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영 철 본부장(팜스코)
2016년 경제성장률은 최근 3년간 동일한 수치인 2%대를 기록할 것이고 2017년엔 2.2% 전망하며 한국의 저성장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TV와 인터넷에서는 끊임없이 들려오는 민간소비 저하, 수출기업의 어려움, 가계소득 감소, 취업난 등 힘들다는 이야기들뿐이다. 돼지고기 시장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다음해에는 좀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한 해를 마무리 하지만 돼지고기 유통시장은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과 지속되는 질병발생으로 점점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복잡한 시장 환경 속에서 올해 돼지고기 유통시장을 돌아보고 다가올 2017를 예측해 대비해보자.
돼지고기 선호부위 편중·등심 등 소비부진 여전
늘어나는 도축두수 비해 부산물 가격은 하락 예상
1인가구 증가 따른 소량·소포장 제품 수요 증가
돼지고기 사육현황
2016년 돼지고기 시장 규모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도축두수, 사육두수,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10월까지 도축두수는 1천344만두로 작년 10월(1천298만두)에 비교해 약 3%정도 앞서가고 있다. 2015년 후보돈 입식 증가에 따라 모돈수가 증가와 모돈 생산성 향상에 따른 자돈 생산 증가 및 총 사육 마릿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2015년부터 이어져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고돈가는 농가의 모돈두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켰고 이에 따른 사육두수가 증가했다. 사육마릿수는 15년 모돈입식 증가로 1천19만마리까지 증가하였으나 16년 9월까지 사육마리수는 1천67만 마리로 무려 4%가 증가했다. 이 수치는 사상 최대치이다. 이에 따라 사료 생산량도 (’16년도 9월 누적) 459만톤으로 15년 대비 3.4% 증가했다.
2016년 국내 돈가는 15년과 마찬가지로 고돈가를 형성하고 있다. 2014년 평균 돈가는 박피 기준 5천129원, 2015년에는 5천260 원으로 2011년 구제역 이후 정점을 찍었다. 2016년 역시 4천900원대의 돈가가 예상되며 최근 3년간 고돈가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고돈가를 형성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끊임없이 발생하는 구제역을 들 수 있다. 2016년에는 1월부터 구제역이 발생되어 총 21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구제역은 처음 발생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확산되었다. 매년 발생되는 구제역은 우리나라 축산업에 직격탄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축산농가들과 기업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국민들은 계속되는 가축질병 소식에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동제한이 걸리면서 수급이 원활이 되지 않아 지육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설 명절과 3.3데이 행사에도 대형유통업체에서도 판매부진이 이어져 많은 업체들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농식품부에서 구제역 재발방지와 발생시에도 신속한 대응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추진하는 ‘구제역 및 AI 방역 관리 대책’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축산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자들의 대책에 관련하여 자율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둘째, 돼지값 정산기준. 돼지고기 가격 정산 기준을 놓고 양돈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도축된 박피 돼지는 전국 도축물량 중 비중이 약 2%를 차지하고 탕박 돼지는 전체 물량의 약 98%를 차지하는데 돼지 가격을 정산하는 기준이 2%인 박피 돼지로 결정되어 시장가격으로서 대표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돼지고기 정산가격을 박피에서 탕박으로 전환할 경우 가격이 안정성을 되찾으면서 생산자, 육가공업체, 유통시장 등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지고 가격의 대표성을 확보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남지역에서 촉발된 지급률에 대한 논란은 육가공업체와 농가 사이간 대립된 의견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도 22년만의 최악의 기상이변 폭염이 찾아와 돈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2016년 여름엔 무려 38˚C까지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한민국은 가마솥 안에서 푹푹 찌는듯한 더위의 새 역사를 기록했다. 이러한 폭염은 양돈 농가들의 출하에 영향을 미쳤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출하된 돼지는 월 평균 0.5% 정도 감소한 출하량을 나타났지만 실제로 농가에선 측정된 출하된 돼지는 훨씬 더 적게 나타났다.
수입육 시장 현황
2016년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약 1억800만톤이 전망되는데 2015년 대비 2.0%하락한 생산량이다. 수입량도 올해는 2015년에 비해 20%정도가 감소 한 30만톤이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입량과 생산량 감소의 주요한 원인은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성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고 이 외에도 한진해운 사건이 있다.
중국은 사육제한에 따른 두수 감소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여 수입 돼지고기 양을 크게 늘렸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가 중국으로 몰리게 되자 국내 오퍼가격 역시 강세를 보였다. 한진해운 사태도 수입산 돼지고기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가격상승은 자연스럽게 수입산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에 큰 역할을 했다.
소비트렌드·유통시장 현황
2016년 사상최대의 도축두수를 기록함에 따라 1인당 돈육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은 사회적 환경 및 다양한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와 식문화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2013년 방사능 오염 누출 관련 보도가 현재까지도 여러 언론매체에 지속적으로 보도됨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육류 소비 대체 효과가 있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산물 소비 대체로 돼지고기 수요가 10.3%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외에도 한우 사육두수가 감소하면서 소 값이 상승함에 따라 쇠고기 대체재로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한 점도 소비 증가의 원인이다. 또한, 추석기간에 공중파 뉴스와 다큐멘터리에서 보도된 ‘지방의 역설’, ‘지방의 누명’은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많은 이슈를 일으켰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방영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7.9%가 늘었다.
온라인에선 개인SNS에 고지방다이어트 식단을 공유하며 일명 ‘고지방저탄수화물식단’ 해쉬태그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육가공 업계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돈가 5천원대의 고돈가가 지속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높은 돼지 값을 감당하지 못해 하루하루 버티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갈비, 등심, 뒷다리 이 냉동제품 때문에 업체들이 많은 고민에 빠져있다. 명절시즌에도 판매가 부진한 갈비는 수입 갈비량이 두 배 이상으로 늘면서 육가공업체들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또한, 가공육 제품들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는 보도자료들은 뒷다리살과 등심 판매량을 큰 폭으로 감소시켜 냉동가격의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뒷다리살의 가격은 지육가의 80%로 보고 있는데 2015년 4천원대를 형성하던 뒷다리살은 2016년 2천원대 중반까지 하락하게 되었다.
지방 또한 도축두수 증가로 인한 공급증가로 시세에 걸맞은 가격을 형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들로 피해를 입게 된 육가공업체들은 수익이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 위와 같은 현상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2017년에도 큰 변함은 없을 것이다. 그럼 육가공업체들은 이에 대처하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2017년 시장 전망
2017년 도축두수는 2016년 1천670만두보다 더 늘어난 1천700만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며 사육두수 또한 1천40만~1천60만두를 기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공급량 증가로 인한 돈가는 2016년 4천900원보다 200~300원 하락될 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 육가공 업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산물가격의 하락, 돼지고기 선호부위의 편중, 등심, 뒷다리살 가격 부진 지속, 금융권에서의 여신 축소 등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행 중인 해결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물 활용 다양한 제품 개발
올해 1천700만두에 육박하는 돼지가 도축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도축두수에 반비례하여 부산물가격은 하락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임도축비와 1차부산물을 상계 처리했던 업계 관행을 생각해보면 육가공 산업의 수익성 저하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에 부산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하여 팜스코에서는 현재 버려지는 돈혈을 이용하여 품질과 위생이 뛰어난 선지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또한, 1차부산물인 통머리를 발골하여 생산되는 11개 품목을 Full-set 개념으로 부산물 구이 전문 프렌차이즈업체에 공급을 추진하려 한다.
HMR제품 개발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인가구가 늘어나게 되면서 나혼자, 마음 편히, 남 신경 쓰지 않고 먹고 마실 수 있는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른바 혼술, 혼밥 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3포세대가 증가하면서 1인가구 증가에 영향을 주었다. 1인가구는 이제 5백만가구를 돌파하고 6백만 가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점차 더 증가할 1인가구 시대에 대비해 이미 많은 식품업계들이 소포장, 소단량 서비스에 방향을 틀고 있다.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품목은 바로 편의점 도시락이다. 2013년 1천500억원에서 2016년엔 5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일반 육가공업체들은 어떻게 시장을 겨냥해야 할까? 일반 정육제품을 소단량, 소포장 한다면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질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여 부가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
프랜차이즈사업 확대
시세에 맞는 가격을 받지 못하는 냉동제품의 판매는 모든 육가공업체들의 고민 일 것이다. 그리하여 일부업체는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연계를 통하여 해결책을 찾아 나가고 있다. 프렌차이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7만3천개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015년 9%의 성장률을 보이며 9만9천개 가맹점 수를 보였다. 당사는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고 최종 고객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유통채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2015년에는 돼지고기 프랜차이즈식당인 ‘종로상회’와의 MOU를 체결하고 2016년엔 양념갈비 프랜차이즈 식당인 ‘함스갈비집’과 제휴를 통해 삼겹살과 갈비의 냉장전환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는 삼겹살, 갈비에 이어 등심, 뒷다리 지속적으로 물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