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PED PRRS를 잡아라> 인터뷰 이경기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연구관

2024.04.17 14:00:45

백신 접종·기본에 충실한 방역·사양관리 필수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G2b PED·고병원성 PRRS 유행…백신만으로 방어 한계
PED, 인공감염 자제…출입차량·돈사 내외부 소독 철저
PRRS, 북미·유럽형 동시접종 금물…입식돈 계류 필요

 

양돈현장에는 여전히 질병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PED, PRRS 발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PED, PRRS는 생산성을 뚝 떨어뜨린다. 오히려 양돈현장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국가재난형질병보다 더 큰 재앙이 된다고 토로한다.
이에 따라 양돈현장에서는 백신접종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PED, PRRS 굴레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질병전문가 이경기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연구관으로부터 PED, PRRS 발생현황과 특성, 효율적 대응방안 등을 들어봤다.

 

-이번 겨울 PED 발생은 많았나요.
물론 PED는 겨울철에 다발합니다. 그렇다고 겨울철 질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겨울철보다는 적지만, 계절가리지 않고 사계절 상시 발생합니다.
PED 발생은 숫자로만 파악할 수 없습니다. 집계되지 않는 건수가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년간은 주춤, 활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1월에서 4월 사이에 발생률이 높았고, 2022년 초에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겨울에 다시 증가한 데다 봄철 날씨가 풀렸지만 여전히 PED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PED 바이러스 특징이 있다면.
주지하다시피 최근 유행주는 G2b입니다.
G2b는 10년 전쯤 국내 유입된 이후 퍼져나갔습니다. 최근 유행 대다수는 G2b 유전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 변이주, 기존 바이러스 등이 일부 섞여있는 상황입니다.
수년 전 PED 백신 효능 논란은 G2b 유행주를 탑재하지 않은 것이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PED 바이러스가 다 그렇듯 G2b 역시 포유자돈에 높은 폐사를 일으킵니다. 이유자돈 후에도 설사, 위축 등을 유발합니다. 경제적 피해가 큰 질병입니다.

 

-G2b 백신이 나와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백신 효능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PED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입니다. 백신만으로는 분명 방어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백신 무용론은 절대 아닙니다. 백신은 PED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됩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 자돈폐사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백신보다는 G2b 백신의 방어 효과가 더 우수합니다. 다만 접종 시기, 방법 등을 잘 준수해야 합니다.
생독, 사독, 사독 백신을 임신 모돈에 주기적으로 접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현장에서는 비용 등을 이유로 기존 백신을 쓰거나 한번 접종에 그치고는 합니다. 개선해야 합니다.

 

-인공감염을 해도 될까요.
인공감염은 자돈 폐사가 많은 농장에서 불가피하게 수의사 처치에 따라 감염된 자돈 장기를 모돈에 급여하는 방식입니다. 발생 농장에만 한정되는 자가백신 개념이므로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성이 큽니다.
PED 뿐 아니라 병원성있는 여러 바이러스나 세균을 농장내 다른 구간의 돼지에 옮길 수 있습니다. 또한 반복적인 인공감염으로 바이러스의 변이를 촉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인공감염 기간에는 농장내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있으므로 자칫 다른 농장으로의 질병 확산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철저하고도 꼼꼼한 차단방역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합니다. 결코 추천하지 않습니다.

 

-백신 외 다른 방역 수단을 가동해야겠네요.
출하, 분변, 사료 등 차량이 PED 바이러스 유입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출하차량입니다. 출하차량은 이 농장, 저 농장을 두루 다닙니다.
출하돈사, 육성사, 자돈사, 모돈사 등으로 역순감염 사례가 종종 확인됩니다. 이렇게 PED 면역능이 저하된 모돈 구간에 감염되면 자돈 폐사 등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출입 차량의 철저한 소독과 차량 기사의 대인 소독 뿐 아니라 출하대 및 사료빔의 위치 조정 등 차단방역이 우선 중요합니다. 돈사 내부 차단방역도 필수입니다.
돼지 이동에 따른 비워진 돈방은 세척 후 소독해야 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PRRS는 어떤가요.
PRRS는 제3종 가축전염병입니다. 그렇기에 이동제한 등 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신고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아 발생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 양돈장 중 60% 이상이 PRRS 바이러스 항원 양성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종돈장을 제외하고, 청정농장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북미형(type2), 유럽형(type1), 혼합감염형(Type1+2), 백신유래 등 여러 PRRS 바이러스들이 혼재돼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는 북미형 PRRS가 국내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한 혼합감염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한 돼지가 북미형, 유럽형 PRRS 바이러스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고병원성 PRRS가 발생한다고 하던데.
최근 북미형 중 ‘리니지1’이라는 고병원성 PRRS가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충청, 경기, 강원 등 중부지역에서 주로 나오고 있습니다.
고병원성 PRRS는 일반 PRRS보다 모돈 유산, 자돈 폐사, 일부 모돈 폐사 등으로 더 큰 피해를 일으킵니다. 고병원성 PRRS에 감염된 모돈에서 비장이 커지거나 폐에서 일부 출혈이 있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신고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중국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PRRS ‘리니지8’과는 다릅니다. 중국에서도 2017년 이후에는 ‘리니지1’ 고병원성 PRRS가 계속 발생 중입니다.
고병원성 PRRS 국내 유입경로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기존 백신으로 고병원성 PRRS를 막을 수 있나요.
PRRS 바이러스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더욱이 변이가 가장 심한 바이러스에 속하기 때문에 PRRS 백신 효능이 그리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백신 효능에 대한 기대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고병원성 PRRS 백신은 아직 따로 개발돼있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교차방어에 능동적인 생독백신이 쓰입니다.
백신만으로 PRRS를 컨트롤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백신은 집단면역을 통해 증상 등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안정화 수단입니다.
안하는 것보다는 분명 피해를 줄여줄 수는 있습니다. 

 

-북미형·유럽형 혼합감염이라면.
북미형, 유럽형이 혼합감염돼 있는 양돈장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각각 백신을 둘다 써서는 안됩니다.
모돈 구간에는 북미형, 자돈 구간에는 유럽형 등 이렇게 구분해 쓰는 것도 비추천합니다.
여러 유전형의 생독백신을 혼용하여 사용하면 또 다른 변이주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육단계별로 우점종을 확인해 북미형이든 유럽형이든 한가지 백신만을 접종해야 합니다.
자주 백신을 교체하는 것도 바이러스 변이를 촉발할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합니다.

 

-백신뿐 아니라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겠네요.
백신접종보다는 오히려 사양관리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후보돈을 입식할 때는 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음성돈이라도 계류 등을 통해 우선 안정화시켜야 합니다.
이미 PRRS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하면 백신접종과 함께 돈군폐쇄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후보돈을 미리 들이고, 6개월 가량 후보돈 입식을 중단하는 식입니다.
고병원성 PRRS 감염 농장은 모돈을 예정보다 빨리 출하시키는 모돈갱신도 검토해봐야 합니다. 
PRRS 감염농장이라면 적합한 백신 선택·접종과 더불어 후보돈과 같이 바이러스가 새로 유입되어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돼지 이동에 따른 돈사·돈방의 철저한 세척, 소독 등 내부 차단방역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PED와 PRRS는 복잡 다양한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인해 백신 접종만으로 질병을 100%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상시적으로 농장내 사양관리와 외부 유입에 대한 차단방역이 오히려 질병 피해를 막는데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검역본부는 앞으로도 신속·정확한 진단과 우수 백신을 개발해 각종 질병으로부터 농가 생산성을 지켜내고, 국내 축산 경쟁력을 높여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김영길 kimy29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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