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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시대 양돈산업, 선제적 대응 필요

  • 등록 2025.09.24 12:50:08

 

김 현 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최근 강릉에서 불거진 극심한 가뭄은 물 부족이 단순히 인간 생활의 불편을 넘어, 축산업의 존립 기반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된다.
물 부족은 인간을 위한 생활 용수 감소 뿐만 아니라 폭염 및 열대야와 맞물려 임신 모돈과 자돈 등의 폐사 원인으로 특히 양돈 농가에 많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물은 축산업에 있어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이며 무엇보다도 양돈업은 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이다. 한 마리 성돈이 하루에 섭취하는 물만 10리터 이상이며, 특히 포유 모돈은 더 많은 물을 섭취한다. 추가적으로 세척, 소독, 분뇨 처리까지 고려하면 양돈에서 물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이번 강릉 물 부족 사태는 물 부족이 현실화될 경우 양돈업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양돈업은 많은 부분 물 의존 구조를 지닌다. 돼지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여름철에는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수분 섭취가 줄어들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성장률이 떨어지며, 심하면 폐사로 이어진다. 또한 분만사·자돈사에서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인데, 세척과 소독에 물이 제한되면 설사병, 호흡기 질환 등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더 나아가, 분뇨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세정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냄새와 환경오염 문제까지 발생한다. 즉, 물 부족은 생산성 저하와 질병 확산, 환경 갈등이라는 삼중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위기는 앞으로 물 부족 문제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과 폭염은 물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공급은 줄인다.
강릉 사례처럼 단일 상수원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조금만 강수량이 줄어도 바로 농축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특히 양돈장은 대규모 집약형 시설이 많아, 급수 차질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물부족에 의한 양돈산업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적인 대응 전략으로 수자원 다변화를 들 수 있다. 단일 저수지나 지하수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는 것이다. 지자체 및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빗물 저장조 설치, 정화수를 활용한 재이용, 공공 하수처리장 방류수 활용 등 다양한 대체 수원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다.
물 절약형 사육 관리 또한 한가지 대안이다. 음수 관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가축의 음수 패턴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 이상으로 물이 낭비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또한 노후된 급수라인에서 발생하는 누수·낭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물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초기 투자 비용과 기술적 부담이 따를 수 있지만, 분뇨·폐수의 재자원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양돈 분뇨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단순히 오염원이 아니라 잠재적 자원이다. 적절히 정화·소독하면 세척수로 재활용할 수 있고, 이는 물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물 부족 문제를 개별 농가가 홀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그리고 지역 단위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으로 지역 단위에서 축산농가 공동 급수·정화 시설을 구축하고, 지자체 차원에서 위기 시 긴급 급수를 지원하는 체계의 확립은 물부족 대응 방안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는 기후 위기 시대의 ‘축산업 안전망’이자, 지역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물 부족은 더 이상 예외적 상황이 아니다. 기후 위기 시대, 양돈업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물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강릉의 사례는 단순한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축산업 전반에 던지는 경고다. 이제는 ‘사료와 돈사’만이 아니라, ‘물’을 양돈업의 핵심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물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곧 양돈업의 생존 전략이며, 이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양돈 산업의 미래도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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