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업계 “마트린 성분 검출 수입 벌꿀 원천 차단을”

2024.05.22 13:25:22

EU, 식품안전 문제 이유 중국산 수입중단 조치
국내 관련 기준 없어 베트남산 둔갑 수입 지적
정부에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키로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국내 양봉업계가 지난해 수입 벌꿀에서 천연살충제 성분인 마트린이 검출된 중국산과 베트남산 천연꿀에 대해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정부 당국에 강력히 촉구하기로 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지난 2021년 중국산 벌꿀에 대해 잠정 수입 중단 결정을 내린 근거에 의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양봉농협이 수입 벌꿀에서 천연살충제 추출물인 마트린(Matrine)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과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된 벌꿀을 양봉농협이 국내로 들여와 과학적으로 자체 분석한 결과였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도 지난 2021년 중국산 천연꿀에서 마트린 성분이 검출되자 중국산 벌꿀에 대해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이러한 조치는 자국민 보호차원에서 결정된 수입 금지 조치로 판단된다.
한편 유럽연합은 중국산 천연꿀 수입 중단 조치 이전, 매년 중국으로부터 많은 양의 벌꿀을 수입해 온 수입최대 국가 중 한 곳으로, 현재는 중국을 제외한 여러 나라에서 천연꿀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양봉업계는 유럽으로 중국산 벌꿀 수출길이 막히자, 중국 일부 상인들이 베트남 수입 업자와 결탁하여 다량의 벌꿀을 낮은 가격에 베트남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더구나 이러한 벌꿀이 마트린 성분 검출에 대한 국내 기준 마련되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수출을 지속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마트린 성분을 함유한 고삼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키는 약 1m 정도 자라면서 뿌리는 약용으로 쓰이며 황갈색으로 굵고 매우 쓴 맛이 나는 야생초다.
특히 일부 친환경 재배 농업인이 사용하고 있으나, 채취 시기와 이용 부위, 추출물 제조 방법, 효과 검증 등이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않아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혹여 인체에는 악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천연 유기화합물인 마트린을 과다 복용하는 경우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점차 중추를 흥분시켜 강한 경련과 운동신경 말초를 마비시키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현지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아카시아꿀 중 대부분은 중국산 벌꿀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이유는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되는 아카시아꿀은 극히 일부분으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발효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43% 관세율을 매년 16.2%씩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오는 2029년이면 베트남산 천연꿀 관세가 완전 철폐가 예정돼 있어 향후 베트남산 천연꿀이 국내시장 잠식은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에 한 한 것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벌꿀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는 중국산 벌꿀이 베트남산으로 원산지가 둔갑하여 국내로 반입된다는 것은 엄연한 자유무역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양봉농가가 생산자 단체인 양봉협회를 중심으로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 정부 당국도 이와 관련해 베트남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재발 방지와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전우중 jwjung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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