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훈장 수상자 가운데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홍국 (주)하림 회장을 비롯해 은탑산업훈장의 정해운 한국양봉협회 명예회장과 석탑산업훈장의 이철호 파주축협 조합장 등 3명이 축산인이라는 점에서 축산업계로서는 더 큰 경사가 아닐수 없다. 이들의 소감과 농업에 대한 철학, 그리고 개방화시대하에 국내 농업계의 활로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통넓은 청바지를 입고 ‘트위스트’의 스텝에 열광하던 지난 ’75년 어느날. 평소 ‘유별난 학생’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까까머리 고등학생 김홍국은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고 본격적인 축산업의 길로 접어든다. 그의 나이 18세때 일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조금 넘게 흐른 지금, 수업중 농장직원으로부터 전해받은 결재판을 들고 스승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던 이 고등학생 CEO는 대한민국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인 (주)하림의 김홍국 회장으로 변신했다. 더구나 (주)하림과 더불어 그가 거느리는 10여개의 축산 및 유통분야 계열회사의 전체 매출이 1조5천억원을 상회하면서 축산기업가 김홍국회장의 성공은 가히 ‘신화’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 이런 그가 지난 11일 개최된 농업인의 날에서 지난 99년 이후 7년만에 농업인에게 주어진 훈장을 수상했다. 이에대해 김홍국 회장은 “농업이 타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견인의 한 축임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농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농업의 선진화와 비전 제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김회장은 대북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홍국회장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어떠신지. 개인적으로 감당할수 없는 영광이다. 저 개인을 떠나 대한민국 농업과 3백50만 농민에게 보내는 국가와 국민의 응원일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과 국가발전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7년만에 농업인, 그것도 축산인에게 주어진 1등급 훈장인데. 축산업을 포함한 농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속하고 성장할 산업이지만 국가발전의 우선 순위에서 소외됐고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잡은게 문제다. 세계의 모든 선진국은 농업분야가 앞서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농업을 강하게 만들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고 많은 농업인들이 기업적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1등급 산업훈장이 농업분야에 서훈된 것은 이러한 시기적 중요성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도 개인적 평가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금탑산업훈장은 상상조차 힘들것이다. 사육에서부터 가공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3장통합’의 경영이론을 접했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즉 부가가치 창출만이 돈을 벌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1차산업으로만 치부됐던 축산업에서도 증명한게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곧 값싼 외국산 닭고기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품질과 생산성으로 맞서 국내시장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뿐 만 아니라 6백여 계약사육농가에게는 안정적 수입을,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한 식품을 합리적으로 구입할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육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영세규모를 제외하면 하림 계약농가의 연간 수익은 7천만원 수준에 달하며 30% 정도가 1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규모화와 표준화, 전문화를 통해 농업을 기업적 방식으로 경영하여 성공시킨 ‘농민’이라는 점도 감안된 것 같다. 대한민국 농업이 기회의 영역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하림이 있기까지 위기도 적지 않았을 텐데. 80년대 닭값 폭락과 97년도 IMF외환위기, 그리고 3년전의 익산공장 화재 및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를 대표적으로 꼽을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도 1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가져온 익산공장 화재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전북도민의 전폭적인 응원과 지원을 토대로 다시 일어섰다. 계약농가들은 물론 유치원생들까지 돈 1백원씩을 모아 복구기금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이때 결심했다. 하림은 지역기업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갈수록 심화되는 개방압력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축산업계의 현안과제와 대책을 제시해 주신다면. 축산업을 비롯한 농업분야의 연간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그나마 매년 증가추세다. 이는 우리 축산업이 원가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우리 축산인이나 정책이 식품소비의 변화를 외면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단백질 식품 소비가 늘어나는게 당연하지만 생산 인프라나 정책은 기존의 탄수화물 식품 생산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 시스템을 바꾸는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경쟁국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완화와 농업경영 구조 개선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럴경우 IT분야 못지 않은 세계적인 농업 강국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하림그룹이 처한 대내외적 환경 역시 다를바 없다고 본다.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세계 1위의 생산성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새로이 수립했다. 관계사 모두 농업 관련 기업인 만큼 이 비전이 달성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농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머지 않은 장래에 일부 분야의 경우 세계 1위의 생산성 시현도 가능하리라 전망하며, 또 자신하고 있다. 특히 육계의 경우 선진국의 생산원가 수준인 ㎏당 8백원선을 목표로 사육환경 개선 및 질병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추진중이다. -향후 계획은.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국농수산진흥재단을 통해 한국농업 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에 진력해 왔다. 올해에만 16억원의 사업비를 조성, 투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일은 사람에게 달려있다. 이를위해 체계적인 인재 육성사업을 위한 기금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또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 정책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부터 평양축사에 배합사료를 제공하고 기술이전 및 종자보전 등 대북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북한농업의 기반회복과 생산증대를 위한 지원에도 관심을 갖고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