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낙농가들의 뿔난 함성이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지난 26일 국회의사당 앞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전국 낙농육우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에서 6천여 명의 낙농가족이 참석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절박한 심정을 토해내며 정부와 낙농진흥회, 유업체를 대상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의 목장 원유가격 현실화를 촉구했다. 이날 낙농가족들은 FMD로 인한 피해와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감소, 사료값 인상 등으로 비롯된 생산원가 부담증가 등에 따라 전국의 낙농가들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원유가격을 받으면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궐기대회에는 전국낙농 관련조합은 물론 지역축협 조합장들까지 대거 참석해 낙농가들과 함께 원유가격 현실화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낙농가족들은 목장에서 유업체에 납품하는 원유가격을 리터당 173원 인상해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FTA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낙농에 대한 정부의 대책 수립도 촉구했다. 또 사료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 육우가격 안정대책 등도 요구했다. 이승호 회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이대로 있다가는 농가들은 다 죽는다고, 수없이 대책마련을 요청했지만 되돌아오는 건 대답 없는 메아리였다. 형제처럼 지내던 이웃이 목장을 폐업한다고 할 때는 가슴이 메어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물가를 잡는다며 우리 낙농인을 잡고 있다. 수입유제품 무관세 TRQ물량은 어림잡아도 백만 톤으로 대폭 개방하고 FTA 체결에만 매달리고 있다. 모든 책임은 농가에게 떠넘기고 사료값 대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쿼터를 삭감할 때 공존 공생을 외치던 유업체도 원유가격 현실화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낙농진흥회도 생산자의 요구에 마지못해 협상 테이블만 만들어 놓고 시간만 지연시키면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원유가격 현실화 관철을 위해 필요하다면 전국의 낙농가들이 힘을 모아 납유거부 투쟁까지 전개하자고 강조했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이후 우유납품 기본단가는 리터당 704원으로 3년간 동결됐지만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로 우유 생산량은 10% 이상 감소하고 사료값은 2008년 대비 약 30%가 인상될 정도로 생산에 필요한 제반경비는 지속적으로 폭등해 낙농가들의 목장경영 상태가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궐기대회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낙농육우협회와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는 우유재생산과 농가 생계유지를 위해 최소한 리터당 173원의 원유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유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업체는 이에 대해 리터당 41원 인상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한편 집회를 마친 일부 낙농가들은 낙농진흥회를 항의방문해 조속한 시일내에 원유가 협상을 마쳐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낙농육우협회는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지역별로 집회를 열고 최후에는 납유거부를 통해 낙농인들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며 국회의사당 맞은편서 천막을 치고 단식투쟁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