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축산, 국민속으로(19) / 미래를 여는 ‘ESG 축산’

2024.01.10 13:14:38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상생의 축산’ 건강한 발전 위한 주체적 실천 활동
부문별 목표 설정·구체적 방안 제시…현실적 접근 필요

 

지속가능 산업 구현 위한 솔루션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ESG라는 단어는 축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영문의 앞 글자를 따 온 약어로서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지켜야 할 3가지 핵심 요소를 담은 개념이다. 오늘날에는 모든 산업 부문에 ESG 경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축산 분야에도 예외는 아니다. 

 

E(Environmental): 환경
생산-유통 전 과정에서 친환경 실천하기
E, ‘환경’ 문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으로 축산업 역시 이 항목에 가장 많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탄소중립’ 관련 정책을 들 수 있다. 축산업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 비중의 약 1.3-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록 큰 수치는 아니지만 이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사료 개발을 통해 저탄소 또는 저메탄 사육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거나 에너지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잘 보급하기 위해 먼저 농가를 교육하고 농가 주변 주민들과도 협력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탄소중립 실천 이외에도 축산업 관련 기업들이 상품의 생산 과정이나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서도 친환경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례들도 눈에 띈다. 최근 낙농업계에서 이런 움직임들이 활발하다. 한 예로 2021년 서울우유의 경우 사내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가능한 사용을 자제하고 재생용품을 활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제품의 포장자재를 친환경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바꾼 시도가 주목을 받았다. 

 

S(Social): 사회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축산업

S, ‘사회’가 의미하는 바는 이 산업이 우리 사회에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성찰하게끔 한다. 가령 과거에는 기업들이 이익만을 최우선 가치로 상정하여 그에 종사하는 노동자나 지역사회에 가해지는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는 관심이 다소 적었다. 그러나 새로운 ESG 정책은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더 많이 고민하자는 것이다.
가령 축산업의 경우 농가에 대한 처우는 어떠한지, 축산 농가 또는 기업들이 그들 지역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생산유통판매 체계가 공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최근 농협축산경제 나눔축산운동에서 제안한 5대 실천사업, 즉 ‘1% 기부·나눔활동, 소외계층 봉사·후원활동, 경종농가 상생협력활동, 지역사회 환경개선 활동, 소비자 이해증진활동’ 내용은 사회와 함께 상생하려는 노력의 결과이자, 축산업이 그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 드리자는 취지이다.
‘착취’가 아닌 ‘공생’하는 형태로 산업이 발전하고, 수익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선순환 모델은 장기적으로 우리 축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하는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Governance): 지배구조
윤리경영, 공정경쟁을 중심으로

축산업에서 G, 지배구조의 영역은 아직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요컨대 단체 또는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부패나 로비 없이 ‘윤리’를 잘 지키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핵심이다.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에서 ESG경영 부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은 ‘전문 경영인과 이사회 평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컨대 이해 당사자 간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가, 윤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지배구조의 경우 소비자들의 감시와 관심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이다. 어떤 기업들이 윤리적이고 공정하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살피고, 만약 잘 하는 기업들이 있다면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 주기를 바란다. 
국내 여타 산업과 비슷하게 축산업에서도 ESG 경영은 아직 낯선 문화이다. 따라서 아직은 내용이 추상적이거나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어 관심이 있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진정한 ESG 경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더 구체적으로 진행하면서 각 부문별 목표와 그를 이루기 위한 방법들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시급한 사안을 정하고, 단계를 정해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들을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서 우리 사회가 함께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참고자료
한국ESG협회 홈페이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 「주간농업농촌식품동향」 (Vol. 25)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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