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12>
한우를 키우는 목적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우선 고급육을 생산해 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아무리 한우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높은 등급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경영 합리화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가들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등급은 다소 떨어지고 생산비는 조금 올라가더라도 친환경 축산물을 생산해 고가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친환경 인증 등 차별화 노력
육종농가 선정,개량 성과로
직거래매장 개설 판로 다변화
생산만 전념 안정 여건 조성
전북 완주군 화산면은 전통적으로 한우를 많이 키우는 지역이다. 때문에 화산면에는 사람보다 한우가 더 많다. 완주군 전체 한우가 화산지역에 집중돼 있다. 행복농장(대표 임용현)도 바로 화산에 자리잡고 있다.
“화산면 전체 주민이 3천명도 안되는데 한우는 1만5천두가 넘는다. 면 단위 사육규모로는 전국 최고 수준일 것”이라는 임 대표.
때문에 행복농장 임용현 대표가 한우를 키우게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2001년부터 한우 사육을 시작한 임 대표는 몇 년동안 규모 확대를 위해 노력했고 150두까지 늘어난 2007년부터는 한우로 전업했다.
한우로 전업한 이후에는 제대로 키우자는 마음으로 개량을 시작으로 친환경축산물인증, 사료공동구매, 직거래매장 개설 등 수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업 이후 화산한우가 당면한 문제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한우를 많이 키우고는 있지만 도체성적은 타 지역에서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전통적으로 암소를 많이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비도 암소고기가 많이 팔렸다. 그렇다 보니 개량의 핵심인 텃 밭이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마침 한우협회 완주군지부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완주군에서 1등급 정액 보급 사업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개량이라는 것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임용현 대표는 관행적인 사육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친환경 축산을 통해 차별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친환경축산물을 생산하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생협이라 곳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축산물만 취급하고 있는 아이쿱(icoop)생협이란 곳과 연을 맺으면서 친환경축산물을 제값 받고 팔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거래 조건도 괜찮았다. 농가들이 최소한 소요되는 생산비에 적정 마진을 붙여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한우값이 너무 과도하게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하락하면 생산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와 함께 화산한우가 가장 큰 경쟁력은 ‘단합’이다. 화산한우의 중심에는 화산한우농가들의 구심체인 ‘화산한우영농조합법인’이 서있다. 무려 2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농조합의 핵심사업은 사료공동구매사업이다. 공동구매를 통해 타지역 농가들보다 저렴하게 사료를 구입해 그 만큼 경쟁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사료공동구매 사업은 매 2년마다 업체를 선정한다. 당연히 품질은 우수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업체를 선정한다. 또 농가들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가격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동 요인이 있을 때마다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사료회사와 협의과정을 거쳐 사료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화산한우영농조합법인의 핵심 사업장이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조합원들이 생산한 한우를 직접 판매하고 나선 것이다.
직거래 매장은 단순히 조합원들의 한우를 판매해 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적인 소득도 높여 주고 있다.
직매장으로 출하하면 농협 음성공판장 시세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경락가격이 낮은 월요일과 금요일을 제외하고 화수목 평균 경락가격으로 매입한다. 특히 직매장 출하시 장려금까지 받을 수 있다. 1++등급은 40만원, 1+는 30만원, 1등급은 20만원의 장려금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해 주는 것이다. 2등급과 3등급을 출하해도 10만원의 격려금을 준다.
이처럼 직매장의 거래 조건이 좋다 보니 직매장의 거래 조건이 자연스럽게 지역 전체의 거래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