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용 교수(서울대학교) 2011년 우리나라에서 역대로 가장 피해가 심각했던 FMD가 종식되고 수입되는 축산물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산의 보조개념으로 외국산 축산물이 수입되다가 점차 물량이 증가하더니 2018년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톤을 넘었다. 외국산 축산물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쇠고기시장에서 수입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60%를 넘어섰고, 돼지고기도 수입산 점유율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축산업은 점차 붕괴되기 시작하며, 연관되는 사료산업, 첨가제산업, 도축산업, 시설기자재산업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 축산업계 전반에 심각한 불황을 넘어서 폐업이 속출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한가지 궁금한 것은 정부에서는 그렇게도 많은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펴면서도 축산물 수입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방치하고 있다. 국내 축산물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입축산물에 대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최근에 밝혀진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 파동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정부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입춘(立春)이 지나가고 기해(己亥)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설 연휴가 끝났다. 새해의 계획을 서양력 기준으로 1월 1일에 세웠는지, 아니면 띠를 기준으로 해서 입춘에 세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벌써 많은 날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계획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본인의 신년 계획을 일 년이라는 기간으로 세울 수도 있고, 이 년 이상으로 할 수도 있다. 본인이 속한 단체, 기업의 계획이라면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일 수도 있다. 단기이던 장기이던 앞으로의 일을 예상하고 그것에 맞춰 세우는 것이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9년 1월 31일 농정포커스 ‘2019년 국민들은 농업·농촌을 어떻게 생각했나?’를 발간했다. 이 자료는 2018년 11월 24일부터 12월 14일까지 농업인 1,259명과 도시민 1,500명 등 총 2,759명을 대상으로 했다. 주된 내용은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 ‘현 정부의 농정에 대한 만족도’, ‘구매요소’, ‘귀농·귀촌 의지’, ‘농업경영에 관련한 생각’이었다. 따라서 2018년에 했기 때문에 2018년도의 과거 농업에 대한 결과라기보다는 2019년 이후의 미래 농업에 대한 예
[축산신문 기자] 김종주 교수(영남대학교 생명공학과) 지난 2월 11일에 정부가 신기술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규제완화 조치인 규제 샌드박스 대상 사업 4건을 선정 하였다. 그 중 하나가 유전체분석서비스 분야이다. 이는 인간 체내의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주요 질환을 발병 전에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존의 질병 발병 후 치료라는 의료처방을 뒤집는 획기적인 진료방법이다. 마찬가지로 가축에서도 모든 유전물질, 즉 유전체 정보를 담고 있는 DNA(SNP) chip을 이용하면 한 개체의 질병, 번식, 성장, 유량, 도체고급육 등 모든 형질들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또한 SNP chip은 친자확인사업에 적용될 수 있다. 현재 수행되고 있는 친자확인방법은 초위성체라는 DNA 마커를 분석하여 해당개체의 아비 또는 어미가 혈통등록부에 기록되어 있는 친부·친모와 일치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해당 송아지가 친부·친모와의 일치여부만을 알려 줄 뿐, 불일치 할 경우 어느 개체가 부모인지를 정확히 찾아주진 못하였다. 그렇다면 향후 그 송아지는 유전적 자질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혈통오류로 인하여 경매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할 것
조 재 석 교수(대구한의대학교) 토머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년)의 ‘유토피아’ 정식명칭은 ‘국가의 최선 정체와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하여’(Libellus……de optimo rei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이다. 가공의 인물 휴트로에우스가 신세계에서 보고 들은, 어느 곳에도 없는 아름다운 나라 ‘유토피아’에 대해 모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이다. 당대 유럽 사회를 비판한 제1권과 시민을 평등하게 대하고, 화폐도 없으며, 공유재산제가 베풀어지는 이상적인 사회를 묘사한 제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유럽 군주들은 자신의 재산이나 영토를 늘리는 데에만 전념했다. 민중들은 ‘인클로저 운동’으로 땅을 빼앗기고 심한 노동을 강요당했다. 국가나 법률도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기 위한 ‘부자들의 공모’에 의한 사물에 지나지 않았다. ‘유토피아’는 부패한 그리스도교 사회의 개혁과 재생을 호소하고, 참된 공공성과 정의란 무엇인가를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유토피아’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사회를 상상하며 묘사한 정치적 소설이다. 토머스 모어는 성서와 교부철학, 고전문
윤 성 식 교수(연세대학교 생명과학기술학부) 국내 낙농산업의 장래가 어둡다는 하소연을 들은 지 오래다. 설상가상일까, 구랍 안성지역 낙농목장에서 시작된 구제역 때문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조차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보낸 축산인들이 많았을 게다. 지난해 국제낙농올림픽이라는 ‘IDFWDS2018’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나서 숨고를 틈도 없이 구제역이 터졌으니 그야말로 우리 낙농산업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통계수치가 보여주듯 요즘 국내산 우유 소비감소 추세는 걱정을 넘어 심각할 지경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출산율 저하와 아동인구의 감소, 비싼 유제품 가격, 타 음료와 차별성 부족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낙농선진국들과의 다자간 FTA 체결 후 국내로 밀려드는 값싼 수입 유제품과 경쟁을 피할 수 없다보니 불원간 문전옥답을 내줘야할 형편이다. 게다가 EU국가들은 오랫동안 지켜오던 쿼터제를 폐지하고 우유생산량을 늘려 신흥 아시아 국가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니, 국내 낙농산업은 마치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위태롭다. 도대체 국내산 우유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하나. 누가 뭐라 항변해도 비싼 우유가격이 가
[축산신문 기자] 윤요한 교수(숙명여대 위해분석연구센터) 축산식품에 대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좀 더 안전한 축산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전적 관리제도인 HACCP을 도입하고 있다. 아직도 축산식품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HACCP을 도입한 이후에 축산식품 안전관리체계와 위생문제가 많이 개선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HACCP은 2012년부터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에서 축산농가(가축사육업)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축산농가 HACCP은 2018년 8월 기준 의무적용 업장(도축, 집유, 식용란선별장, 유가공, 알가공, 식육가공(일부))을 제외한 축산물 HACCP인증업소(가공업(25.9%), 유통업(8.2%), 사료(1.7%), 축산농가)들 중 64.1%를 차지하고 있다. HACCP은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8-69호) 제2조에서 축산물의 원료와 가공단계를 관리하는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HACCP의 기본 틀이 되는 7원칙 12절차를 살펴보아도 이는 가공단계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같은 고시의 제5조(선행요건관리) 2항 2호에 있는 축산농가에 대한 선행요건에서는 차단방역관리와 질병관리가 포함
김 동 균 이사장(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진화론자들은 인류가 오늘날 살아남은 원동력은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과 적응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말 자체에는 모순이 없지만 우리의 눈앞에 전개되는 모든 현상들은 무척 다양한 요인들이 얽히고설켜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결과를 간단히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다. 어느 생리학자는 엄청난 과거의 회오리를 뚫고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남은 이유를 ‘아드레날린 효과’라고 단정하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목숨을 건지려면 순간적으로 괴력을 발휘하여 도망쳐야 하는데 그러자면 근육에 빠르게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몸은 그것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것은 소위 ‘폭포효과’라는 대사기전을 작동시켜 근육이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내게 하는 장치이다. 여기에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개입한다. 그러므로 그 생리학자의 표현은 참으로 절묘하다. 이 현상은 오늘날 우리의 눈으로도 자주 목격한다. 대부분의 스포츠경기나 격투기 선수들이 열심히 싸울 때에도 이 도구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결코 원하지 않았던 재앙이 또 찾아왔다. 최근 찾아 온 구제역은 또 한 차례 축산인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
정종극 대표 (브에노메디텍) 친환경축산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발족시켰던 일이 벌써 10년을 지나고 있다. 유럽 계란에서 살충제가 나왔다는 통신을 접했을 때는 곧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화되겠구나 하는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나는 요즘 축산업을 떠나 화장품을 제조해 해외로 무역하고 있다. 며칠 전 인도네시아와 요르단 바이어를 만나 이태원 식당에서 한국 불고기의 맛을 보여주려고 했다.이태원에 할랄 인증 고급 레스토랑을 찾아 숯불 석쇠에 직화 쇠고기를 주문해 식사를 했는데 기존 우리가 먹던 맛이 아니었다. 주인을 불러 항의했더니 한국에서는 할랄 생쇠고기를 도축할 수 없어 호주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냉동 수입 쇠고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아랍권 부호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는 이유다. 아랍은 고기 육류 섭취율이 대단히 높은 문화권이다. 하지만 한국에 오면 마땅히 먹을 게 없어 채소나 밀가루 음식을 먹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이슬람계 사람들이 70만 명 이상이다. 그런데도 할랄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없어 이슬람계 관광객을 일본으로 빼앗긴다고 한다. 일본은 와규도 할랄 인증해 이슬람 관광객에게 맛있는 고기를 대접
[축산신문 기자] 전중환 연구사(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 이면과의 조우 이면(裏面)이라함은 사물의 보이지 않는 뒷면 혹은 보다 진실적인 내면의 모습을 뜻한다.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이면이라는 특성은 늘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것이다. 최근 중국은 달의 이면을 살펴보기 위해 무인탐사기를 달의 뒷면에 착륙시켰다. 이 엄청난 프로젝트의 시작도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에 대한 궁금증부터 시작된 것으로 중국 우주항공 산업을 세계에 알리는 역사적인 일로 남았다. 이처럼 호기심은 인류 발전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도치 않게 진실적인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어 충격과 고통을 겪게 만든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대표의 일탈은 동물복지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복지에 대한 불편함과 불신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개인적 일탈과 더불어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함께 작용한 것이라 얘기하지만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보호 활동 자체가 위축될까 걱정스런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이런 일탈들이 우리 주위에서 만연했으나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
[축산신문 기자] 신창섭 대표(㈜버박코리아)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려 죽은 사체가 대만의 해안으로 밀려온 뉴스가 있다. 물론 대만에서 중국 본토와 아주 가까운 섬이기는 하나 뉴스 그 자체만으로도 아찔함이 오는 느낌이다. 또 다른 뉴스는 중국에 구제역(FMD)의 발병 소식이 자주 들어오던차에 국내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 여름에 시작된 중국 ASF 발병 행진은 멈출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국 지도 전체가 ASF 발생지역으로 다 칠해 지는 것도 시간 문제인 듯 싶다. 대만은 작년 8월경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어 해외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실행 중이기 때문에 해당 뉴스에 매우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농가, 기관 모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잠깐 ASF 바이러스의 생존력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러시아의 이르쿠츠크는 추운 동네다. 시베리아에 속해 있다. ASF 바이러스는 저온에서 오랫동안 생존해 있다. 대략 56℃에서 70분, 60℃에서 20분 정도면 바이러스가 불활화된다. 약산과 약알칼리에도 생존한다. pH 3.9 이하 그리고 11.5 이상에서 불활화된다. 이 조건
[축산신문 기자] 조재석 객원교수(대구한의대학교) 경제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정된 재화와 용역을 생산, 유통, 소비, 분배하는 활동이다. 공동체의 자원은 유한하고 개인의 물질적 욕망은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우리 삶의 갈등의 근원지이다. 철학은 학문의 왕이고,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 자랑한다. 경제학을 배우는 목적은 첫째, 현실의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있다. 둘째, 경제활동에 있어 윤리적, 합리적 선택(편익과 비용)의 기본원리를 익히고, 실천하는데 있다. 셋째, 각기 다른 경제제도와 경제정책에 따라 일어나는 경제 현상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있다. 1870년대 이전에는 ‘경제학’을 ‘정치경제학’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개인의 경제적 행동’을 기초로 경제 이론을 세우려고 ‘경제학’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경제 영역과 기타 영역(정치, 법률, 사상, 문화) 사이의 관계까지를 연구 과제로 생각하던 ‘정치경제학’이, 개인(소비자, 생산자, 투기꾼 등)이 자기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른바 ‘미시경제학’)과 개인들의 행동을 합계하여 경제 전체의 동향을 예측하는 것(이른바 ‘거시
[축산신문 기자] 김 유 용 교수(서울대학교) 최근 들어 우리나라 축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아지고 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 ‘무허가축사의 적법화’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축산농가들을 얼어붙게 하더니 아직도 해결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고차방정식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환경부를 중심으로 냄새민원에 대해 축산농가들의 개선을 강제한다던지, 축산분뇨를 정화처리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정화수의 수질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2019년부터 총질소함량을 기존의 500ppm에서 250ppm으로 허용수준을 낮춘다고 한다. 인근의 중국에서는 ASF(african swine fever)가 중국전역에서 발생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돈열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겨울이면 가금류에서는 AI, 양돈에서는 PED가 발생하여 수많은 이유자돈들이 폐사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국내 돈가가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2017년에 수입된 돈육이 37만톤이었는데 2018년에는 46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우는 이미 적정 사육두수를 넘어서 2019년 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