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수 농림부장관이 지난 4일 축산회관을 찾았다. 박 장관의 이날 축산회관 방문은 신년을 시작하는 첫 행보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장관이 신년 벽두에 축산단체장들을 농림부 청사로 불러들여 축산 현안을 논의한 것이 아니라, 장관이 직접 축산회관을 찾아간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로, 농민 출신 장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새해를 맞아 농정 최고 책임자가 어떤 행보를 하는가는 농축산계의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박 장관의 축산회관 방문이 갖는 의미는 그동안의 관례에 비추어 새롭고 크다 하겠다.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는 축산지도자의 입장은 퍽 고무적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합의이후 미국측의 숱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합의한 위생조건임을 강조하며 한우 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강한 정책적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축산농가들은 박 장관의 그러한 언급에 신뢰를 갖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박 장관의 새해 벽두 축산회관 우선 방문은 우리 축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축산인들과 한 마음 한 뜻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앞으로 경쟁력있는 축산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박 장관이 이날 축산회관에서 축산지도자들과 나눈 대화속에서도 그런 기대감이 읽혀진다. 박장관은 양돈협회 회의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양축가들이 가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식품을 생산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며 축산인들이 그동안 가축을 키우는 사람으로만 남아있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못박고, 분뇨, 위생, 안전성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좀더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친환경, 소비자 시대라는 흐름에 이끌리어 가는 것이 아니라 그런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주도해 가는 축산인들의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또 양봉협회 벌꿀 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생산자 단체 스스로 수준 미달의 가짜 벌꿀을 퇴치하자는 노력이 인상 깊다” 며 축산 농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아울러 이처럼 농가 스스로 노력할 경우 정부도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벌꿀 항생제 분석 장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또한 축산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장관의 정책 소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아무튼 새해는 식육 원산지 표시제 도입, 개정 농지법 발효 등 희망적인 정책도 많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과 미산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완화 요구 등 개방 불안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거기다 새해 경제 전망도 밝지 않아 축산물 소비 회복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박 장관이 축산인들을 먼저 찾고, 축산 현안을 먼저 챙기는 모습은 새해를 시작하는 축산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박 장관의 이 같은 초심이 변함없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