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도 10여일이 지났다. 연두에 늘 그랬듯이 새해에는 누구나 설렘 속에 잘해보자고 다짐하는 일들이 많다. 올해에는 닭의 해라서 그런지 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눈에 띈다. 돌이켜보면 우리 축산분야는 지난해 그런 대로 좋은 한해였다고 이야기 할만하다. 사료 값이 오르긴 했어도 돼지 값과 양계산물 값이 워낙 좋았다. 소 값도 그런 대로 괜찮았고, 갈망하던 원유 값도 인상됐기에 흔히들 축산업계는 올해도 지난해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에는 축산업계가 노력한 때문일까. 아니면 하늘이 도와 준 덕분인지 구제역과 같이 무섭던 질병도 잠잠했던 한해였기 때문이다. 과연 2005년의 우리 축산은 어떨 것인가. 항상 질병과 싸워야 하고 분뇨를 극복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한 한다. 늘 그랬듯이 부정적인 요인들이 불투명한 미래에 가세함에 따라 2중3중의 어려운 일들을 뛰어 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국가적인 장래와도 무관치가 않다. 국가 경제가 안정되어야 축산물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5년은 우리에게 과연 희망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실종됐던 그 희망이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다. 정치를 보자. 양극현상이다. 극단의 대결 구도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가 혼란스럽다. 그로 인해 회복 불능 상태인 경제는 올해 과연 바닥을 치고 회생할 수 있을 것인지를 비롯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현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우리 축산업도 정치 현안과 다를 바 없이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로 산적해 있다. 그래도 마굿간을 치우고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이와 함께 축산 분야가 공감하고 풀어야 할 것들이 있다. 늘 강조했듯이 외부로부터 몰려오는 부정적인 요인들을 해소해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 따라서 축산물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위생 문제에 대한 개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 문제가 당면 현안이기 때문이다. 우리 축산물이 외국산에 비해 안전하지 못하고 비위생적일 때 설땅을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이 문제가 하루아침에 실현될 수는 없지만 뼈를 깎는 각고를 감수하고서라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항간에 우리 축산물은 안전하다고 무조건 강변하는 사고 방식은 현안 해결에 대안일 쑤는 없다. 소비자 단체 등에서 축산물을 무작위로 수거해서 위해 요인을 검사할 때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이라는 검증을 받아야 한다. 특히 축산인들이 풀어야 할 가장 큰 현안은 역시 분뇨 문제다. 분뇨 문제를 소홀히 하면 축산이 설땅이 없다. 정부가 관광농업 등 도시인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축사에서 나오는 악취와 분뇨라는 지적이다. 이 난을 통해 여러 번 강조했듯이 덴마크와 화란의 축산분뇨처리방법을 배우자. 거의 1백% 농지에 환원하고도 도시인들과 공존하는 그들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도 친환경 농업과 친환경 축산을 조화있게 접목시키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밖에도 축산물 홍보다. 우리 축산물이 수입 축산물에 비해 우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야 한다. 민족주의에만 호소하는 아날로그 사고 방식은 용납치 않는 시대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이와 함께 농장 주변을 깨끗이 하고 나무와 꽃을 심는 등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농촌에서 축산인들이 소외 당하는 요인들을 해소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이제 축산업의 생존 조건은 경제성 확보는 기본이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는 동시 소비 홍보 역량에 승부가 달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