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지방은 체내 기본물질…쌓이지 않아
‘굳어져 혈액순환 장애 유발’은 잘못된 편견
탄수화물, 흡수율 높아 과다섭취가 성인병 주범
정윤섭 원장
양생의원
고지방식품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는 다음 두가지 내용이 혼재되어 있다. 하나는 정말로 고지방 식품이 심장병을 비롯하여 각종 성인병에 위험한 요소인가 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고지방식품이라고 해서 모두 다 나쁘거나 좋거나 한 것이냐 하는 논란이다. 고지방식품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내용들이 함께 얽혀있기 때문에 각종 오해가 발생하고 서로 소통을 하는데 있어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먼저 첫 번째 내용에 대해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고지방식품이 심장병을 비롯하여 당뇨, 대사증후군, 암, 치매, 노화 등 성인들의 만성질환을 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지방 자체는 그것이 건강한 지방일 경우에는 절대 심장병, 당뇨, 암 같은 성인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건강한 지방은 원래 우리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정상적인 물질은 많이 먹는다고 해도 흡수되는데 한계가 있고 설사 흡수되어 저장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위치인 피하 조직에 쌓이게 된다.
건강한 지방, 흡수 시 피하조직에 쌓여
반면 다른 영양소인 탄수화물은 흡수되는데 한계가 있지 않다. 그래서 많이 먹을수록 많이 흡수되어 그 중 당장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은 것은 중성지방의 형태로 저장되게 된다. 이는 지방이 글리코겐 같은 탄수화물 저장 형태에 비해 5배이상 저장 효율이 높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주로 내장 지방에 축적된다. 따라서 심장병을 포함하여 대사 및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은 피하 지방조직이 아니라 내장 지방이며 이들은 섭취한 식이 지방으로부터 이동된 것이 아니라 식이 탄수화물로부터 변환되어 형성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영양소의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는 능력을 인체와 같은 생명체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다 같은 지방이라고 해도 그 기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과 이런 작용을 하는 것이 호르몬과 효소의 역할이라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고지방 식품을 먹으면 그것이 곧바로 내 몸의 지방덩어리로 변할 것이란 생각은 매우 잘못된 오해라는 점을 우선 지적해 주고 싶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고지방 식품을 섭취하면 그것이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와 지방 덩어리가 될 것이란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방이 어디에 있는가 생각해 보라. 팔다리에 있는 것보다는 복부와 허리 부분에 있는 지방 덩어리일 것이다. 이들은 앞서 말했듯 섭취한 지방이 몸 속으로 이동하여 축적된 것이 아니라 섭취한 탄수화물이 몸 속에서 호르몬과 효소의 작용으로 변환되어 축적된 것이다. 따라서 피해야 할 것이 고지방 식품이 아니라 고탄수화물 식품인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특히 탄수화물 식품 중에서 정제한 단순 탄수화물 식품은 흡수가 빠르고 그 양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천정없이 계속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남는 것들이 중성지방으로 변환되어 복부 내장 주변 안팎으로 쌓이게 된다.
단순당 중에서도 특히 과당은 포도당에 비해 간에서 지방산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 그래서 중성지방을 많이 만드는데 더 많이 기여한다. 이런 이유로 혈중 중성지방 레벨이 높은 사람은 고지방 식품을 먹어서라기 보다는 정제 탄수화물 특히 정제 과당을 많이 먹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추정해 보는 것이 결코 잘못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오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방이 상온에서 고체 덩어리로 존재하고 오일은 온도가 내려가면 굳는 양상을 보고 이들이 몸 속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로 굳거나 엉길 것이란 착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고지방 식품을 섭취하면 혈액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혈관을 막히게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지방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혈액과 같은 수용성 액체 속을 지날 때에는 수용성 단백질로 포장된 지단백 형태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혈액 속에서 지방이 굳거나 엉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자유로운 형태로 지방산이 떠 다닐 경우에도 지방은 혈액과 분리되어 있을 뿐 굳지 않는다. 그럼 혈관을 막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방 또는 콜레스테롤 같은 지질이 아니라 혈소판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혈전이란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혈전이 마치 지방 덩어리 또는 그 입자의 모임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이 점 역시 잘못된 오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다.
혈관 속에 혈전이 형성되는 이유는 혈관벽에 염증이란 변화가 일어나서 혈관 내 피세포층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혈관염을 일으키는 원인을 바로잡아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고지방 식품이 혈관염을 일으키는데 기여하는가? 적어도 건강한 지방인 경우에는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건강한 포화지방과 단일불포화지방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비교적 안정된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공 트랜스 지방과 다중불포화지방 중 친염증 작용을 하는 오메가 6 지방 그리고 산화된 지방은 기존의 혈관염을 악화시키는데 얼마든지 기여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지방에 대한 오해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불량 지방들도 세균, 혈압, 스트레스, 당화노폐물 같은 다른 혈관염의 발생 기여 요인들에 비하면 그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혈관염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은 적으나마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이들 불량 지방을 건강한 지방 섭취와 구분해서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건강한 지방은 혈관염 발생에 기여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일부 불량 지방들은 혈관염 진행 과정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복잡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고지방 식품에 대해 자꾸 헷갈림을 경험하고 있다.
건강지방과 불량지방 구분돼야
고지방 식품 속에는 건강한 지방 또는 불량 지방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사람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이를 구분하지 못할 경우에는 고지방 식품을 먹고도 건강에 혜택을 보지 못했거나 도리어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건강한 지방을 먹고 불량 지방을 피하는 노력을 통해 지방과 관련된 각종 오해를 풀어야 한다. 무조건 지방을 많이 먹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불량 지방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하고 동시에 건강한 천연지방은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실제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면 건강에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정제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로 인해 건강 및 대사 균형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 그 이유는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면 식욕이 저절로 조절되어 불량한 정제 탄수화물과 정제 기름의 섭취를 최대로 줄이거나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몸 속에서 인슐린 호르몬의 작용을 최소로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그 동안 인슐린의 과잉 분비로 인해 대사불균형이 생긴 경우에 이를 해결하고 다시 대사 균형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심장병 같은 대사성 질환들은 고지방 식단을 통해 인슐린 작용을 억제시킴으로써 질병 자체의 진행을 정지시키고 이를 다시 정상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는 대단히 획기적인 일로 그 동안 이런 질환들을 약과 수술로만 치료하고 식단 지도를 무시하거나 잘못해온 기존 의료계와 영양학계에 많은 반성과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인슐린 분비 촉진…대사성 질환에 효과적
현행 주류 의료계와 영양학계에서는 지방이 비만과 심장병의 주범이라고 가정하고 무조건 이를 피할 것만을 강조해 왔다. 그 결과 실제 성인병이 더욱 늘어나는 결과를 보이고 있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또 실험이라는 것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니만큼 지나간 일은 잊고 지금부터라도 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바로잡는 일을 해야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그 동안 지방에 대해 가지고 있던 잘못된 편견들을 지워버리고 지방이 매우 소중한 영양소란 점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도리어 자신이 그토록 애정을 갖고 보호하려 했던 당분이나 정제 탄수화물들이 실제로 해를 끼치는 범인이었다는 사실도 분명 인식해야 한다.
고지방 식품은 원래 인간이 원시 시절부터 먹어오던 전통 식품이다. 반면 정제 탄수화물들은 기계문명과 화학산업의 발달로 탄생한 신생 후발 식품들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정제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자동화 기계와 디지탈 산업의 발달로 인류가 그나마 유지해온 육체 노동력마저 정신 노동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회 환경적변화 역시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를 불필요하게 만들고 대신에 건강한 지방의 섭취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자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과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말은 인간의 인지 범위를 뛰어 넘는 진화적 시간 개념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지금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수없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지면을 통해 우리가 경쟁하고 생존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지방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고지방 전통 식품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도 생존하고 번영을 구가하는 신인류 그룹에 편승할 것을 강력히 권장하는 바이다.
만약 여러분이 아직도 고지방 식품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자칫 스스로 도태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우리 모두가 함께 생존하고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지방 식품과 그에 따른 고지방 생활스타일을 남보다 앞서 실천해 보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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