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추 등 생필품 가격이 들썩이자 유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며 홍보에 나서 낙농산업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업계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유값 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는 유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시판우유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서울우유를 비롯해 남양, 매일, 빙그레 등 상위 4개 업체가 9∼14% 정도의 가격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255억원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는 “채소류 등 소비자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유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서민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했다”며 “전체 소비자물가는 1.1% 상승한 반면 우유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9%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왜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유업체들이 이 같이 자발적으로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일까? 이와 관련 연초 52개 물가관리 품목에 포함된 낙농제품을 희생양으로 삼아 다른 품목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는 게 낙농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그 동안 공정위는 지난 2008년 기본원유가 인상 이후 유업체들이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과 관련 가격 담합 행위를 조사 중에 있었다. 또 제품인상 가격 건은 물론 학교우유급식 가격 결정에 대한 담합행위, 군납우유 민간 시장 개방 등 낙농과 관련돼 전 방위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이 처럼 유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향후 담합행위에 대한 조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