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창 범 박사 동물영양학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때쯤 회사 또는 특정 산업에 대해 결산을 한다. 경제학에서 결산이라고 함은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발생한 모든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고 정리하여,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계 절차를 의미한다. 그리고 더 큰 의미로는 특정 산업 전반에 대하여 지난해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본 글에서는 후자의 의미를 담아 우리 축산업이 2025년에 어떻게 진행되었고, 향후 무엇을 중점적으로 발전 또는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한우산업이다. 제일 큰 성과로는, 우여곡절 끝에 제정된 한우산업지원법(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 것이다. 향후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 정비와 실체적 운영이 중요할 것이다. 그 밖에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중동시장 개척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쇠고기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 등에서 이상기후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쇠고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비프플레이션(Beef-Flation)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고기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농가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
2025-12-17
박 규 현 교수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최근 한 라면 회사가 1989년 ‘우지 파동’ 이후 36년 만에 우지(牛脂, beef tallow)를 활용한 프리미엄 라면을 재출시하며,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반 추억 반으로 먹어보고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단순히 ‘팜유(palm oil)로 튀기던 라면이 유지로 튀겼을 때 어떤 맛의 차이가 있을까?’라는 흥미로만 그친다면, 우지의 참된 가치를 알리기도 전에 사그라들 수 있어 걱정된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잊고 있는 우지의 환경적 가치에 대해 써보려 한다. 우지는 소를 도축하고 남은 지방 조직을 정제하여 얻는 동물성 기름으로, 소고기 생산의 ‘부산물’이다. 이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식품 분야에서 재활용하는 것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와 순환바이오경제(Circular Bioeconomy) 관점에서 상당한 환경적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부산물’의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알아보자. 만약 이 우지를 잘 활용하지 않고 폐기물로 처리하면, 소가 우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한 에너지와 영양소들이 사라지게 되어 바로 낭비가 된다. 또한 폐기 과정에서 혐기성 분해 과정을
2025-12-10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국내 낙농산업은 ‘생산과 소비의 괴리’라는 구조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 원유가격은 그동안 생산비를 기준으로 산정돼 왔지만, 소비나 가공용 수요의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그 결과 소비트렌드 변화, 영유아수 감소 등으로 음용유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유제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산 제품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이 같은 구조는 원가부담을 이유로 유업체가 국산 원유를 외면하고 수입원료로 유제품을 가공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며 원유수급불균형이란 고질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3년부터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며 변화의 시동을 걸었다. 음용유용 원유와 가공유용 원유를 구분해 가격을 달리 적용하고, 시장 상황을 반영한 합리적 가격체계를 구축해 유업체의 국산원유 사용을 촉진하려는 시도였지만, 그 성과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용도별차등가격제 참여 기업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국산원유 구매 확대 및 자급률 향상을 명목으로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집유조합 대상 원유계약물량을 감축하는 등 제도 운영 취지에서 벗어난 경영을 펼침으로써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2025-11-05 민병진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정부와 산란계 농가의 오랜 갈등이 결국 ‘2년의 시간 벌기’로 일단락됐다. 산란계의 마리당 사육 사육기준 면적을 확대하는 축산법 개정안의 전체 농가 확대 적용이 2년 더 유예된 것이다. 이는 동물복지와 축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정부 정책이 현장의 거센 저항과 부처 간 칸막이에 가로막혀 좌초했음을 보여주는 씁쓸한 행정의 단면이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산란계 한 마리당 사육 면적을 기존 케이지 기준 수당 0.05㎡에서 0.075㎡로 확대 적용하는 기준이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축산법을 개정하며 7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지만, 대한산란계협회를 중심으로 농가들은 법의 소급 적용 문제를 들며 강하게 반발했고 심지어 헌법소원까지 진행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육 기준 확대로 인한 계란 생산량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케이지 사육 높이 상향, 축사 신증축 규제 완화 등 다각적인 보완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환경부 등 다른 부처의 규제에 막혀 실행 동력을 잃었고, 결국 정부 스스로 대안 마련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2년의 추가 유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2년이라는 귀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
2025-10-22 김수형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환경 등 내부적 도전 과제 극복, 든든한 우군 절실 1985년 축산인들의 여망을 안고 출범한 본지가 올해로 창간 40주년을 맞이했다. 돌이켜보면 40년 전 우리 축산업의 상황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농촌사회를 분노와 좌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소 파동과 전 축종의 만성적인 수급 불안으로 인해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자체가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 이 와중에서도 중소가축 분야의 전 기업화 움직임이 활발해져 전반적인 규모화에 불이 지펴지기도 했다. 지난 40년을 관통하는 한국축산의 시간은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이는 우리 축산의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UR 협상에 따른 WTO 출범과 이어진 FTA 타결 등 전방위적인 수입 개방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른 것은 우리 축산의 기초체력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산 넘어 산이라고 지금까지 경험했던 산보다도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최근 40년간의 도전은 축산물시장을 열고 수입 관세를 철폐하라는 외부로부터의 압력이었으나 이는 도전의 형태가 분명했기 때문에 이에 맞서는 응전 또한 분명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경쟁력 제고
2025-09-24
[축산신문] 윤 봉 중 본지 회장 농업 전체 생산액의 4할을 차지하는 축산, 품목별로도 농산물 생산액 상위 10위 안에 6개(돼지, 한우, 우유, 닭, 계란, 오리)를 차지하는 축산의 위상이 요즘 말이 아니다. 국내 축산업이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의 동력에는 국민 1인당 160kg의 축산물 섭취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쌀 소비 56kg의 3배를 상회할 정도다. 명실상부한 국민 식량산업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 축산업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한 마디로 요약하면 ‘스케일(scale, 경영규모)만 키웠지 디테일(detail, 세부적인 후속조치)이 따르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람도 몸이 커지면 그에 걸맞게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고, 예의나 책임 의식이 성숙해야 한다. 우리 축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스케일에만 치중한 나머지 대규모 가축질병 발생은 이제 축산 부문을 넘어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다 럼피스킨,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으로 우리나라 주요 가축(한·육우, 젖소, 돼지, 닭, 오리) 모두가 피해 사정권에 들어가 있으니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축산의 기본
2025-01-08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켰지만, 그 이면에는 실험과 생산 과정에서 희생된 수많은 동물이 있다. 이제 과학은 ‘가능한 것을 하는 학문’에서 ‘해야 할 것을 선택하는 학문’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명 존중의 가치를 과학의 언어로 구현하고, 윤리와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동물 보호를 위한 명확한 규칙을 마련하고, 세포실험이나 컴퓨터 모델링 등 대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다. 소비자 역시 동물 복지를 고려한 제품을 선택하는 태도를 통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특히 대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이야말로 동물 실험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다시 점검하고, 동물보호 선언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시기다. 현재 연구 현장에서는 동물 실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3R 원칙(대체·감소·개선)과 동물 복지 5대 자유(배고픔과 갈증, 스트레스, 질병, 불편함으로부터 자유와 정상적인 행동 표현)가 연구의 기본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동물보호법’과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을 통해 윤리위원회 심의, 관리기준, 복지제도를 체계화하며 연구의 신뢰성과 생
2025-11-26 관리자
요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전 세계적 인기가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케이팝을 넘어 K-엔터, K-푸드, K-컬쳐로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드라마와 음악뿐 아니라 케데헌 속 등장하는 김밥, 라면, 순대, 국밥 같은 음식까지 외국인들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에서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한국 음식을 소개하거나 먹방을 올리며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불고기는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 가운데 늘 상위권에 꼽힌다. 얇게 썬 소고기를 달콤한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 먹는 불고기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한우고기의 매력을 알리는 대표적인 창구가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 음식 베스트5에 ‘불고기’가 포함됐다. 한우는 우리 고유의 소 품종으로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가축다양성정보 시스템(DAD-IS)에 등록되어 있다. 갈색 털빛과 온순한 성질을 지녔으며, 그 고기의 품질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특히 한우 등심은 선명한 핑크빛 살코기 사이에 곱게 퍼진 마블링이 특징이다.
2025-11-05 관리자
농업인·소비자·축산인의 행복한 동행을 목적으로 2012년 만들어진 나눔축산운동본부는 2023년 사상 최대 규모인 44억6천2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183개 나눔축산봉사단을 중심으로 총 893회에 걸쳐 목적사업을 전국 곳곳에서 전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정기 후원회원은 1만2천961명이다. 이중 축산농가 정기회원은 1천354명에 달했다. 축산농가 후원회원이 아직 많지 않지만 설립 초기 26명에 불과했던 점을 돌아보면 운동본부가 추진해온 ‘1축산농가 1후원계좌 갖기 운동’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아직도 축산현장에선 ‘나눔축산운동’을 잘 모른다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운동본부가 분기마다 소식지를 발간해 활동 상황과 후원금 운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기부자 이해도 제고와 저변확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축산현장에 잘 닿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축산현장과 소통을 확대하고 나눔축산운동을 알려 축산농가의 동참을 이끌어내 명실공히 축산을 대표하는 사회공헌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축산농가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김혜린 주임(나눔축산운동본부)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인들의 사회적·환경적 책임 활동을 위해 2012년 범축산업계 사회공헌체로 발족됐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인을 대표하는 사회공헌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오면서 꾸준하게 활동 영역을 넓혀 지역사회 곳곳에서 축산인의 온정을 담아 소외계층 봉사 후원, 경종농가와 상생협력, 소비자 상호이해증진, 지역사회 환경개선활동 등에 앞장섰다. 2012년 설립 당시 나눔축산운동에 정기 후원하는 축산농가 회원은 2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운동본부가 ‘1축산농가 1계좌 갖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빠르게 늘기 시작해 2019년 203명에서 2023년 9월 6일 현재 1천345명의 축산농가가 정기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아직 전체 축산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나눔축산운동에 관심을 갖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도 축산농가와 축산종사자들의 정기후원이 계속 확대돼 나눔축산운동 활성화의 동력이 확보되고, 축산농가들이 지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5월 10일 4년 4개월 만에 재발한 구제역(O형)이 11건(O형 11건)의 발생 건수를 기록하고 6월 16일 조기에 마무리됐다. 이번 구제역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인근 국가의 발생에 관한 정보 공유의 미흡이다. 인근 국가의 구제역 발생 정보 및 위험 징후 등을 축산관계자 전체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농가의 책임 방역 소홀이다. 백신접종의 소홀함을 틈타 구제역 바이러스는 호시탐탐 축산농가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이번 발생 농가에서도 항체 형성률이 40~50%에 머무른 것이 반증이다. 앞으로는 구제역 발생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와 엄격한 상벌 관리가 필요하다. 철저한 백신접종이 현시점에서 최적의 예방대책임을 감안해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보상대책(백신접종으로 인한 농가 손실 발생 시 보상안 등)이 필요하다. 정부, 축산단체, 농가 간 서로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백신접종에 따른 부작용 피해에 대한 보상금 지급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임신우의 유⦁사산 발생 등을 이유로 백신접종을 꺼리는데 부작용 피해 인정 기간을 현행 2주에서 4주로 2주간을 연장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최진규 대표 (남한강 양봉원) 소, 돼지 , 닭과 같은 다른 가축은 국가에서 철저한 방역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는 반면에 꿀벌을 기르고 있는 우리 양봉업은 각종 바이러스, 전염병에 노출됨에 따라 주기적인 방역은 고사하고 병원균이 번식하고 전염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공동사양 또는 폐 먹이장을 아무런 생각 없이 봉장 주변에 방치할 경우, 이 과정에서 꿀벌이 먹이를 물어가 수많은 꿀벌과 뒤엉켜 병원균이 쉽게 전파돼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아무리 철저하게 봉장을 소독하였다고 할지라도 뒤엉킨 꿀벌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신속하게 전파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주기적인 소독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따라서 건강한 꿀벌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양봉장을 만들어야 하며, 특히 양봉장 주변 주기적인 소독(이산화염소수) 등 철저한 방역으로 바이러스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