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쇠고기 수입개방 압력이 거세다. 캐나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빌미로 자국의 쇠고기도 미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시장을 열어줄 것을 우리측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WTO에 재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어 우리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WTO재소시 캐나다측이 승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만약 WTO에서 캐나다의 손을 들어준다면 우리나라는 소의 월령이나 부위 등에 관계없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당시의 우려가 최악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논란이 이어지던 시기에 “지금 단추를 잘못 끼우면 향후 모든 나라와의 협상에서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지적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정당한 요구를 하고, 이를 끝까지 지켜냈더라면 캐나다의 요구는 그야말로 대꾸할 가치도 없는 ‘택도 없는 소리’에 그칠수 밖에 없을 것이기에 ‘엎질러진 물’ 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 어쨌든 우리의 현실은 기억하기 조차 싫은 한미쇠고기 협상의 그림자속에서 또 다시 광우병 발생국가로부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 개방하겠다는 말은 쉽게 못하고, 버티자니 더 큰 것을 잃을수 도 있는 상황하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을 정부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불안케 하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캐나다가 마지막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캐나다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언제나 한미쇠고기협상의 망령에서 완전히 헤어날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