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헤퍼코리아 주관 ‘한-네팔 시범낙농마을’ 건립 기념식 개최

2024.02.21 10:41:13

네팔에 보낸 K-젖소, 희망의 송아지 첫 출산…자립 낙농 신호탄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2022년 12월 기증한 한국형 젖소 101마리 중 74두 임신 성공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유전자원에 기술·지식까지 아낌없는 전수
수혜자, ‘패싱 온 더 기프트’ 실천…인근 농가에 암송아지 기부

 

2022년 12월부터 민간 국제개발단체 헤퍼코리아에서 펼치고 있는 ‘네팔 101마리 젖소 보내기 운동’이 최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지 2023년 9월 8일자, 2024년 2월 16일자 기사 참조>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원 33농가의 젖소 60두를 포함한 국내 낙농가들이 기증하여 네팔로 간 젖소송아지 101두 가운데 2월 현재 임신율 74%을 보이고 송아지가 태어나기 시작하는 등 소중한 결실을 맺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소재 서울우유 순흥목장에서 기증한 젖소 ‘토실이’는 지난해 5월 4일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하고, 280여일 만인 지난 12일 건강한 암송아지를 출산했다. ‘토실이’의 딸 소를 수혜 받은 네팔의 농가는 이를 지원한 한국에 대한 고마움의 의미를 담아 ‘감사’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국의 유전자원인 젖소 생우가 해외로 보내진 것도 처음이지만 한국형 사료와 동물의약품, 그리고 국내 수의번·식전문가의 인공수정기술 등 선진화된 케이-낙농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형 젖소가 해외에서 사육되고 출산까지 한 것은 유례없는 최초의 사례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등에서 파견한 사양·인공수정·수의사 등 낙농 전문가들이 네팔 현지에 수시로 방문하여 축사와 젖소 상태를 점검하고, 인공수정을 지원한 큰 성과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 사업을 통해 농가 바이오가스, 워터탱크, 축사 울타리 설치 지원과 데이터 수집의 디지털화 교육을 현지 농민들에 훈련시키는 등 한국 낙농의 기술·지식을 나눔으로써 한국의 젖소들이 네팔 현지에서 잘 적응하고 자라 송아지 출산까지 이뤄내는데 큰 보탬이 됐다. 
지난 13일 네팔 신둘리지구 카말라마이시에서는 한국 젖소의 해외 첫 출산 기념과 2024년 한국과 네팔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네팔 수교 50주년 기념 시범낙농마을 건립 선포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박태영 주네팔 대사는 “한·네팔 수교 50주년인 기념비적인 해에 한국에서 지원한 젖소가 네팔에서 건강하게 출산한 것은 앞으로 네팔 낙농산업 발전을 향한 신호탄이자, 한·네팔 양국의 우호 증진과 상호 협력을 위한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제하고 “한국 최초의 낙농시범마을을 네팔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한국의 농축산업 발전의 경험과 기술을 네팔에 지속 전수하고, 첫 새끼 ‘감사’의 출산을 시작으로 우수한 한국형 송아지들이 태어나서 네팔 낙농산업 발전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 신둘리지구 카말라마이시 우펜드라 쿠마르 포카렐 시장은 “한국 민·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 젖소가 성공적으로 네팔에서 사육되고 번식해, 네팔 낙농산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하고 “낙농 가치 사슬이 완성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료 공장과 유가공 시설 등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도 필요한 상황이다. 낙농업을 통해 네팔 농가들이 경제적인 자립을 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한국 정부와 기관,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네팔 시범낙농마을은 한국 순종 젖소 생우와 유전자원, K-낙농 기술 등이 접목돼 해외에 건립된 한국 최초의 낙농마을이다. 한·네팔 시범낙농마을은 현재 농협 안성팜랜드에 자리했던 1969년 설립된 한독낙농시범목장을 모델로 하고 있다. 한독낙농시범목장은 우리나라 축산업 기반 조성과 농가 기술교육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현대식 낙농업의 출발점이자 체계적인 낙농산업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네팔 낙농시범마을도 향후 네팔의 낙농산업 육성을 위한 현장 교육 기관이자, 네팔 젖소의 유전적 개량을 통해 낙농 생산성을 향상시켜 네팔의 빈곤 농가들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말라마이시는 자체 재원을 투입해 낙농산업 지속성 확보를 위한 인프라(사료 공장, 유가공 시설, 교육장) 구축을 위한 부지 확보를 완료한 상태로 한·네팔 간의 국제협력사업(ODA)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범낙농마을 건립의 출발점이 된 헤퍼코리아의 ‘네팔로 101마리 젖소 보내기’ 사업은 1952년 이후 헤퍼로부터 젖소 등 가축을 지원 받은 한국에서 그 뜻에 동참해 많은 후원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많은 낙농가와 축협, 농협사료, 동물의약품사(㈜동방, ㈜이글벳) 등에서 젖소, 사료, 번식 호르몬, 질병치료제, 백신 등을 기증하며 우리가 받은 나눔을 다시 선물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헤퍼코리아가 지난 2022년 12월 네팔로 보낸 101마리 젖소 중 2월 현재 74마리가 임신 중으로 송아지는 앞으로 계속 출산될 예정이다. 출산한 젖소는 우유 생산을 통해 네팔 빈곤 농가의 생계소득 창출 기반이 되며, 낙농 가치사슬 개발과 우유의 대중화를 통해 네팔 어린이들의 영양증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기존 네팔 젖소의 두당 산유량은 우리나라 젖소 산유량의 1/3수준이었으나 한국에서 보낸 젖소의 산유량은 약 250% 상승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첫 탄생한 암송아지는 나눔의 연쇄효과를 일으키는 헤퍼의 패싱 온 더 기프트(Passing On the Gift) 나눔 철학에 따라 인근의 다른 빈곤 농가에 선물로 전달된다.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네팔로 시집온 한국형 순종 홀스타인 엄마 젖소로부터 태어난 송아지들이 이번 사업에 동참해 주신 후원자와 많은 관계자분들에게는 나눔의 선물이, 네팔 농가에게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원 대표는 이어 “한·네팔 간의 공공·민간 교류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본다”면서 “일회성의 지원이 아니라, 가축을 통해 농축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이를 함께하고 지원하는 헤퍼의 활동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네팔로 간 젖소 가운데 첫 번째로 송아지를 생산하여 나눔을 한 ‘토실이’를 기증했던 순흥목장 이정호 대표(78세)는 “선친(故 이한순)께서 1957년 수원소재 축산시험장 화산지장(국립축산과학원 전신)에서 젖소송아지 1두를 분양받아 시작하실 때 훗날 목장이 번성하면 이웃을 도우면서 살라는 지침을 받아 헤퍼코리아를 통해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송아지 3두를 기증했으나 ‘토실이’를 제외한 2두는 체고가 비행기 상차기준인 120cm를 상회하여 되돌아 왔다”면서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상차기준에 알맞은 육성우를 선발하여 기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순흥목장은 3남중 첫째와 둘째 아들은 국민대와 연세대에서 교수로 각각 재직중이며 막내아들<이준완(43세)>이 올해로 9년째 대물림 수업중이다. 3대로 이어지는 순흥목장에서 사육중인 젖소는 2월 현재 110두이며, 서울우유에 내는 원유는 1일평균 1톤800kg이다.
이밖에 연천의 D목장, 이천에 또다른 D목장, 포천의 K목장, 화성의 S목장 등이 헤퍼코리아가 추진하는 송아지 나눔행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비추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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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젖소 원조받은 한국, 이젠 공여국

 

한독낙농시범목장, 한국낙농 현대화 출발점

 

한독낙농시범목장은 60년대 한국 정부가 목장 설립 부지를 마련하고, 독일(당시 서독) 정부가 젖소 수입과 각종 기자재, 기술자(초지, 사양, 농기계, 수의사)를 지원하며 탄생했다.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 준공식 당시 114두의 홀스타인 젖소를 입식, 이듬해 83두를 입식하고, 매년 약 40~50두의 암송아지를 농가에 분양하기 시작했다. 한독낙농시범목장은 농가들을 위한 사양기술교육의 장으로도 활용, 낙농에 관한 이론과 실습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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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퍼코리아, 한국국제협력단과 공조

 

현지 낙농 생산성 향상 사업 진행

 

헤퍼코리아는 한-네팔 낙농시범마을이 위치한 네팔 신둘리지구 카말라마이시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지원으로 2023~2024년까지 2년간 국제협력사업(ODA), '소농 커뮤니티의 디지털 및 그린 전환을 통한 낙농 생산성 향상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특히 선진적인 낙농산업의 체계를 갖추기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수집을 위한 디지털화에 역점에 두고, 모바일 앱을 통해 집계한 산유량, 사료량 등 데이터를 점검하여 사양관리에 활용토록 교육하고,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젖소분료를 주방 연료로 전환하기 위해 가정별 소규모 바이오가스 시설 설치가 지원되었으며, 잔여 바이오슬러리는 자연비료로 활용토록 하는 등 환경친화적 낙농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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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농협, 단순 물자지원 넘어


네팔 낙농산업 지속성 확보 뒷받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은 2022년 12월 22일부터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젖소 101두와 인공수정용 정액을 비롯해 2023년 3월에 씨수소(종모우) 2두를 네팔로 보낼 때 많은 지원을 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의 젖소와 씨수소가 네팔로 가기 위한 양국 간 해외 반출 검역과 통관절차는 물론 네팔 낙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젖소를 사육토록 국제협력사업(ODA)을 통한 지원도 약속했다.
이 같은 정부 기관의 지원을 기반으로 한 헤퍼코리아는 네팔 농장의 사양·질병 관리를 위한 현장형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의 인공수정·사양관리 전문가들도 수시로 네팔 현지를 방문해 젖소 건강 진단과 젖소 번식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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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네팔 수교 50주년 기념


주네팔외교부, 공식 로고·슬로건 발표

 

2024년 한국과 네팔은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주네팔대사관과 네팔 외교부는 이를 기념해 공식 로고와 슬로건도 발표했다. 숫자 50에 한국과 네팔 국기의 이미지를 함께 활용하여 수교 50주년을 형상화하고, 네팔을 상징하는 에베레스트 산과 양국 간 영원한 우정과 파트너십을 기원하는 'Everlasting’을 합성한 슬로건은 ‘Everesting Freindship’이다.

양국은 앞으로도 고용과 개발 협력,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특히 네팔은 현재 한국에 가장 많은 고용허가제 인력을 송출하는 국가로 2022년 기준 1만4천495명의 네팔인 근로자가 국내 도입됐다.
이들은 대부분 농축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등에 종사한다. 이번 한·네팔 수교 50주년과 낙농시범목장 건립을 계기로 양국 간 근로자 교류, 현지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문인력 교류, 수의학 전문 교육지원사업 등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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