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이란 화두를 꺼내면 첫 손에 먹을거리나 운동, 스트레스 등을 꼽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루 세끼 꼬박꼬박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식성에 따라 취향에 따라, 또는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먹을거리에 대해 접근하는 인식은 차이가 있겠지만 과학적인 잣대로 살펴보면 공통분모는 대부분 같을 것이다. 갈수록 우리 식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축산식품을 보는 의사나 한의사들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다.
>> 김서규 원장<우리맘소아청소년과·소아과전문의·의학박사>
이유식에 반드시 고기 첨가…커갈수록 양 늘려야
육식의 중요성 세계 의학계가 인정…편견 없애야
“채식만으로요? 그것은 말이 안되죠. 채식만으로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채울 수는 없어요.”
수원 팔달구 화서동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맘소아청소년과. 이 병원 김서규 원장은 일부에서 불고 있는 육류유해론을 두고, “고기, 우유 등 육류의 가치를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며 일침을 놓았다. “육류는 단백질, 철분, 칼슘 등 여러 영양소를 공급합니다. 이것이 부족하면, 성장이 늦어지고, 빈혈이라든가, 골밀도 감소 등 각종 뼈 이상이 올 수 있어요. 육류는 식단에 결코 빠져서는 안되는 필수 식품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운동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평균연령이 길어진 것도 육류섭취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키도 커졌고, 골격도 탄탄해 졌잖아요. 고기 덕택이죠. 예전에는 고기를 못먹었잖아요.”
김 원장은 특히 소아, 유아, 청소년기에는 충분한 육류섭취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기만 걸려도, 잘 먹고, 잘 자야 빨리 나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몸이 부실하면, 질병과의 싸움에서 밀리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고기는 강력한 건강무기가 되는 셈이죠.”
책상한켠에서 고기모형을 집어 든 김 원장. 그는 “특히 6개월 이후 유아이유식에는 고기첨가를 반드시 권한다. 그리고 아이가 커갈수록 조금씩 고기 양을 늘려가도록 주문한다. 고기에는 성장을 돕는 질 높은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고 피력했다.
예를 들어, 돌 전에는 하루 10g 이상, 두살까지는 하루 20g 이상, 그 이후에는 하루 30~40g 이상 이런 식이라고 설명했다. “제 개인적인 소견이 아니예요. 소아과학회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내용입니다. 고기가 몸에 나쁘다는 인식은 편견에 불과할 뿐입니다.”
김 원장은 다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고기도 적절한 섭취량과 조리법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많이 먹으면 탈날 수 밖에 없어요. 소화장애가 올 수 있거든요. 고기의 경우, 튀겨먹기보다는 삶거나 찌고, 기름기를 제거해서 먹는 게 낫지요.”
김 원장은 밥, 야채, 고기, 우유, 과일 등 5가지 음식을 핵심영양소 공급원으로 꼽았다. “영양소 밸런스가 중요해요. 하나가 무너지면, 또 다른 영양소가 영향을 받게 되죠.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 필요합니다.”
병원 식구들이 회식할 때, 가족이 외식할 때 곧잘 고기식당을 찾는다는 김 원장. “수원에서는 갈비가 인기죠. 축산인들이 위생적이고, 맛있는 축산물을 생산해 우리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해줬으면 합니다." 김영길 young@chuksannews.co.kr
#의사 들의 말말말
고기가 암 유발?…항암 치료시 효과 증진위해 반드시 섭취 권장
▶박샛별 교수(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채식으로도 충분히 단백질의 아미노산이나 철분 등을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하지만, 채소에 든 영양소는 육류에 비해 양이 절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양이 같아도 질이 훨씬 떨어진다. 그래도 채식을 고집한다면 영양제 등을 복용해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를 반드시 보충해야 한다.
▶정뮤미 (소아과 전문의)=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고기 섭취는 성장 뿐 아니라 두뇌의 발달에 큰 도움을 준다. 또 철분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고기는 꼭 먹어야 한다. 고기를 먹으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인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http://www.hani.co.kr)
▶박민선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채식만 하게 되면, 육류를 통해 섭취할 수 밖에 없는 단백질, 철분, 비타민B1 2, 아연 등 영양소가 갑자기 차단된다. 특히 여성은 빈혈, 어지럼증, 체력 저하, 탈모 등이 오기 쉽다. 아이는 성장에 지장이 생길 뿐 아니라 두뇌 활동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적절한 육류 섭취가 필요하다. (http://health.chosun.com)
▶연세암센터=암 환자들은 고기를 먹으면 암이 더 악화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고 있을 때는, 고기 등 질 좋은 단백질을 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야 정상 세포의 회복 속도가 빨라져 체력이 유지되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강해진다. 특정 식품을 먹어 암세포를 없애려는 생각보다는, 정상 세포들을 위해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암 식단가이드(삼호미디어)'
“예로부터 한방에서도 축산물은 귀한 약재”
>> 양서현 원장<양서현한의원·한의학박사>
한의학서 육식 무조건 금기시한다는건 오해
체질 고려한 육류 섭취·균형잡힌 식단 중요
“식물성 소재에도 단백질이 있지만 주로 육류에서 단백질을 보충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육류나 계란, 우유는 나쁘고 채소는 좋다는 식의 주장은 극단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가장 좋은 식단은 신선한 먹을거리를 균형적으로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짜는 것입니다.”
양서현 원장(서울 송파구 풍납동 양서현한의원)은 “사람은 송곳니와 어금니 모두 발달돼 잡식을 하도록 되어 있다. 적당한 비율로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책 중의 하나로 전통의학연구소가 발간한 ‘방약합편해설’을 펼쳐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축산물이 예로부터 한방에서 다양한 쓰임새를 인정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한때 황제다이어트가 유행했는데 태음인의 경우 쇠고기와 잘 맞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이처럼 체질에 맞는 식품 선택이 중요하다. 그러나 보통 한식으로 식사를 할 때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돼지고기의 경우 차가운 기운을 띠고 있지만 보통 굽거나 삶아서 먹을 때 마늘이나 고추, 고추장 등을 곁들여 균형 잡힌 식단이 만들어지는 것이 그 예이다.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한식에 담겨 있는 셈이다.”
양 원장은 “일부에서 아토피의 원인으로 계란이나 우유를 지목하는데, 증상이 심할 때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얘기할 수 있어도 그 것이 주범이라는 것은 한쪽만을 보는 단면적이 시각이다. 몸의 시스템이 변해서 질병이 생기는 것은 한 가지 음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피부병으로 인한 한약 복용 시에 닭고기 자제를 당부하는데 사실 이런 사람의 경우 오히려 열 내는 음식재료인 오신채(마늘·파·부추·달래·흥거)를 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 체질을 고려한 처방일 뿐 육류를 무조건 먹지 말라는 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양인 어린이에게는 계란과 우유가 잘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소음인 어린이에게는 상당히 좋은 음식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 원장은 “한 마디로 골고루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은 밥이다. 탄수화물에 축산식품을 곁들여 먹는다. 그나마도 구워먹든, 삶아먹든 대부분의 육류 섭취 시 채소와 함께 먹을 수 있게 짜여 있다. 구운 고기를 주식으로 삶는 서양인이 비하면 상당히 발전된 식단이다”라고 말했다.
경희대학교에서 한의학을 전공하고 87년 지금의 자리에 한의원을 개원한 양서현 한의학박사는 “밭에서 금방 수확한 제철 먹을거리, 육류도 최대한 신선한 것을 골고루 먹는 것이 건강한 삶은 사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신정훈 jw313@hanmail.net
#한의사들의 말말말
열 많은 소양인 한약 복용시 돼지고기 먹어야 약력 증가
▶장동민 원장(하늘땅한의원)=쇠고기의 성질은 약간 따뜻한 편으로 비위를 보하고 기혈을 더하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준다. 옛날에는 쇠고기를 주원료로 해서 만든 보양식인 ‘전약’이라는 것은 궁중에서 임금님이 드시던 음식이었다. (http://cafe.daum.net/skylandclinic)
▶이병삼 원장(서울경희한의원)=돼지는 오행상 수(水)에 해당하며, 성질이 차다. 흔히 한약을 복용할 때 금기해야 할 음식으로 돼지고기를 든다.
그러나 소화에 문제가 전혀 없고 위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오히려 약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한약 복용 중 돼지고기의 섭취를 오히려 권장할만하다.
(http://cafe.daum.net/kangseohanbang)
▶왕정우 원장(미국 실리콘밸리 정우한의원)=닭고기는 맛이 달며, 성질은 따뜻하다.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소화 흡수력도 강하다. 지방, 칼슘, 인, 철, 비타민 A, C, E, 등을 함유하고 있어 체력을 증강시키고 양기를 북돋워준다. (http://uspsw.tistory.com)
▶설인찬 교수(대전대 부속한방병원 순환기내과)=오리는 고기의 성미가 서늘하고 맛이 달아 신장을 이롭게 하여 소변이 시원치 않은 사람에게 사용했고 중풍이나 혈액순환장애에 이롭다고 해 많이 이용됐다. 오리고기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 성분 중 리놀산과 아라키돈산은 콜레스테롤 함량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해 오리고기를 많이 먹으면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http://doctormen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