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국내 총 쇠고기 수입량은 293톤이며, 수입육 가운데 미국산이 주축을 이뤄 왔으나, 2003년 12월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 발생으로 2003년 12월 27일 이후 전면 수입이 중단된 이후 육우는 국내산 대체육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대됐다. 그러나 지금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육우산업계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와 관련, 한국농업전문학교에서 한육우를 담당하는 김완영 교수를 통해 육우산업계를 진단했다. ▲광우병 파동이후 육우산업이 호황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지금 미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육우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분명히 한육우생산자에게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육우 산업의 경우,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상 위기상황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잘못 해온 점들을 반추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 실천해 나간다면,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한우와 수입육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 사업을 추진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무항생제 육우고기’, ‘친환경 육우고기’ 등이나 ‘기능성 육우’를 생산해 웰빙시대에 맞는 육우고기를 생산하는 것 등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육우 산업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금까지 육우는 한우에 밀려 홀대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젖소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육우는 사육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까지 정책적 차원에서 육우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국내쇠고기 생산의 약 1/5을 차지하고 있는 육우는 국민에게 양질의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한우고기와 수입쇠고기 사이에서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완충작용을 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정정당당한 산업으로 인정하고 한우에 준하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거세장려금의 경우 한우와 같은 수준으로 육우생산자에게 지급 한다든지, 정부차원의 ‘브랜드육 육성’사업이 육우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육우생산자에 대한 좋은 정책지원이라 할 수 있겠다. ▲육우 산업계 자체 노력이 필요한 것 같은데 육우인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현재 육우가격의 상승으로 인하여 생산자들 사이에 고급육생산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고 있다. 비거세 및 거세 육우단기비육이 성행함에 따라, 육우의 육질이 점점 하향되는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재개 시 미국의 choice급 이상 고급육과의 육질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 그러므로 수입재개를 염두에 두고 육우생산자들은 육우거세 장기비육을 통하여 육질을 향상시킴으로서 수입재개에 대비를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산 육우가 수입육으로 둔갑되어 유통되는 기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육우데이 행사처럼, 육우의 잃어버린 얼굴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육우산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낮은 인지도이다. 백화점, 마트 등에서 육우고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유통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육우의 얼굴을 되찾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쩌면 그 동안 얼굴 없이 방치해온 것이 오늘날 육우사업이 심한 불황을 겪는 이유 중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신문, TV, 라디오 등 매스컴을 통하여, 씨름과 같은 홍보 이벤트도 마련하고, 또는 권역별로 시식회 등과 같은 홍보 행사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노력은 백화점이나 마트 등의 상권에서 국내산 육우코너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백화점에는 국내산 육우코너가 거의 전무한 것은 육우코너를 운영해서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품질과 차별성으로 백화점, 마트 등을 설득시켜 육우전문 코너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육우가 수입육, 특히 수입 내장육과 차별화 되어야 경쟁력이 제고되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본래 육우는 마블링이 우수한 편으로 타 쇠고기에 비교하여 결코 뒤지지 않으며, 젖소의 유전적 자질이 단일품종 및 인공수정을 통하여 안정화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균일한 육질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더욱이 한우와 같이 지역별 또는 특성별 브랜드화를 통하여 육우를 수입육과 차별화 시킬 수 있다. 이미 몇몇 업체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능성 브랜드육을 한우의 경우에서와 같이 다양하게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광역브랜드 사업추진으로 인하여 주춤하고 있는 한우 기능성 브랜드의 틈새를 육우가 채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국내의 육우 유통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한우유통의 전문가는 존재하는데 반하여 육우 유통전문가는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차별화 유통이 어려워지고 육우얼굴의 모습이 가려져 흔적이 남지 않는 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생산자단체가 주관이 되어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육우코너가 생겨야 한다. 거세장기비육한 육우고기를 주로 유통시킴으로서 수입냉장육과 경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육우의 한우로 또는 미산으로의 둔갑을 정부 차원에서 철저하게 근절시켜야 한다. ▲육우는 그동안 거세를 통한 장기 비육 등 품질 고급화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 온 결과 한우와 비교 품질이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가격은 아직도 한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육우 산업의 가치 재평가를 강조해야 할 때 인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렇다. 미국의 경우 육우고기는, 일반육우 고기의 80% 수준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마블링은 좋으면서 피하지방층이 얇아 선호층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처럼 우리도 육우가 정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상기에 언급된 바와 같은 생산자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한 가지 첨언하고 싶은 것은, 물론 전 세계 모든 홀스타인의 근본적인 유전적 표현형은 유사할 것이다. 그러나 기후, 토양 물 등 환경적 요인 또한 유전적 자질에 못지않게 육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 우리 고유의 특정적 환경에 의한 육질의 변화에 어느 정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되는 동일 등급의 수입육과 국내산 육우고기와 근본적 차이를 연구하여 밝혀냄으로서 우리 육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조사 및 연구는 반드시 생산자, 유통업자, 연구원, 학자 등 산학연이 연계되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 김은희 tops4433@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