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기반을 획기적으로 확충, 지역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내장산 단풍에 비견될만한 명품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정읍시의 이처럼 야심찬 전략을 유성엽시장에게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말인 지난 16일 유시장과의 인터뷰는 약간은 막무가내 식이었다. 며칠전 만나자는 청을 넣었더니 일정이 바쁘니 시간을 좀 달라는게 아닌가. 하지만 기초단체가 광역단체에도 없는 축산국을 설치한다는 ‘빅뉴스’를 접한 터에 느긋하게 기다릴수도 없는 노릇이라 유시장이 관내 축산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시청인근 음식점으로 무작정 가서야 만날 수 있었다. 간담회가 끝난후 시장실에서 마주한 유시장은 다른 행사장에 잠깐 들렀다 온다며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치고 있었다. 이럴땐 덕담이 몇마디 오갈 법도 한데 유시장이 앉자마자 지역축산 얘기를 꺼내길래 잘됐다 싶어 축산진흥국 신설문제를 먼저 꺼냈다. “정읍하면 흔히 내장산 단풍이나 관광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건 정읍을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아서 그런겁니다. 정읍의 축산업은 전축종에 걸쳐 전북축산의 20%이상을 점하고 있습니다. 한우의 경우 전국 시군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마리수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축산지대입니다. 이처럼 축산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1개과에 불과한 현 시스템으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육성이 어렵습니다.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인 축산을 보다 체계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 축산진흥국을 신설하려는 것입니다” - 광역단체에도 없는 국(局)을 신설함에 있어 어려움도 있을텐데… “다행스럽게도 정읍시가 정부가 10개를 선정, 시범운영하는 총액인건비제대상 단체이기 때문에 결심할수 있었습니다. 농촌현실이나 지역여건을 고려할 때 축산이 지역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산업이라는 공감대도 있고요.” -정읍지역의 축산여건이 어느지역보다도 우수하다고 하셨는데… “여러면에서 축산업 성장여건이 우수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축산이 수도권에서 남부지방으로 이전하는 추세인데다 우리 지역이 사료작물 재배에 적합한 광활한 토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사료공장이나 계열업체, 가공공장등이 많은것도 장점일 것입니다”(유시장은 이 대목에서 관내 가축마리수는 물론이고 사료작물 재배면적, 심지어 도축장, 사료공장, 인공수정소, 식육점수까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 -그렇다면 정읍축산의 발전방향은 무엇인지… “우선 품질이 우수한 축산물생산기반을 토대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축장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선진화된 육가공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규모 사료작물 재배단지와 가축분뇨자원화를 통해 친환경축산을 정착시키고 축산연구소설치를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읍축산을 알리기 위한 축산테마파크와 상설투우경기장건립도 추진중입니다” -축산이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이라고 하셨는데 이를 위한 목표가 있으신지… “물론 있습니다. 한우를 예로 들면 호당 평균사육규모를 12두에서 50두, 전체마리수를 3만9천두에서 10만두, 1등급출현율을 38%에서 70%, 번식우마리수를 2만3천두에서 4만두로 각각 늘릴 것입니다. 이를 위한 비육 및 번식농가의 조직화와 개량에도 일정 목표가 있습니다” -축산물 브랜드전략을 소개하신다면… “비밀인데(웃음). 정읍하면 단풍아닙니까. 그래서 정읍산 농축산물은 ‘단풍미인’이란 브랜드를 쓰고 있습니다. 한우가 가장 먼저 브랜드화에 나섰는데 우선 브랜드육출하물량을 현재 2천두에서 2007년까지 1만두로 늘려 적정물량을 확보하고 브랜드육전문매장을 적극 육성할 생각입니다. 내장산지역에 조성되는 레저단지내에 내년까지 한우스테이크점을 갖춘 홍보관을 개설,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아볼 생각입니다. 물론 구이센터도 갖추게 됩니다. 홍보관은 단순홍보만이 아닌 휴식, 체험공간이 될 것입니다” -유통단지를 조성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신태인읍에 4만3천여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까지 6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대규모 유통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가공 및 축산관련 바이오벤처기업을 유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을 확대하게 될것입니다. 이곳에 입주하는 가공업체는 정읍지역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얼마나 원료로 쓰느냐에 따라 무상입주등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습니다” (유시장은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할말이 많은 듯 했다. 가축분뇨문제는 자원화, 친환경유기농업으로 해결해야 하고 규모확대에 따른 사료문제는 중산간지의 농경지를 활용하면 된다는 논리를 폈다. 정읍에서는 축산인이 주위의 눈치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란 말도 했다) 이상호 <본지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