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 사육, 닭 흙목욕 습성 차단
밀집사육 인한 감염률 크게 높여
‘올인 올아웃’ 소독 시스템 필수지만
산란계는 사육구조상 어려움 커
복지형 케이지도 완전 퇴치 불가능
최근 양계농장은 살충제 계란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의 여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금년에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계란에서 건강을 위협 할 수 있는 농약성분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되면서 사회적으로 당혹해 하는 사건이 발생되었다.
국내 통계자료를 보면 1천345농장에서 산란용 닭 5천738만2929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1일 3천497만8257개의 계란을 생산하여 연간 125억900만개의 천문학적 숫자의 계란을 생산하고 소비된다. 빵과 과자, 라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먹은 것을 포함해 한 사람당 계란 251개를 소비한다.
이것은 계란이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식품을 의미하기 때문에 살충제 계란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살충제인 ‘피프로닐’ 파동은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벨기에의 농장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한국에서 검출된 양의 30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것은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인 셈이다.
현재 닭 붉은 진드기를 없애는 데 사용이 허가된 살충제(동물약품)는 10여종이다. 정부는 닭 붉은 진드기가 살충제에 내성을 갖지 않도록 로테이션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미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닭 진드기 때문에 일부 농가에서 사용금지 약제 살충제를 쓰게 되었다. 이는 양계농가들이 로테이션 원칙을 잘 지키지 않은 결과뿐만 아니라 살충약제에 대한 사용정보 부제가 원인이었다.
닭 붉은 진드기는 어떤 해충일까?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에 따르면 닭 진드기는 0.7~1.0㎜ 크기의 작은 편이고 거의 무색이며 절지동물로 밤에 가금류의 피를 흡혈(야행성 흡혈 외부기생충)하면서 번식한다. 일선 농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보다 훨씬 두려운 존재라고도 한다. AI는 가을철 등 특정 계절에 주로 찾아오지만 닭 붉은 진드기는 사시사철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장마기에는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닭 붉은 진드기는 계란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에게도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닭들에게 가려움·불면증·스트레스를 유발해 산란율을 20%까지 떨어뜨린다. 닭장에 갇혀 있는 닭들은 모래목욕도 못 하니 더욱 고통이 크다.
닭 붉은 진드기가 알에서 성체로 자라는 데는 8~9일이면 충분하다. 알은 보통 2~3일 내에 부화해 6개의 다리를 가진 유충이 된다. 이 유충은 하루 안에 8개의 다리를 지닌 제2유충이 되고 이후 닭의 피를 빨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3~5일 후에 흡혈성충인 닭 붉은 진드기가 된다.
닭 붉은 진드기의 수명은 최소 1.5개월 최대 10개월에 이른다. 닭 진드기는 영하 20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살아남고 흡혈을 하지 않아도 영상 5도에서 9개월간 생존할 수 있다.
닭 붉은 진드기는 골치 아픈 기생충으로 축산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마땅한 구제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의 뿌리는 공장식 축산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닭은 모래에 몸을 비비는 이른바 흙목욕(모래)을 해 진드기를 제거하여야 하나 밀집사육을 하는 상황에선 1마리당 면적이 0.05㎡에 불과해 닭 스스로 제거할 수 없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는 국내 양계농가의 닭 진드기 감염률을 94%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양계선진국이라 불리는 독일, 네덜란드 등 축산 선진국에서도 감염률은 80%에 달한다.
해충이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해충은 살충제 살포되는 위기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살아남으려 애를 쓰며,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한 개체는 살충제에 저항성을 가진 후손을 낳는다. 이 후손이 다시 후손을 낳다보면, 내성이 생기는 개체가 출현 할 것이고 원래의 살충제로는 해충을 죽일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닭 붉은 진드기를 퇴치하려면 계사의 닭을 모두 비우고 올-인, 올-아웃으로 소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육계농장이라면 가능하다. 고기용으로 닭들을 출하하고 빈 계사를 소독한 다음 다시 병아리들을 입식하고 있다. 그러나 산란계 농장에서는 연중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서 닭을 일거에 비우기는 쉽지 않다.
동물 복지 차원에선 사육면적을 넓히고 흙 목욕을 시키는 게 좋겠지만 닭에게 흙 목욕을 하게 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풀어놓아야 하는데, 외부엔 오히려 더 감염요소가 많아서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살충제 계란 문제를 위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양계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면 지속 가능한 선진축산으로의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최근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소비자들은 양보다는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친환경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친환경 축산물 생산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