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축산회관 소회의실 <주최> 축산신문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수출협의회 <참석자> 장성훈 회장/종돈수출협의회 이석주 회장/태흥종축 이경록 대표/문경FINE 박봉균 교수/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서재호 사무관/농식품부 축산정책팀 김도순 사무관/국립수의과학검역원 김윤식 부장/종개협 종돈개량부 수년간 지속돼온 민간차원의 종돈수출 노력이 최근들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하지만 종돈수출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적잖은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본지에서는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수출협의회와 공동으로 종돈수출의 필요성을 재조명하는 한편 그 현황과 전망을 토대로 활성화대책이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의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김윤식 부장=그동안 해외시장 개척노력이 어떻게 이뤄졌고 그 성과는 무엇인지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에 태국에 한국산 종돈 79두를 수출, 현지에서 검정 및 경매를 실시했다. 이를 담당한 태국 카제사트대학교 수리수완교수에 따르면 검정성적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찰두수가 많았는데 이는 랜드레이스와 요크셔는 모계를, 듀록과 버크셔는 부계를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추세와는 달리 당시 수출돈 구성이 백색계 수퇘지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현지인들은 아직까지 검정성적 보다는 체형이 종돈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으며 강건성이 특히 중요시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퇘지의 경우 근육형 선호도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 태국수출을 통해 큰 경제적 이익은 없었지만 객관적인 평가에서 한국산 종돈의 유전능력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필리핀에서 시장개척활동이 전개돼 현지업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직후 필리핀 종돈업계로부터 공식초청을 받아 한국의 개량시스템을 소개, 미국 보다 높이 평가받기도 했다. ■장성훈 회장=종돈수출을 위해서는 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련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만의 관심으로 그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종돈수출협의회를 통해 수년간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지난해부터 수출이 이뤄지는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 자체를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현지여건에 적합한 종돈을 생산한다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방문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지 검정소 입식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동남아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가 수출여건이 비슷했다. 특히 꾸준히 노력해온 덕분인지 몰라도 한국종돈 수출에 대해 현지 공무원과 학계 등 유관기관의 호응이 좋은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해외시장은 우리나라 비수기의 대체 수요처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때문에 초창기에는 다소 적자를 보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 최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수출단가도 상당히 높은 수준인 만큼 동남아지역과 마찬가지로 적극 공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협조만 뒷받침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석주 회장=2년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전개된 시장개척활동에 참여했는데 한국산종돈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지 시장특성과 열악한 시설환경 등을 감안할 때 실제로 수출로 연결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수출에 대한 접근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국내 개량기반부터 더욱 공고히 하면서 점차 단계를 밟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한국형 종돈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 차원에서 종돈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8년이라는 시간이 투입된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산·학·관·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GGP농장을 3개 정도 만들고 좋은 돼지를 도입한다면 수년내에 원하는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럴경우 각 종돈장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종돈수출을 기대할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수출대상국이 선호하는 유전능력을 갖춘 종돈의 공급도 보다 수월히 이뤄질수 있을 것이다. 후속관리방안 병행…현지 홍보·교류 지속돼야 종돈장 참여 확대·정부 과감한 지원 뒷받침을 ■이경록 대표=종돈 수출은 ‘선택’ 아니라 ‘필수’ 라는 인식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종돈개량을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돈군 사이즈를 유지해야 하지만 국내시장이 한정돼 있는 만큼 나머지는 수출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다시말해 종돈수출은 국내 개량기반 확보를 위한 ‘활로’인 셈이다. 물론 종돈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국가간 검역협정을 위한 돈열청정화가 시급하다. 태국에 수출할 때도 돈열 문제로 애를 먹기도 했다. 두 번째는 돼지고기 소비패턴이 다르다는 점이다. 동남아지역의 경우 근육형 돼지를 선호하다보니 우리와는 개량방향 자체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종돈선발시에도 내수용외에 수출까지 감안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철저한 수출시장조사가 전제돼야 한다. 그 다음이 현지인들이 관심을 가질수 있는 유전능력에 초점을 맞춘 한국산종돈에 대한 홍보다. 이는 정부 지원 없이는 힘들다. 보다 과감하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불가능은 없지 않겠나. ■박봉균 교수=상시모돈수가 1백만두에 불과한 국내 시장규모는 앞서간다는 40개 종돈장만으로도 너무나 적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종돈수출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양돈수준을 감안할 때 종돈수출은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본다. SPF 종돈 등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질병을 다루는 기술은 더 이상 일본으로부터 얻을 것이 없을 정도다. 종축개량 수준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질병의 경우 우리가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동남아지역이나 러시아 등은 아직까지 진단기술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한국산종돈에 대해 오히려 반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질병들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는 열등감이 앞설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나라에 대한 기술이전과 함께 기술습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병행된다면 자연스럽게 수출기반이 조성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베트남에 연구비지원을 하고 있으며 공직에 있는 인물을 교육생으로 받아들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종돈업계의 구조조정 뿐 만 아니라 수출활성화 대책에 접근해 주길 바란다. ■김도순 사무관=최근 3~4년간 동남아 지역 등에 간헐적으로 종돈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위해 많은 교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는 수입위생 조건이 체결된 만큼 올해에는 종돈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수출이 이뤄진 태국의 경우 우리와의 위생조건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인정해 준 것임을 감안,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부대로, 업계는 업계대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검역원에서도 종돈수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지만 문제는 질병관리 부분이다. 수출능력을 갖춘 농장관리가 해당국가의 요구를 만족할수 있어야 한다. 시·군 단위에서부터 넓게는 시·도에 이르기까지 질병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식 부장=태국의 경우 일회성으로 검역이 이뤄졌지만 매년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베트남 역시 현지 검역담당자와의 만남을 통해 PRRS가 음성이라면 돈열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백신을 접종한 뒤 수출을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우리가 희망하는 사항을 가급적 수용하겠다는 분위기인 만큼 질병 때문에 수출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우리와는 다른 돼지고기 소비문화도 종돈수출의 장애물이 되고 있지만 한국산종돈을 접해본 대만이나 베트남 양돈인들의 경우 우리측에 수입을 희망해 오는 등 수요처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종돈수출이 오히려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한국산종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확산시키는 사례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입식농장을 사전에 파악해 사양관리 방법을 가르켜 주는 등 후속관리 대책과 함께 수출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 ■장성훈 회장=종돈수출을 이유로 지나치게 현지시장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등지방이 얇은 종돈이 필요하면 후대가 얇은 것을 선발해서 보내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수출 전용’이라는 접근방법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러시아에서 종돈을 필요로 하다면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종돈을 구입해 개량해 사용하는 체계가 바람직하다. 과거 우리 종돈업계도 마찬가지 아니었는가. 다만 수출이후 후속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태국 수출시 우리측 관계자가 선적에서부터 현지농장 입식이 이뤄질때까지 관리를 함으로써 큰 문제없이 검정과 경매가 이뤄진점을 주목해야 한다. 국내 시장규모론 일정 사육두수 유지 ‘한계’ 동남아, 한국에 호의적…시장개척 노력 결실 ■이경록 대표=수출시장을 감안한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백색계를 중심으로 등지방이 얇은 돼지들이 적지않은 만큼 이를 동남아시장 공략에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이 가진 종돈 중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유전능력의 종돈을 제공하면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동남아 지역에서도 언젠가는 등지방이 얇은 것은 생산성에 문제가 있을수 있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먼저 모돈 만큼은 등지방이 두꺼운 것이 생산성에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시킬수도 있을 것이다. ■이석주 회장=수출전용 종돈장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영리추구를 떠나 확실히 관리가 이뤄질수 있는 GGP 농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곳 한국형종돈개발이나 청정화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 필요하다면 이들 농장에서 등지방 얇은 개체만을 선발해 수출해도 좋을 것이다. 가장 늦은 것 같지만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수출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외국에서 종돈을 수입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제대로된 한국형종돈을 확보할수 있다면 그 효과는 수십년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물론 이를 만족키 위한 GGP농장에 모든 종돈업계의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희망하는 종돈장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면된다. 정부와 공동사업이 돼야 한다는 것은 GGP 농장 운영만으로는 사업적인 측면을 만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봉균 교수=동남아국가들은 한국이 양돈질병이 적은 나라로 알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기술 수준이 우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이 질병을 가지고 있더라도 빠른시일내에 청정화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할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주목할 것은 동남아지역의 이상기후로 인해 현지인들이 양돈질병에 대한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경우 아침 온도가 10℃까지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열대지역임에도 호흡기 질병에 굉장히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현지업계가 적극 대처할수 있도록 기술전수가 이뤄질수 있도록 한다면 종돈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종돈수출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종돈수출사업단’을 구성, 민간 뿐 만 아니라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서 보다 집중적으로 수출길을 모색할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도순 사무관=러시아에서는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에 한해 수출을 허용했다. 최근들어 국가가 아닌 지역단위의 질병관리가 전세계적인 추세다. 따라서 청정화가 이뤄진 지역은 바로 수출이 이뤄질수 있도록 지역화에 기반을 둔 질병관리와 수출대책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수출이 본격화된 이후 국내 종돈장간 과열 경쟁이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질서를 유지할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한편 수출상대국 정부나 관련업계의 한국 초청을 지속적으로 실시, 결과적으로 현지 업계에 ‘지한파’ 를 확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저한 입식이 끝난 이후에도 현지농장에 대한 사후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각종 기술서비스 제공 뿐 만 아니라 문제발생시 책임소재를 가림으로써 한국산종돈에 대한 오해나 부정적시각이 확산될 소지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시장개척활동시 여러나라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선택과 집중’ 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장성훈 회장=수출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질병이다. 이 때문에 수출에 참여하는 종돈장이 제한될수 밖에 없다. 종돈장 청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결과적으로 수출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 ■이석주 회장=똑같은 돼지를 가지고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사후관리 대책부터 확보하자. 물론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현지 생산기지 설립이나 기술서비스 제공 등을 위한 인력파견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떠한 방법이든지 적잖은 예산투입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원대책을 모색해 주길 바란다. ■서재호 사무관=그동안 종돈수출이 조금씩 이뤄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최근들어 종돈업계 차원에서 수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이뤄진 태국 수출이 그 결실이라고 할 것이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기대도 크다. 종돈수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앞서 지적된 대로 종돈수출의 필요성은 누구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는 과거와는 수준이 다르다. 업계가 요구하기 전에 정부에서 먼저 나설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수출활성화에 역량을 집중, 수년내 1백억불까지 수출액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1억불 이상 수출품목이 15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종돈도 포함되길 기대한다. 지난해에 종돈수출을 위해 물류비의 25%가 지원됐는데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홍보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아래 이미 농수산물유통공사로부터 확약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정부에서는 이미 가시화된 부분외에 추가적으로 정책적 지원 방안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다. 업계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