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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농촌진흥청 폐지’방침 철회를 바라며

고 영 두 경상대 명예교수(前 한국동물자원과학회 회장)

  • 등록 2008.02.13 11:52:05
 
일본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우리 국민은 먹을거리가 없어 헤매는 처지에 피비린 내 나는 한국전쟁으로 사람살기는 더욱 어려웠었다. 봄철에 식량이 떨어져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굶어죽거나 굶주린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나이 60이 넘은 사람이면 생각조차 하기 싫은 시절이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 식, 주이다. 그 중에서도 식생활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먹지 않고는 살아 갈 수가 없다. 당시 식량의 해결방안으로 정부에서는 각도에 국립농과대학을 설립하고 중앙관청에 농촌진흥청을 만들어 이농치국<以農治國>으로 국민에게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은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하게 되어 그 지긋 지긋한 보릿고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에 다수확 품종인 통일벼를 육종 보급함으로써 쌀 생산 혁명을 가져 왔었고, 80년대에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고등채소를 재배하여 신선한 채소를 우리 밥상에 놓이게 하였으며, 90년대에는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제 경쟁력 있는 농산물의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연구를 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치중한 정부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이 있어왔으나, 자유무역의 무한경쟁 속에서 농업은 국내에서 외면되고 농가 부채는 점점 늘어나게 되어 전 국민의 70%였던 농업인이 매년 감소하여 350만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차제에 미국, 유럽, 일본 등과 FTA 협정이 이루어지면 더욱 농업인구는 줄게 되고, 우리나라는 식량을 더 많이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중요 OECD 국가들의 식량 자급률을 보면 미국 133.8%, 영국 112.3%, 캐나다 164.6%, 프랑스 191%, 독일 126.4%, 스웨덴 120.1% 로서 이들 선진국은 식량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지구의 온난화로 식량 위기가 도래하고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때에 식량 해결방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우리 농촌은 어느 때 보다 대단히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는 농촌진흥청에 대한 기능이 더욱 필요하고 강화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농촌진흥청 폐지는 식량 안보차원에서 보면 전 국민의 식생활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350만 농민의 생존권을 말살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원회는 농업에 대한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은 현행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과 같이 국가기관 중심으로 농업기술을 개발하여 농민에게 보급시키는 체계이다. 그만큼 이들 나라는 농업의 중요성이나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농촌진흥청을 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하게 되면 당장 농민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술개발이 어려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무상으로 제공하던 국유특허종목이나 국가에서 개발한 신품종 등에 대한 기술료가 발생하게 되어 생산비가 높아져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농촌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농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은 뻔한 사실인데 식량 안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농업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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