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낙농정책연구소, 2023년 낙농경영실태조사 분석

2024.05.16 09:29:13

고령화·후계자 부족·부채 문제 갈수록 태산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연간 1인당 소비량이 85.7kg에 달하면서 우유 및 유제품은 국민 필수식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빠르게 늘어가는 유제품 수입량과 출산율 저하, 다양한 대체음료 등장, 소비자 기호변화, 안티밀크 등으로 국산 원유의 주 사용처인 백색시유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유자급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환경규제 강화와 후계자 부족, 고령화, 생산비 폭등 등으로 낙농산업을 둘러싼 대내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낙농가의 경영현실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현실성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소장 이재용)가 발표한 ‘2023년 낙농경영실태조사’를 통해 국내 낙농산업이 처한 현실을 진단해봤다.

 

수입 공세 심화·대체음료 등장에
환경규제 강화·출산율 저하까지
자급기반 보호 육성 특단책 시급

 

60대 이상 목장주, 전체의 53%
‘2023년 낙농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목장주의 연령분포는 40대(18.5%), 50대(21.2%), 60대(44.0%), 70대 이상(8.8%) 등으로, 50대와 6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었으며, 특히 40~60대 경영주의 비율은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는데, 2022년 17.5%였던 40대 목장주의 비율은 2023년에 18.9%로 1.4%p 증가했으며, 50대에선 1.8%p 증가한 21.2%, 60대에선 0.2%p 증가한 44.0%로 나타났다.
다만, 70대 목장주의 비율의 경우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23년에는 전년대비 0.9%p 감소한 8.8%를 기록했다.
평균 경영연수는 5년 이하(7.6%), 6~10년(11.8%), 11~20년(15.5%), 21~30년(22.7%), 31~40년(35.9%), 41년 이상(6.6%) 등으로, 21년 이상이 전체의 6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상당수의 목장주가 비교적 장기간 낙농에 종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30대 경영주의 비율을 살펴보면, 20대는 0.8%로 전년대비 0.8%p, 30대는 6.2%로 2.2%p 감소하는 등 낙농부문에 대한 신규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하던 20~30대의 비율은 더욱 감소하고, 40대 이상 경영주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낙농경영에 있어서 후계자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상당수 건강·부채 문제로 폐업 고민
향후 3년 이내 목장의 경영계획에 응답자 중 65%가 현상유지라고 답했으며, 규모확대(18.0%), 규모축소(6.2%), 낙농포기(5.2%), 불확실함(4.9%)이 뒤를 이었다.
2019년 이후 계속 감소한 ‘규모확대’의 응답비중은 전년대비 3.1%p 증가했으며, ‘현상유지’ 역시 전년대비 2.4%p 늘어났다. 반면,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하던 ‘규모축소’와 ‘낙농포기(폐업)’는 전년대비 각각 0.4%p와 0.8%p 감소했다.
이를 연령대로 구분해보면, 전 연령에서 ‘현상유지’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은 ‘규모확대’가 높았으나, 50대 이상에서는 ‘규모확대’를 계획하는 비중이 40대 이하 목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연령에 따른 경영계획에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목장의 규모를 확대 또는 축소할 경우 그 비율을 보면, 10% 이상이 확대 및 축소 모두에 있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폐업을 계획하는 주된 이유로는 건강문제(34.8%), 정부의 낙농제도 변화(21.5%), 환경문제(16.6%), 부채문제(16.6%), 후계자 문제(5.5%) 등으로 나타났는데, 목장주의 고령화 심화에 따른 건강문제가 폐업을 고려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부채문제도 3.2%p 증가했다.

 

▲후계자 보유 농가 감소
후계자 유무와 관련해선 ‘후계자가 있다’가 32.9%로 전년대비 4.6%p, ‘후계자는 아직은 없으나, 육성계획은 있다’는 16,4%로 2.5%p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후계자도 없고, 육성계획도 없다’는 44.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7.2%p가 능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후계자가 있다’의 경우, 70대 이상(65.7%), 60대(44.1%)로 목장주의 연령이 높을수록 후계자 확보율이 높았으나, 후계자도 없고 육성계획도 없다’는 30대(53.8%), 40대(54.8%), 50대(45.7%), 60대(42.0%)로 30~50대 목장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1일 생산량과 후계자의 유무를 보면, 500ℓ 미만과 500∼1천ℓ의 중소규모 경영의 경우, ‘후계자도 없고, 육성계획도 없다’는 비율이 각각 19.8%와 39.6%로 높았다.
이에 비해 1천ℓ 이상 규모에서는 ‘후계자가 있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와 ‘아직 후계자는 없으나, 향후 육성계획은 있다’를 합한 비율이 모두 69%를 상회해 규모가 클수록 후계자 확보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농가 평균 부채액 6억 817만원
농가당 평균부채액은 6억817만원으로 2022년 대비 9천555만원 증가했다.
농가당 부채액의 규모별 구성비를 보면 1~5천만원(6.3%), 5천만원~1억원(5.2%), 1~2억원(8.0%), 2~4억원(4.5%), 4억 이상(76.0%) 등이었다.
2022년 대비 4억 원 이상의 고액 부채비율이 26.5%p나 크게 증가한 반면, 1억 원~2억원 미만과 2억 원~4억 원 미만의 부채비율은 각각 2.9%p와 25.9%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부채발생의 원인으로는 시설투자(33.0%), 사료구입(24.9%), 쿼터매입(19.0%), 토지매입(10.0%) 순이었으며, 전년대비 시설투자는 증가한 반면, 쿼터매입 및 사료구입과 젖소입식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로 인해 부채가 발생한 농가의 구체적인 시설투자의 내용을 살펴보면 축사개보수(20.6%), 착유시설(20.0%), 분뇨처리시설(14.8%), 세척수 처리(10.6%) 순으로 분뇨처리시설(4.9%p) 착유시설(2.9%p), 방역시설(0.7%p), 세척수처리(1.6%p) 급이·급수시설(3.9%p) 등이 전년대비 비율이 증가했으며, 축사개보수(-0.3%p), ICT융복합시설(-8.9%p), 기타(-4.9%p) 등은 감소했다.

 

▲낙농미래 비관적 전망 더욱 확산
2026년 우유 및 유제품에 대한 관세철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목장주들은 FTA 및 다자간 무역협정 하에서 낙농에 대한 전망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56.0%), 어려울 것이다(41.9%), 해볼 만하다(1.5%)와 같이 나타났다.
2019년 이후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FTA 및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인한 시장개방 확대로 낙농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더욱 심화되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FTA 하에서 필요한 낙농대책으로는 사료가격 등 생산비 절감대책(54.1%), 전국단위 낙농제도개선(16.5%), 학교우유급식 등 소비확대(13.5%), K-MILK활성화(6.2%), 국산유제품 시장 육성(5.8%), 환경대책마련(3.4%) 등의 순이었다.
또, 낙농가들은 현재 정부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업으로는 사료가격 안정대책(53.8%), 용도별차등가격제 시행에 따른 안정적 재정지원(12.1%), 축산환경개선을 위한 지원(5.1%), 미허가축사해결을 위한 정책지원(4.3%), 낙농헬퍼지원(3.2%), 폐사축처리지원(0.9%)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사료가격 안정대책’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 아젠다인 탄소중립을 위한 대응 방안으로는 가축분뇨 처리·이용 다각화(51.7%)가 가장 높았으며 저탄소 사료급이 등 사료효율 개선(26.8%), 축산법상 적정 가축사육밀도 준수(9.7%), 에너지 절약형 시설·장비(8.2%), 탄소저감 실천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3.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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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진 alstlt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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