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산지가격이 2년 연속 호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걱정 또한 적지 않다. 축산물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할땐 외국산 축산물수입에 대한 충격이 적었다. 축산물시세가 호황세인 최근들어 호주산 생우수입이 재개되는가 싶더니 가격안정방안의 일환으로 미국산과 브라질산 닭고기도 곧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도 정밀조사결과 문제없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빠르면 연말께는 빗장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축산물수입은 관세에 의한 제어장치가 있다고 해도 사실상 전면 개방된 상태다. 하지만 수입개방이후에도 국내 축산업은 큰 타격없이 꾸준하게 질적인 성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도미노처럼 번진 영세양축농가의 축산경영 포기라는 아픔을 딛고 규모화 즉 전기업형태로 발빠르게 전환해 왔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축산업이 국제경쟁의 체질을 어느 정도나마 갖추는 단계에서 가축질병문제가 당초 예상대로 결정적인 취약점으로 노출되고 있다. 혹자는 축산물시세가 장기간 호황세를 유지하자 국제경쟁력에 자신(?)이 있다며 성급한 판단을 하기도 한다. 축산업계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축산물시세가 호황세에 있는 것은 수급불균형에 기인한 것이지 국제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은 넌센스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한국 축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리 고유의 가축인 한우의 유전적 장점은 물론 외국 것에 없는 것을 보다 발전시키고, 기타 경제가축도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꾸준히 길러 체질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축산물가격이 전반적으로 호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각종 가축질병의 여파라고 지적한다. 축종마다 각종 소모성 질병피해가 심각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폐사축이 증가하고 있다. 가축질병 때문에 미래를 점칠수 없는 한계상황에까지 도달해 있는 것이다. 양돈과 양계분야 질병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아직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백신논란이 들끓고 있는 부루셀라다. 부루셀라는 감염된 소가 매년 증가하고 사람에게까지 감염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부루셀라관련 통계를 보면 2000년 1천2백49두이던 것이 2001년 8백45두로 고개를 숙이는가 싶더니 2003년 1천88두를 기록하는등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통계는 방역당국이 지난해 6월부터 가축시장, 금년 3월부터는 도축장에 출하하는 모든 소를 대상으로 부루셀라검사를 의무화함에 따라 정확하게 노출되기 때문인데 그동안 일선에서 축소했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있다. 수의축산 전문가들은 가축질병을 효과적으로 박멸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방역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축주들의 의식전환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내 농장은 스스로 철저하게 질병관리를 하고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관계당국에 신고해서 화(禍)를 키우지 않는, 이를테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염성 질병을 감추고 병든 가축을 판매하거나 이동시키는 행위가 이나라 축산발전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게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축산의 미래는 질병을 잡는 일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산·학·관의 전문가집단이 축종별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질병을 예찰하고 발빠르게 대책을 강구하는 시스템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질병에 따른 축산업의 피해가 얼마나 될지, 축종별로 질병피해를 파악하고 각종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수의축산분야가 풀어야 할 현안중의 현안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