 5만평 규모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도중씨는 이날 액비살포 현장에서 “발효액(액비)를 시용하면서 쌀 맛과 수확량이 좋아진 반면 도복이 없어졌다, 올해 고온으로 인해 죽정이가 많아지고 쌀 알갱이가 줄었다지만 우리 논은 오히려 수확이 늘었다”며 액비 품질에 깊은 신뢰감을 표출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규제가 잇따르면서 발효액 사용에 고민이 많음을 호소했다.
김도중씨는 시비처방서에 따른 액비살포시 안개분무 수준도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을 참석자들에게 직접 보여주며 “최소한 시비처방서의 10배 이상은 돼야 액비를 이용해 제대로 농사를 지을수 있다”며 “만약 시비처방서를 고집해야 한다면 앞으로 액비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자연순환농업협회는 시비처방서와 살포지 규제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기홍 회장은 “지금의 시비처방서 발급 및 살포 규정을 제대로 따르려고 하면 사실상 액비 사용은 불가능하다”며 “비료생산업 등록시설에서 생산된 액비의 경우 비료관리법에 따라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화학비료나 부숙유기질비료 등 다른 비료와 마찬가지로 시비처방서 없이 살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액비유통센터라도 액비 생산 농장에 관계없이 재활용필지에 자유롭게 살포토록 관련 규정이 개선돼야 할 것”임을 강력히 건의했다.
현장을 확인하고 농가의 목소리를 접한 정부는 고민이 많아졌다.
농식품부 이승환 사무관은 “일시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세부적인 목록을 만들어 지금 당장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고민해 보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