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등록·심사·검정사업이 추진 된지도 어언 30여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이에 본지는 젖소개량사업을 이끌고 있는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어 젖소개량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국제기준 맞춘 DB 확보…암소 과학적 육종평가 필요” “후보종모우 신뢰제고 위해 딸소검정 40두 확보돼야” ▲사회=전북 익산에 이어 김제에서 AI가 추가로 발생하여 공무가 아주 바쁘신 최염순서기관을 비롯 젖소개량전문가들께서 오늘 간담회에 참석해 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간담회는 이미 공지한바와 같이 젖소개량사업의 당면과제와 해결방안을 모색키 위한 자리로 우선 최서기관께서 말문을 열어 주시지요. ▲최염순 서기관=사실 내년도 사업이 아직 확정 안 돼 이 자리에선 많은 이야기를 드리기보다 귀견을 경청해 정책에 수용토록 할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국내 젖소 개량은 상당한 수준까지 이뤄진 상태다. 단적으로 검정농가가 일반농가에 비해 참여기간이 길수록 평균산유량 성적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면한 현실은 농가 위생문제라든가 수급불균형 등 요인으로 개량사업이 침체국면에 있다. 개량성과에 있어 국제적 기준에 맞춰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과 암소도 과학적 육종평가를 정확히 고려한 것을 바탕으로 개량성과를 확립해야 한다. 또 보증씨수소 선발을 어떠한 과학적 검증방법으로 우수한 능력의 것을 선발해 농가 개량과 연계시켜 나갈 것인가가 중점과제다. 따라서 내년도 젖소개량 관련 정책도 이를 기본틀로 수립할 계획이다. 젖소산유경쟁능력 검정사업을 유우군능력검정사업으로 용어를 통일하고, 보증씨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위생검역상의 안전성을 면밀하게 확보하는 한편 고능력 우수정액을 들여와 국내에 보급할 방침이다. 또 젖소도태우가 육우로 활용되는 점을 감안하여 쇠고기이력제 확대시행과 아울러 젖소이력제도 시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한 육종능력평가에 있어 수소위주로 시행해오던 것을 암소에도 적용할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 중인데 빠르면 내년 1월까지 정책을 확정하여 시행할 방침이고, 혈통등록도 쇠고기개체 식별체계와 함께 능력위주 관리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유성분 분석 기능을 강화하여 각종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고, 다양한 품종과 다양한 유전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모든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농장에 적용시키는 게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청정화가 선행돼야 한다. 청정우 위주로 서울우유나 검정조합으로 연계시켜 나갈 계획이다. ▲오규락 부장=무엇보다 정액생산사업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국내에서 종모우를 직접 생산하는 방법과 외국에서 정액을 도입해 종모우를 선발하는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직접 정액을 수정해 종모우 생산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광우병 때문에 2년간 종모우 정액이 도입되지 못한 영향이 컸다. 결국 수입후보우 도입도 못하고 있고, 사실상 국내에서 송아지 후보종모우 생산해서 선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른바 ‘종자전쟁’속에서 우리나라도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능력 수정란을 도입해 우리나라에서 후보종모우를 선발, 육종농가 선발하는 방법이 결국 가축개량 개선방법과 연결되는 문제다. 현재 농림부 시행방침에서는 앞으로 수입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 중에서 우수한 종자를 선발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만약에 수입국에서 질병만 발생했다 하면 수입정액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자립도를 높이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고 가야 할 것이다. 한국형 젖소종모우사업은 과거에 비해 그 능력수준이 상당히 향상됐다. 어느 정도 향상되었냐면, 1990년 후보씨수소를 이용한 후대검정 사업에 최초로 착수한 이래 94년 한국형 젖소 보증씨수소를 4두 선발했고, 99년 젖소 보증씨수소 동결정액을 베트남에 수출하는 쾌거로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2년에는 국내 최고의 한국형 종모우를 선발해 2004년까지 도입된 모든 외국종모우들과 유전적으로 경쟁하여 종합지수 1위를 획득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2005년 10월에는 한국형 보증씨수소 제주도 딸소가 홀스타인품평회에서 그랜드 챔피언을 수상했을 정도로 상당히 발전했다.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본다. ▲조옥향 회장=검정농가들이 개량하는 목적은 좋은 소를 만듦으로써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있다. 현재까지 검정농가들이 받는 등록심사에서 축산연구소와 농협, 종축개량협회의 자료가 기관별로 별도 관리되고 있는 것이 통합 또는 호환된다면 개량사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현재 한국의 검정참여두수는 19만두에 이르는데 혈통비율이 2006년 약 34%로 나타난다. 국제적 기준에 맞춰 비교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개 개량기관의 예산과 인력부족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AI센터는 농협이, 등록심사는 종축개량협회가하고, 19만두의 검정은 서울우유, 종축개량협회, 일선 농·축협에서 하는데 이를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통합 운영한다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다. 2015년까지의 젖소개량목표에서 산유량 위주의 개량이 1산차가 아닌 생애총산유량으로 바꾸는 한편 선형심사에 따르는 심사위원 인원을 보충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정부예산을 확충해야 한다. 기술적 해결과제로는 검정분석치 중에 유리지방산에 대한 검사방법을 추가해 고품질원유생산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젖소개량 목표에 산유량 뿐만 아니라 유방형질도 들어가는데 이와 함께 착유속도나 온순성 등도 포함시켜야 할 항목이라고 본다. 또 2백호에서 4천두를 선발하기로 한 육종농가 선발방침에 있어 후보종모우 선별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백혈병 청정화에 각 기관이 공조체계를 마련하여 한국풍토에 맞는 후보축 선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재학 회장=개량의 기본은 어떤 유전자를 조금 더 훌륭한 유전자와 접목시킬 것인가이다. 30년 전부터 현장에서 실질적 개량작업에 나서면서 느끼는 점은 우리나라 축산정책 자체가 지나치게 개방화시대 개방중심으로 가는 게 아닌가 라는 점이다. 과거의 규제는 현재에 이르러 모두 완화됐다. 자기자동차 있어도 면허 없으면 운전 못하는 시대에 누구나 자가 수정을 한다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보증씨수소를 비롯해 정액문제를 반드시 풀어 나가야하는데, 사업목표와 주체선정 등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고 아직도 외국종모우 수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면 회의를 느끼게 된다. 씨수소 하나만 수입해오는데 몇 억씩 든다. 일본은 이를 자급화 시키고 씨수소를 상품적 가치로 내놓고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우리는 씨수소 하나 제대로 못 만들고 몇 해째 엄청난 돈만 써왔다. 최초 씨가 똑바로 생산이 돼야 하는데 못해내는 부분이 너무나 아쉽다. 최근에 보증씨수소를 도입해 왔다는데, 문제 생기면 바로 폐기처분하고 돈만 낭비한다. 한우는 고유 품종을 계속 유지하면서 개량하지만, 젖소는 아니다.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개량하고 농가활용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수정란 사업은 재작년부터 한다는 말만 했을 뿐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조합마다 1천2백두씩의 수란우를 보유하면서 엄청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는 2백두 가지고 수란우 선발 한다는데, 왜 굳이 동결된 수정란 사오려 하나. 국내 우수한 혈통능력을 갖고 있는 암소가 있고, 유전인자가 우수한 정액을 얼마든지 수입하여 쓸 수 있는데 말이다. ▲백강기 상무=서울우유의 젖소검정사업 현황 말씀드리자면 유우능력검정사업을 1979년에 처음 시작하여 현재 1천7백20농가에 걸쳐 5만9천두에 이르는 검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 실적은 서울우유 전체농가의 70%, 경산우 두수의 72% 수준에 이른다. 혈통등록에 있어서는 경진대회 참가시 본등록 이상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등록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초등록우가 대다수여서 실제 혈통의 올바른 정립이 미비한 상태다. 이를 위해 조합은 1997년부터 조기등록 유도를 위해 등록비를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젖소 유전능력 평가시 이용되는 검정자료는 약 13만건에 달하지만, 그중 실제 유전능력 평가에 이용되는 두수는 3~4만두에 그치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이유는 혈통이 확인되지 않는 개체가 많아 능력평가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유전능력 평가자료 부족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젖소 개량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야기 시키고 있다. 또 농림부에서는 2008년부터 등록형태별 보조금 차등지급을 예시한 상태라서 본등록 이상 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조합에서는 개체의 혈통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미리 등록되면 성우혈통이 이탈될 비율이 낮아지는데 감안해 이 기간에 가장 많은 등록비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선형심사 두수가 전체적으로 증가추세에 있지만, 전체에 24.6%에 이르는 1만4천여두에 그치고 있어 농가인식이 미비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또 전체적으로는 체형위주로 개량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아직 개량을 필요로 하는 부위가 많다. 따라서 예각성을 비롯해 체심, 앞유방 부착, 뒷유방 너비 및 높이 등 개량에 필요한 중점부위를 파악하여 종모우 정액을 선정하는 한편 경진대회 및 품평회 심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김시동 박사=젖소 개량문제는 어떻게 보면 빈곤의 악순환이다. 예산이 당초 시작할 때부터 너무 적었다. 검정씨수소 농가 검증도가 떨어지다 보니 후보정액 사용도 또한 낮았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한 후보 씨수소당 적어도 40두의 딸 소 검정을 할 수 있는 예산을 투입해 줘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 단체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이뤄져야 한다. 능력검정 자료를 개량기관이 공개하려면 관련농가 동의를 일일이 구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상의 복잡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둘째로, 외국 정액문제에 있어 우리나라의 의존도가 높긴 한데, 해외에서는 비교를 위한 인터블에 참가하려면 90%이상의 혈통이 완벽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70%는 기초등록우라서 객관성이 떨어진다. 지금 농가들이 기초등록을 시작한다면 적어도 10년 지나야 객관화된 자료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재칠 대표=85년부터 젖소개량에 적극 참여해왔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초창기에는 좋은 정액을 넣으면 후대에 좋은 소가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그 당시에는 좋은 정액을 구입하는 일은 송아지 한 마리 값과 맞먹는 고가였다. 92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량에 나섰으며 산유능력 위주로 개량해오다가 4~5년 전부터는 검정성적표를 토대로 하여 개량을 했다. 처음에는 단백질함량이 떨어지고 지방률을 높이는 것을 아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 점차 단백질과 지방 등이 번식과 유량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게 됐다. 얼마 전 지역의 낙농가들이 수의사와 연구사 등을 모시고 컨설팅을 받았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것을 느꼈다. 가령 지방 4.5%이상 단백 2.9% 이하면 틀림없이 유량과 번식에 지장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농가에 공급되는 검정성적표는 이러한 지표를 넣어 농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소 한 마리가 망가지면 농가 경영지수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에 이는 농가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된다. ▲양시선 이사=지난 해 어느 자리에서 개량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후보종모우 생산에 대한 부분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FTA 등 대외시장 개방으로 원유수급불균형과 축산환경변화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많이 일고 있다. 농가와 관련업계가 지속적으로 고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홀스타인품평회가 전국규모 또는 지역적으로 활성화가 되어 있다. 정부는 이 점을 착안하여 관련정책을 펼치고 지원책도 고려했으면 한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에서 젖소개량을 추진하는데 따른 보조와 지원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지역의 경우 이러한 보조사업 자체만을 갖고 젖소개량사업의 완성으로 단언하는 경향이 있는데 젖소개량사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목표 달성을 위해 추진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 농가교육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부분은 전체 축산행정이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깊이 있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지역적 특성과 실정에 알맞게 해야 농가인식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기존에 확보돼 있는 개량관련 데이터에 대한 활용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이를 제고할 수 있는 교육이 어떠한 정책을 집행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정용호 부장=올해 젖소개량등록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혈통등록두수가 4만7천여두에 이르고, 이중 기초등록이 43%, 혈통등록이 57%다. 또 올해 젖소착유두수를 기준으로 47%가 검정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황이다. 젖소 종모우 개량을 하는데 있어 문제점은 모든 소가 능력발휘하기 이전에 도태되기 때문에 그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유량 검증할 수 있는 기간은 4·5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국내 검정우의 평균 산차는 2.43산에 그치고 있다. 이것은 좋은 종모우를 만들어내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다. 유량위주 개량에서 앞으로는 장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선형심사가 좋은 소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개량사업이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개량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은 착유두수로도 많은 우유를 생산해 낼 수 있어야 하고, 환경문제 해결로 낙농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으로까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해 실질적인 한국형 젖소 만들려면 농가, 기관, 정부가 삼위일체 돼야한다. 또 젖소종모우도 농가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지역품평회 출품되는 우수 종모우 활용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사회=장시간 열띤 토론에 응해주신 참석자 모든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일시:2006년 12월 12일(화) 오후 3시30분 ◇장소:본사 회의실 ◇참석자 <무순> ▲최염순서기관(농림부) ▲오규락부장(농협 젖소개량부) ▲조옥향회장(종축개량검정중앙회) ▲지재학회장(가축인공수정사협회) ▲백강기상무(서울우유) ▲신재칠대표(장호원목장) ▲양시선이사(덕창농축산) ▲김시동박사(축산연구소) ▲정용호부장(한국종축개량협회) ◇사회:조용환 상무 ◇기록·정리:도영경 기자 ◇사진:김길호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