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4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이슈

홍콩·마카오 등에 육가공품 독점 공급…5년간 500톤 수출 길 열어

신제품 개발·공격적 마케팅으로 수출시장 재개…FMD 여파 꺼진 불씨 되살려

[축산신문 김해=권재만 기자]


글로벌 시장개척 선두에 우뚝 선 부경양돈조합

부경양돈조합(조합장 박재민·사진)이 국내산 돼지고기로 만든 육가공품을 올해부터 5년 동안 매년 100톤씩 총 500톤을 홍콩과 마카오, 중국지역에 수출한다. 부경양돈조합은 지난해 12월5일 홍콩 현지에서 식품유통업체인 이유지나社와 육가공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부경양돈조합 박재민 조합장, 이유지나社의 토마스 회장, 농수산물유통공사 박성국 홍콩지사장과 관계사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계약으로 부경양돈조합은 이유지나社를 통해 향후 5년간 홍콩을 비롯 마카오, 중국 CEPA권역(무관세 인근 9개 도시)에 육가공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매년 돈육가공품 100톤, 5년간 총 500톤의 수출 길을 열어 제친 것이다.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도전 시작

이번 수출계약을 따기까지 부경양돈조합 임직원들은은 수년간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4년 한·칠레 FTA을 시작으로 2011년 한·EU FTA, 2012년 한·미 FTA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축산물 수입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돈가 변동 심화, 양돈생산비 상승, 복잡한 축산물 유통구조 등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 양돈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타개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2008년과 2009년 돼지 부산물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했지만 돈육가공품은 2009년 10월 부경양돈조합이 홍콩으로 수출한 5.3톤이 최초였다.

홍콩 첫 수출은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진행된 수출연구사업단에 부경양돈조합이 참여하면서 계기가 마련됐다. 수출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8월 홍콩식품박람회를 참관했던 부경양돈조합은 당시 바이어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첫 수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도 16톤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특히 2010년에는 필리핀정부의 검역관들의 부경양돈조합 육가공 작업장 현장실사가 원만하게 진행돼 물량확대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FMD로 발목 잡힌 수출…새로운 가능성 발견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수출물량 확대를 기대하던 부경양돈조합은 2010년 11월 말 FMD 발생으로 악몽에 직면하게 된다. 축산물 수출 길이 원천적으로 닫혀버린 것이다. 2009년부터 수출이 진행된 홍콩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유통업체들의 외면으로 홍콩 판매경로가 차단돼 결국 계약해지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부경양돈조합은 그러나 FMD가 안정된 후 재개될 수출의 끈을 놓지 말자는 내부 결정에 따라 2011년 8월 홍콩식품박람회에 2010년에 이어 참가하는 한편 새로운 바이어 발굴과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홍콩시장을 뚫기 위한 그동안의 시간과 정열이 너무 아까워 수출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 됐다.

그리고 2012년 8월 3년째 홍콩식품박람회를 찾은 부경양돈조합은 어느덧 관람객들에게 친숙해진 ‘포크밸리’ 돈육가공품의 인기를 확인하게 됐다. 12월말에는 홍콩 크리스마스 박람회에서도 프로모션을 통해 인지도 확산에 주력했다.


야심찬 신제품 개발…수출 불씨 살려

포크밸리 햄 소시지를 주요 제품으로 2010년과 2011년 홍콩식품박람회에 참가하면서 현지에 맞는 신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1년 aT센터 경남지사 및 홍콩지사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의를 진행한 부경양돈조합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2012년 1월 야심차게 즉석불고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드라마, 음악 등 한류에 편승해 한국적인 맛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도 기대감을 살렸다. 맛, 품질, 가격, 포장디자인 등 어디 하나 손색이 없다는 판단 하에 뜨거운 반응과 수출물량 확대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불고기 신제품에 대한 홍콩 현지 반응은 냉담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적정가격에 공급하면 홍콩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FMD 여파로 인한 마케팅 예산 부족으로 광고홍보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던 것이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홍보 마케팅이 배제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은 부경양돈조합은 향후 수출물량부터 홍콩 바이어사와 공동마케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2012년 8월 홍콩식품박람회는 현지 바이어사와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신문, 잡지, 전단지, 가격할인쿠폰 등 사전홍보활동도 전력을 다해 펼쳤다.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가 일어나는 유통현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전략으로 홍보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5일간 열린 2012년 홍콩식품박람회에서 부경양돈조합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뒀다. 행사기간 홍보 및 판매를 위해 준비한 물량이 3일째 전량 판매되는 성공을 거둔 것이다. 2012년 홍콩식품박람회는 부경양돈조합이 홍보 마케팅의 중요성을 확인한 순간이었고, 수출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불씨가 됐다.


맞춤형 바이어 발굴…공동마케팅 효과 극대화

부경양돈조합의 홍콩 에이전트인 이유지나사는 냉동 창고와 물류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한국산 빙과류를 수입해 홍콩에 유통하는 냉동식품 유통전문회사인 이유지나사는 매년 2배 이상 성장률을 일궈내는 신용도 높은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막강한 물류시스템 구축으로 한국산 빙과류를 팔아 높은 매출을 올린 이유지나사는 빙과류 비수기 시즌의 주력품목을 물색하는 상황에서 부경양돈조합과 인연을 맺게 됐다.

2012년 8월 홍콩식품박람회에서 프로모션을 통해 부경양돈조합 포크밸리 육가공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유지나사 토마스 회장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제2의 빙과류 신화를 만들자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경양돈조합은 이유지나사의 의지는 물량에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박람회 이후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제품을 요청하고 있으며, 백화점(져스코, 유니, 소고, 야타, 맥스벨류), 슈퍼마켓(따청홍, 웰컴, 파켄샵, 씨티스토어), 편의점(씨알뱅가드) 등에서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로개척 넘어 수출 활성화 신호탄

향후 5년간 매년 의무물량 100톤, 총 500톤이라는 수출계약은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계약으로 평가된다. 이전까지 진행된 수출이 판로 개척의 의미였다면 이번 계약은 한국육가공품의 실질적인 수출의 신호탄이라는 의미 부여가 가능한 규모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경양돈조합은 이유지나사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식품박람회의 두 배 규모인 홍콩 크리스마스 박람회에 참가해 국내 최초로 마카오 슈퍼마켓 5개점에서 포크밸리 제품을 프로모션했다. 이런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진다면 수출물량이 의무물량 100톤을 초과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부경양돈조합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정부 차원 지속적 뒷받침 절실

부경양돈조합 박재민 조합장은 “이번 성과는 한국산 돈육가공품을 수출하기 위한 농협양돈수급안정위원회, aT센터, 경남도, 김해시 등 다방면에서의 노력과 지원의 결과”라며 “정책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급변하는 축산환경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수출 선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경양돈조합은 매년 100톤의 수출계약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고민이 있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국내 명절 성수기에 수출물량 작업이 맞물리게 되면 햄 가공장의 생산능력 초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콩 수출을 진행해온 3년 동안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해왔지만 이번 계약을 지키기 위해선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해야 하며 그를 위한 시설투자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콩현지에서 드는 만만치 않은 마케팅 비용도 걱정거리다. 그런 의미에서 육가공품 수출업체가 시장개척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수출장려책 등 현실적인 지원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축산물의 열악한 수출환경에도 불구하고 부경양돈조합은 축산농가의 수취가격 제고를 위한 사회적 책임과 국내 축산물 수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수출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외 수출시장의 문을 넓혀가고 있는 부경양돈조합은 이유지나사와의 수출계약을 육가공사업의 제2도약기로 삼고 수출사업 뿐 아니라 내수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