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대 낙농현안 중 하나인 원유가 인상 문제가 13% 인상 단일화로 그동안 낙농단체와 유업체, 정부간 갈등이 일단 해소된 듯 하다. 이 문제로 그동안 단식 투쟁에 돌입했던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단식을 풀고 남은 현안을 위해 지혜를 짜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부분적이나마 낙농 현안을 타결하고, 낙농업계가 제자리로 돌아온 데 대해 다행스럽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남은 낙농 현안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는 의미에서 지난 일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아울러 낙농업계와 정부가 되새겨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짚어보고자 한다. 낙농 업계의 3대 현안, 즉 원유가 인상, 등록제 유보, 기준원유량 원상 회복은 낙농가들에 따라 이해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낙농가들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 문제임에 틀림없다. 또 소비자 등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낙농육우협회 회장단이 단식 투쟁에 돌입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우유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쌀에 버금가는 식량이기 때문에, 다시말해 낙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산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유 가격은 공공요금이 해마다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근 9년간이나 한 번도 인상되지 않은데다 최근들어 급격한 사료값 상승으로 인한 원유가 인상 요인은 낙농가들을 그야말로 위기로 몰아 넣었다. 다행이 서울우유가 용기있게 원유가 13% 인상을 단행하고, 정부와 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적극적인 가격 조정에 나서기로 했는가 하면, 유업체 등도 이같은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 원유가 13% 단일화 인상에 합의함으로써 원유가격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본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등록제 유보와 기준원유량 원상 회복 문제다. 기준원유량 회복 문제는 유업체와 농가간 직결체제 전환을 전제로 정부가 낙농가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기로 한 만큼 결국 등록제가 앞으로의 남은 과제라 하겠다. 현재로서는 낙농육우협회의 등록제 유보 주장에 대해 정부는 낙농가들의 요구사항인 등록제 벌칙조항을 크게 완화하는 선에서 등록제 강행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제 낙농육우협회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다만 여기서 강조할 것은 낙농가들도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등록제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친환경 축산을 가능케하는 제도적 장치일 뿐만 아니라 낙농가 스스로를 지키는 제도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같은 등록제이전에 낙농가들 스스로 앞으로 낙농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낙농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정부에게는 우유가 쌀 버금가는 식량이라는 차원에서 낙농산업을 성장 발전시키기 위한 확고한 정책적 의지가 요구된다. 낙농업계에서 원유가 가격 단일화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우유는 식량으로서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임을 깊이 인식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