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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장단백질 사료업체의 억울함

사료에서 검출된 ASF 유전자는 바이러스 DNA 흔적일 가능성, 감염력 여부 추가 검사가 필요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원인으로 돼지 혈장단백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사료업체가 지목되면서 업계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핵심 쟁점을 짚으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료에서 검출된 것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아닌 유전자(DNA) 흔적일 수 있고, 감염된 돼지가 도축장 검역을 통과한 시스템의 구멍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월 20일, 방역당국은 사료원료(돼지 혈장단백질) 제조업체에서 의뢰한 보관 시료 2건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충남 홍성의 양돈농가 보관 배합사료에서도 ASF 유전자가 확인됐다. 사료 원료·제품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국내 첫 사례였다.

문제는 이 검사의 성격이다. PCR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DNA 잔존 여부)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해당 바이러스가 살아있어 실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는 판별하지 못한다. 감염력을 판단하려면 세포에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하는 TCID(조직배양감염량) 검사가 필요하고, 결과 확인까지 최소 1~3주가 걸린다.

문제는 이미 혈장단백질 생산업체가 이번 ASF발생의 원인제공자로 낙인이 찍혀버린 것이라는 점이다. 업체들은 한순간에 파산 위기에 몰렸다.

혈장단백질은 돼지의 혈액을 고온 분무 건조(최고 230℃)하는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이 고온 과정은 대부분의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도록 설계된 것으로, 실험 결과 분무 건조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된 상태다.

즉, 제조공정 자체는 바이러스 사멸을 전제로 한 시스템이다. 더욱이 사료업체는 국가가 허가한 도축장에서 나온 원료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었을 뿐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오염 경로의 출발점이다. 혈장단백질의 원료는 도축장에서 나오는 돼지 혈액이다. ASF에 감염된 돼지가 국가의 도축장 검역 시스템을 통과해 정상적으로 도축되고, 그 혈액이 재활용돼 사료 공급망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오염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한 수의방역 전문가는 "감염된 돼지가 도축장 검사관의 감독 아래 정상 출하·도축됐다면, 그 혈액을 원료로 사용한 사료업체는 피해자의 위치에 더 가깝다"며 "방역망의 공백은 도축 전 검역 단계에서 이미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의 발표 이후 해당 혈장단백질 원료를 사용한 사료업체는 전국 공장 및 하치장 보유 재고 전량(약 250톤)을 하루 만에 전량 회수하고, 양돈장에 남아 있던 자돈사료도 모두 수거했다. 관련 사료 355톤에 대한 폐기 명령도 이어졌다.

업체는 확정적 결론도, 정상화의 기약도 없는 상태에서 막대한 경영적 타격을 감내하고 있다. 더불어 '원인 제공자'라는 사회적 낙인까지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정부 역시 현재 사료관리법에 따른 유해 물질 사용, 기준·규격 준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며, 위반이 확인되면 제조·판매 금지, 영업정지 또는 형사처벌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감염력 확인이 이뤄지기도 전에 처벌 수위를 먼저 논의하는 구조 자체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태는 민간 업체의 문제이기 이전에, 감염돈이 도축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국가 방역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시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도축장 검역 체계의 강화와 함께, 원료 단계에서 업체가 자체적으로 바이러스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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