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단백사료 직불제, 공든 탑 무너뜨릴라”

2024.02.15 10:26:30

생산성 상위 양돈농가들도 ‘탄소 저감’ 정책 부정적
라이신 최소 요구량 확보 불구 해당 사료 품질 불신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정부가 조단백질 함량을 낮춰 탄소저감 효과를 높이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저단백사료에 대한 양축현장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는 한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모든 사료에 대해 조단백질 함량을 낮춘데 이어 올해 부터 조단백질 사료를 추가로 낮춘 ‘환경개선사료’ (저단백사료) 사용농가에 대해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직불제 시행을 예고한 바 있다.

본지는 이와관련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달여에 걸쳐 전국의 10개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정부의 환경개선사료 직불제에 대한 평가 및 참여 여부에 대해 일대일 대면 형태로 취재를 했다.

이들 모두 국내에서 생산성 상위 30%에 해당하는 성적을 내고 있는 전산관리 농가들이다. 저단백사료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육환경이 우수한 농가에 우선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감안한 것이다.

그 결과 취재 대상 농가 모두 저단백사료에 대해 강한 불신과 함께 직불제가 시행되더라도 참여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의 한 양돈농가는 ”가뜩이나 정부가 조단백질 함량을 일제히 낮춘 이후 돼지 성장이 지연되면서 출하일령이 늘었다. 그런데 조단백질 함량을 더 낮춘 사료를 쓰라니 말이 되느냐”며 “직불금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자칫 농장 전체가 깨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농가들의 반응도 똑같았다.

경기도의 한 양돈농가는 “최근 출하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탄소배출이 더 늘었을 것이라는 게 양돈현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저단백사료 직불제는)탄소저감 정책이 아니라 탄소증량 정책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에서는 저단백사료 품질에 대한 양축현장의 우려를 감안, 조단백질 함량을 낮추는 대신 라이신의 최소 요구량을 법제화 하는 등록기준 강화를 전제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믿지 못하겠다는 게 양돈농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로 건국대학교 김법균 교수는 지난해 11월23일 본지 주관으로 열린 저단백사료 관련 간담회에 참석, “라이신 하나만 달라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최소한 4개의 아미노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단백사료를 급여하더라도 생산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음을 현장에서 검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양축현장의 불신을 해소하는 게 탄소저감 정책이 효과를 거둘수 있는 최우선 과제임이 확인된 것이어서 정부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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