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배합사료업계는 한마디로 평년작을 웃도는 ‘우수작’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고곡가 행진과 구제역·AI발생, 환율의 불안정 등 여러 변수가 있었으나 사상최대의 사육두수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이를 극복하고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배합사료업계를 울리고 웃게 하는 요인중에는 국제 원료가에서부터 환율, 해상운임, 생산량 등이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결산해 본다. 오리사료시장 급성장…낙농은 사육심리 위축 축소 국제곡물 수요 늘며 투기 급증…원가 상승요인으로 후반기 사료가격 인상 계획 구제역 발병으로 억제 ■배합사료 생산부문 올 3/4분기(전체량은 시점 상 아직 집계가 안 됨)까지의 국내 배합사료 전체 생산량은 1천2백85만4천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천2백15만9천톤에 비해 5.7% 증가한 것으로 기대치를 상회하는 물량이다. 사실 연초에 발생한 포천발 구제역으로 축산·사료업계에 적신호를 보였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적지 않은 폭의 증가를 나타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금년도 총 배합사료 생산량은 1천7백30여만톤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면서 2007년도 1천6백만톤을 기록한 이후 불과 3년만에 100만톤이라는 증가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11월말에 발생한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북지역·경기북부지역에서의 구제역으로 사상 최대(18만여두)의 가축이 살처분되는데 따른 후유증이 염려되고 있다. 축종별로 봤을 때 특이사항은 오리사료 시장이 급성장 했다는 점이다. 오리 생산액이 2조를 넘보는 시장 상황에서 오리사료 시장의 급성장이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장 변화로 인한 앞으로 오리사료 시장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양계사료의 경우는 전년 대비 3.0%의 증가율을 나타냈는데 이는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던 HPAI가 올해는 발생하지 않은데 따른 닭고기 소비증가와 사육심리 안정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양돈사료도 연초부터 발생한 구제역으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방역당국과 축산사료업계의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량이 오히려 전년대비 3.4%나 증가한 안정세를 유지했다. 반면 낙농사료의 경우는 지난해 4.3% 감소에 이어 올해도 전년동기 대비 2.3% 줄어 사육심리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육우사료는 전년동기보다 10.1%라는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 쇠고기이력추적제라든가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등 제도가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현재 한육우와 양돈사육 두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주지하다시피 한육우사료와 양돈사료 부문에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닭도 마찬가지로 지난 9월을 꼭지점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HPAI 발생 여부가 사육마리수에 절대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한·미FTA와 한·EU FTA 체결에 따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 사료원료 가격·환율·해상운임 동향 ◆사료원료 가격 동향 국내 배합사료산업은 한마디로 국제 시세에 의해 시장 상황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해외의존율이 90%를 웃도는 우리의 경우는 더욱 더 그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제 곡물가의 변동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데 이렇게 민감하게 된 데는 큰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증산정책에 의한 옥수수 수요가 급증한데다 신흥경제부국들의 곡물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곡물 상품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서 본격적인 고곡가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따라서 국내 배합사료산업은 이미 수출·입국들의 수급과 더불어 유가와 환율의 변동을 따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국내 배합사료업계의 영원한 과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료용 곡물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옥수수는 미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89%, 수출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의 2010년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대비 3.4% 감소하고, 총 소비량이 에탄올용 및 사료용 소비증가로 전년대비 3.0% 늘어나면서 기말재고량이 전년대비 47.2% 감소한 2천3백만톤에 불과, 소비량 대비 재고비율이 6.7%에 그치면서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런 재고율은 FAO 권장 재고율보다 16∼17%나 밑도는 물량이다. 이런 낮은 재고율의 원인은 파종기 및 생육기의 지나친 가뭄과 높은 기온, 수확기의 잦은 강우로 단위당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영향으로 2010년 11월 현재 주요 원료 가격을 보면 옥수수 가격은 302달러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2008년 4월의 420달러와는 큰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2009년 11월과 비교하면 무려 29.2%나 상승한 가격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난 8월 100년만의 가뭄에 시달리던 러시아가 곡물수출을 전격 중단하면서 빚어진데다 옥수수 재고율이 위험수위에 도달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옥수수 재배면적을 늘릴 것이라는 희소식이 있는 반면 대신 콩 파종 면적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료원료의 큰 축인 대두와 대두박 가격이 올라 결국 국내 배합사료업계와 축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같을 수 밖에 없어 우리나라와 같은 곡물 수입국들에게는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환율(원·달러)동향 무엇보다 배합사료가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환율의 변화에 우리나라로서는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고곡가가 형성되는 가운데 환율마저 상승했다면 국내 배합사료업계와 축산업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했을 텐데 환율의 안정으로 국내 사료업계와 축산업에도 안정을 가져올 수 있게 됐다. ◆해상운임 동향 사료원료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동안 폭등했던 해상운임이 2009년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2009년 이후 금융위기 당시 미뤄졌던 신조선 선박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국내 배합사료업계 동향 국내 배합사료업계는 어쨌든 대내외적으로 구제역이다 국제 원료의 고곡가 행진이다 하여도 경영의 어려움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후반기 들어 고곡가 행진으로 다소 여유롭지 못해 사료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였지만 또 다시 구제역 발생이라는 악재를 만나 사료가격 인상 계획을 당분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2011년 초 한 자리 수로 인상을 해야 되지 않겠냐는 입장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그마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배합사료업체들은 올해들어 7월에 1차례에 걸쳐 5% 인상을 단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