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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 축산인에게 듣는다-순천종돈장 김 수 자씨

“시중에는 돼지가 없어서 돼지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돈 있고, 땅 있고, 기술 있어도 돼지를 키울 수 없으니 이렇게 답답할 노릇이 어디 있습니까”
양돈 30년 경력의 여성 축산인, 순천종돈장의 김수자씨. 작가이기도 한 그는 ‘옛날과 지금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치 기다리기도 한 듯 요즘 양돈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줄줄이 말한다.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김수자씨 자신의 이야기다.

“15년 전에 대한민국의 가장 모범적인 모델 양돈장을 운영하기 위해 낙안에 부지 50만평을 매입해 놓았습니다. 땅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혼 당시의 꿈을 제대로 한 번 실현해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제 와서 소를 키우며 같은 축산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민원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그는 악취방지법이니 양분총량제니 뭐니 해서 도대체 규제만 하려들고 있어 양돈장에서는 정신을 차릴 수 없단다. 동시에 이렇게 해서 어떻게 양돈의 미래를 말할 수 있겠느냐며 톤을 높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그에게는 좀 더 선진화된 양돈을 위해 현재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후계자, 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이 문제를 놓고 걱정했습니다. 친환경 양돈장으로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이렇게 힘들게 하는데 어떻게 아들에게 양돈업을 직업으로 삼게 할 수 있겠느냐고요”
여기서 최근 축산업계의 현안이 되고 있는 ‘축사부지의 농지 허용’ 이야기를 꺼내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친다. 이미 허가 난 땅에서도 양돈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정부에서 무언가 제도적으로 양돈 부지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대안이 바로 농업진흥지역에서도 친환경 축산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높은 사람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다”며, “그래도 양돈장 중에서는 앞선 농장이라고 자부하는 우리 농장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다른 농장의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순천종돈장은 모범 양돈장으로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최근 양돈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PMWS등 소모성 질병 피해가 없는 비교적 청정 환경의 양돈장인데다 분뇨처리와 관련해서는 해양투기 대신 액비탱크를 통해 자원화하는 방법으로 분뇨처리 비용을 종전의 3분의1수준으로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바로 양돈 30년 경력의 노하우라며, 최근 고가의 돼지값은 30년 노력한 댓가가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 없어 더욱 쾌적한 환경 속에서 그야말로 친환경 양돈의 꿈을 이제 막 실현하고자 하는 중에 돼지에서 당연하게 나는 돼지 냄새 때문에 주민의 민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까운 듯 농장 현황을 설명하는 차분하던 목소리가 양돈장 부지난과 관련 곧바로 그 톤이 높아졌다.
장지헌 wkd3556@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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