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의 소비자 물가타령, 근본대책 필요하다

2024.05.17 16:19:04

부경양돈농협 이재식 조합장

 

최근 사과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의 일시적 급등에 따라 농민들의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과일은 주식도 아니고 기호식품 이지만 언론이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호도하고 정부조차도 부화뇌동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 씁쓸하다.
무엇보다도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우선 수입카드부터 꺼내 들고 농업정책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장바구니 물가를 잡으려는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사과 등의 가격 상승은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것으로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형마트 가격할인 지원 등의 단기적인 미봉책만 남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나 농축산물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2024년 4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신선농축산물의 소비자 물가지수 가중치(전체1000)는 55.3(과일 14.6, 채소 14.3, 축산물 26.4 등)에 불과하다. 
즉, 소비자 물가지수 조사대상 458개 품목 중에서 백분율 가중치(100%)로 계산해보면 신선농축산물은 5.3%(과일 1.46% 채소 1.43%, 축산물 2.6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은 공공서비스 12%, 집세 9.9%, 외식 13.8%, 외식제외 19.5%, 가공식품 8.2% 등에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문제의 사과의 경우는 0.23% 에 해당한다. 
이렇게 소비자 물가지수에 극 일부분 밖에 차지하지 않는 신선농축산물을 언론들이 너무 자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수입으로 해결하려는 정부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준원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월세만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하는데 미국처럼 자가 주택 집세를 소비자 물가지수 조사 품목에 추가하면 가중치의 20%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정부는 물가 관리 대책 중 어느 품목을 집중 관리해야할지 가늠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료 및 자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들이나 최근 과수에서 빈발하는 저온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지원책을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정확한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고 온난 기후에 대비한 품종개량이나 기술지도에 정부가 나서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의 경우 FAT 체결시점에 자급률이 대략 55% 정도 이었으나 현재는 3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돼지고기 자급률도 73% 내외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료 가격이 오르고 생산비가 늘어나 축산 농가는 경영에 허덕이고 있는데 정부는 가격안정이라는 명목으로 할당관세로 수입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렇게 단기적인 안목으로 수입물량에 의존한 정책을 남발하면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만다.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소비자 가격은 더욱 불안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이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바라건대 단기적이고 땜질식 대책은 지양하고 식량 안보라는 관점에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렇게 해야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이루어져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을 모두 보장하는 길이 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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