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인터뷰

농업인의날 ‘훈장’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꿀벌같은 단합으로 현안 극복해야”

경상북도 의성군의 가난한 산골에서 출생한 정해운 양봉협회 명예회장은 어려서 아버지께서 꿀을 팔아 번 돈으로 학교를 다녔다. 자연스럽게 고등학교를 졸업 후 2년간 양봉기술을 전수받고 양봉산업을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은 벌통만 가져다 놓으면 꿀벌이 스스로 통에 꿀을 채우는 줄 알고 있지만 이는 양봉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정 명예회장은 양봉업을 시작하면서 전국방방곡곡 꿀이 나는 곳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 다녔다. 그는 “2월부터 4월까지는 제주도에서 유채꽃 꿀을 따고, 꽃 피는 5월부터는 남쪽에서부터 철책까지 찬이슬을 맞으며 한 달 이상 천막생활을 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나마 날씨가 좋아 수확량이 좋으면 다행, 항상 하늘에 의존해야 하는 불안감 또한 양봉농가만이 아는 애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부인의 도움으로 시작한 의류상인들과의 벌꿀 물물거래를 통해 안정된 기반을 잡은 그는 당시 양봉협회 감사를 거쳐 부회장으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1994년 양봉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양봉농가의 권익증진과 불법수입 꿀의 유통을 막기위한 일에 정 명예회장은 온 몸을 던졌다. 꿀벌 수입개방으로 인한 기생충 피해를 막기위해 방역사업을 펼치는 한편, 북한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꿀의 반입도 봉쇄했다. 전염병이 발생한 호주, 뉴질랜드 산 꿀벌 수입을 금지시켰으며, 한·칠레 FTA 과정에서 벌꿀을 협상품목에서 제외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임기 말미에는 2004년 아카시아 벌꿀 흉작으로 양봉농가들이 시름할 때 경영안정자금 240억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농가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임기 내내 전 국토 밀원수 심기운동과 꿀벌 개량사업 등을 추진해 국내 양봉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힘썼다.
또, 정 명예회장은 양봉산업을 단순히 벌꿀을 생산하는 범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꿀벌이 나무수액과 침, 효소를 섞어 만든 천연항생물질 ‘프로폴리스(Propolis)’ 시장이 바로 그것이다. 국산 프로폴리스의 품질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아직 그 시장규모는 일본의 10%에 불과한 만큼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그는 말한다.
12년 동안 양봉협회장직을 수행해온 그는 지난 1월 일선에서 물러나 지금은 명예회장으로 남아있다.
이번에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면서 그는 “그동안 함께 고생한 양봉협회 직원과 임원, 2백30여곳의 분회와 4만 양봉농가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을 내가 대신 보상받은 것” 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로 38년간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정 명예회장은 마지막으로 “지금 돌이켜 보면 양봉협회장 재임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후회없이 일했지만 아직도 양봉농가를 비롯한 농촌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한미FTA라는 큰 파도를 넘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 이라며 “서로 돕고 의지하는 꿀벌처럼 농민 모두가 서로 믿고 마음을 모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을 만들자”고 전했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