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e축산뉴스 기자]
<남성우 농협축산경제대표 · 홍혜걸 의학박사>
대한민국 축산업은 양질의 단백질을 국민 식탁에 제공하면서 체위 향상과 강한 체력을 만드는데 기여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만을 강조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축산식품이 과연 인체에 유해한 것인지, 축산인을 대표하는 남
성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와 의학전문기자로 명성을 얻고 있는 홍혜걸 의학박사의 대담을 통해 알아봤다. ‘축산물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식품인가’를 주제로 한 대담은 지난 14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진행됐다.
■사회 : 장지헌 축산신문 편집국장
- 최근 들어 축산식품이 인체에 해롭다는 유해론이 적지 않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축산식품 유해론에 대한 견해는.
▲홍혜걸 의학박사=안타까운 일이다.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한국사회서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면 애국하는 것으로, 정의로운 것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너무 팽배해 있다. 인간을 배제한 환경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축산식품에 대한 유해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같다. 가축 도축에 대한 문화적 가책과 정서적인 것이 맞물려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
▲남성우 농협축산경제대표=일부의
편향적인 시각이 부각되면서 축산식품을 부정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축산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인식이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 80년대 한때 채식주의가 만능인 것처럼 사회적인 붐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먹을거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일어나는 일이다. 축산식품이 비만과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크게 잘못된 일이다. 정확하게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
▲홍=선정적인 보도방식도 문제다.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지 못할 것을 먹고 있는 것처럼 하면 안 된다. 허용기준치 안에 있는 것은 이해해야 한다. 완전무결한 먹을거리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100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 국민의 활기찬 삶과 건강에 축산식품이 얼마나 기여했다고 생각하는가.
▲남=과거에는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외국과의 경기에서 늘 후반전에 체력이 달렸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 90년도까지만 해도 일본인의 평균 신장이 한국인보다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 축산업이 제대로 발전한 시기 이후인 2000년도에는 역전됐다. 2005년 만 17세 남자를 기준으로 한국인 평균신장이 173.6㎝로 일본인 170.8㎝ 보다 크다. 한국인들이 잘 클 소양이 있음에도 발현이 안 되다가 축산부양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아이들의 키가 커지기 시작했다. 키만 커진 것이 아니고 평균수명도 늘었다. 80년대 한국인 남녀 평균 수명이 64.6세였지만 2010년에는 79.4세로 늘었다. 축산식품이 기여한 것이다.
원시시대 육류를 주로 섭취하던 사람들이 농경사회가 되면서 곡물이나 채소를 먹기 시작했다. 원천적으로 고기를 먹도록 되어 있는 것이 인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너무 편향적이고 모순이다. 육류와 채소를 적당히 균형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옳다.
▲홍=우리 몸에서 단백질은 시멘트 역할을 한다. 체격이 건장해진 것은 단백질 섭취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 70~80년대만 해도 중요한 날만 고기를 먹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당히 자주 다양한 방식으로 축산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축산인들은 국민 건강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성인병의 이유는 육류 외에 다른 먹을거리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원시사회에서는 사냥으로 먹을거리를 구했다. 인체의 유전자, DNA는 백만 년 전과 똑같다. 축산식품을 먹는 것은 우리 몸의 설계도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도 육류 섭취량이 많이 부족하다. 환경이나 이데올리기 또는 스스로의 기분 때문에 인체에 맞지 않는 채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 대표>“축산부양 본격화되며 체력 증강…평균 신장 커지고 수명도 늘어
우리나라 육류 소비량 OECD 국가중 최하위 수준”
<홍 박사>“인간의 유전자, 즉 DNA는 백만년전 수렵 인류 그대로
세포 세대교체 위해 단백질 필수 …‘육식’은 섭리대로 사는 삶”
- 홍 박사께서는 특히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축산식품 섭취가 더욱 중요하다고 여러 자리에서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한다면.
▲홍=의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현대인의 수명
이 늘었다. 한국인 평균이 80세인데 보통 평균보다 5~10년을 더 산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사는 것 보다 활기 있게 사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단백질이다. 우리 몸의 피부세포의 수명은 28일, 근육세포는 4개월이다. 28일 후면 눈에 보이는 외양은 그대로지만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새로운 것인 셈이다.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인체 세포의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단백질이다. 면역 즉 항체 원료도 단백질이다. 미국인들이 육식을 주로 하는데도 타임지에서는 붉은색 살코기 더 먹으라고 권장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항체를 만들고 세균을 퇴치하는 역할도 단백질이 담당한다. 채식만을 고집하면 혈관은 깨끗할지 모르지만 인체의 생기는 떨어질 것이다. 골골거리며 오래 사는 것을 선택해선 안 된다.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라토닌도 단백질이 원료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쓰고 남은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축적되는데 비해 단백질은 활기 있게 사는 모든 원천적 영양소이다. 몸의 살점, 근육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 축산식품이다.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고기를 더 먹어야 한다. 기운이 없으면 몸에 난 상처도 빨리 낫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지금 당장 능률을 올리는 효과는 있지만 몇 주, 몇 년 동안 장기적인 저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보면 축산식품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 몇일 밤을 새워도 버틸 수 있는 저력은 육류에서 나온다. 노화를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피로를 이기고 활기 있게 살기 위해서 축산식품은 꼭 필요하다. 육류를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우리 몸의 설계도대로 사는 삶이다.
키가 크기 위해선 무조건 단백질이 필요하다. 칼슘이 철근 역할을 한다면 그걸 채우는 것은 단백질이다. 칼슘 섭취량이 많아도 단백질이 공급 안 되면 성장기에 키가 안 큰다. <B5면에 계속>
- 외국의 축산물 소비와 비교할 때 우리의 축산물 소비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남=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41.4kg이다. 계란은 236개, 우유는 62.8kg을 먹었다. 일본이나 중국보다 적다. 미국은 우리의 세배를 먹는다. OECD 국가 중 터키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육류 소비량은 최하위 수준이다. 그럼에도 채소를 더 많이 먹으라고 하니까 답답하다. 축산식품은 적당히 균형 있게 더 먹어야 한다.
- 일부 의사나 한의사들이 축산물을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홍=아마도 모든 의사나 한의사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영양섭취에 대해 제대로 알면 균형 잡힌 식단을 얘기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육류 섭취는
아직 부족하다. 대부분의 의사들도 여기에 공감할 것이다. 일부 의사들이 국민들의 환경생태주의에 편승해 채식을 주장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극단적인 채식을 주장하거나 고기를 먹으면 큰 병에 걸릴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식량안보 차원 축산기반 유지…국내산 적극 애용해야”
<남 대표>“지구촌 축산물 수요 급팽창
돈 있어도 세계시장에서
육류 구하기 어려운 시대 올 것”
<홍 박사>“행복 호르몬도 단백질이 원료
채식만 고집하면 생기 떨어져
육식 패턴, 일정하게 유지해야”
- 축산물을 섭취하되 꼭 우리 축산물을 강조하는 이유는.
▲남=외국산 축산물의 안전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상당부분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광우병 발생국가도 있고 벨기에산 돈육의 다이옥신이나 중국산 분유의 멜라민 등이 그 사례다. 이런 일들은 우리 국민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가 먹을 것은 우리가 확보하는 것이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시장 개방론자들은 곡물을 수입해 만든 비싼 축산물을 먹지 말고 수입 축산물을 먹으면 환경도 깨끗하다고 하는데 위험천만한 주장이다. 우리의 자급률이 떨어지면 국제적인 부족 현상이 빚어질 때 어떻게 하겠나. 현대사회는 의식주가 아닌 식의주다. 안 먹고는 못산다. 식량안보 차원서 축산기반이 유지돼야 하고 그런 의미서 국내산을 소비자가 애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농업 생산액 중 축산물 생산액은 42%로 성장했다. 농촌경제서 축산비중이 크기 때문에 축산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농업, 농촌이 황폐화된다. 식량안보, 환경보전, 국토보전 차원서도 축산기반은 중요하다.
▲홍=식량안보에 접근할 때 보통 곡물을 얘기하는데 탄수화물은 꼭 쌀 아니더라도 달리 확보할 방법이 있지만 단백질은 루트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산 축산물 생산기반이 중요하다. 국내 시장의 경쟁력이 커져야 환경이 좋아지고 가격도 싸지는 등 선순환이 될 것이다.
▲남=세계시장에서 육류를 구하기 어려운 시대가 곧 온다. 중국 인구는 13억, 인도는 11억 인구를 갖고 있다. 이들 국가는 소득향상으로 단백질 식품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특히 중국은 블랙홀 수준이다. 옥수수를 수출하던 중국이 이제는 축산물 생산을 위해 수입한다. 따라서 돈 있어도 축산식품을 세계시장에서 구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FMD로 인해 돈가가 치솟자 냉장돈육을 수입하려도 해도 많이 못 들여온 사례가 있지 않나. 국내 자급률 유지가 중요한 이유다.
- 축산물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한 것 같다.
▲홍=단백질은 일정기간 이상이면 몸 밖으로 빠져 나간다. 이런 점을 고려해 소비 패턴을 바꿔야 한다. 지금처럼 너무 갑자기 많이 먹고, 안 먹을 때는 전혀 안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상시 섭취로, 매일 조금씩 먹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태우지 않아야 한다. 구워서 먹을 때는 채소와 마늘을 같이 먹도록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삶아서 먹는 것이다. 샤브샤브나 보쌈은 상당히 인체에 좋다.
▲남=계란이 콜레스테롤 덩어리라고 하는데 매일 2개 이상 먹어도 이상이 없다. 한 번에 왕창 먹기보다 식단을 골고루 해줄 필요가 있다. 해외가보면 계란, 우유, 햄, 소시지로 아침을 먹는데 우리는 아침 안 먹고, 점심이나 저녁 때 고기를 몰아서 먹고 지방으로 가는 것을 걱정한다. 육가공품 소비확대를 위해 보다 홍보를 집중할 필요를 느낀다. 육가공품 소비는 우리나라의 경우 15% 수준으로 너무 적다. 저지방육을 활용한 요리방법이나 육가공품을 개발하면 훨씬 좋고 건강하게 육류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에게 우리가 먹는 방법도 홍보해야 한다. 꼭 최고 등급이 좋다고 강조하기보다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홍=붉은색 살코기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철분이다. 임신부나 생리를 시작하는 여학생은 꼭 붉은색 살코기를 먹는 것이 좋다. 화이트미트가 좋다는 것도 동물성 지방이 적다는 이유일 것이다. 붉은색 살코기는 비타민B도 많고 철분도 많은 영양의 보고다. 저지방육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바뀌는 것이 장기적으로 축산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앞으로 축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축산농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홍=축산인들은 국민건강을 책임져온 애국자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축산인들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무기인 단백질, 즉 식량무기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특히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산식품이며, 단백질은 곧 행복한 건강을 지탱해주는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범 축산업계의 캠페인도 필요하다.
▲남=우선 우리 축산업이 FMD나 AI 등으로 위기를 겪을 때 함께 불편함을 감수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UR, WTO를 겪으면서 한국축산인 망한다고 했을 때 축산인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사랑으로 축산업은 더욱 발전하고 축산인들도 생업에 계속 종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축산은 농업, 농촌의 기둥산업이자 국민 건강, 식량안보차원서 꼭 지켜야 하는 산업이다. 범 축산업계 종사자 모두가 최선을 다해 국민이 원하는 위생, 안전, 맛, 품질, 가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부에서 축산이나 축산식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지만 축산인들은 앞으로 배전의 노력으로 냄새 안 나는 축산, 친환경 축산으로 국민에게 더 가까운 축산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금 UR 보다 더 큰, FTA라는 개방의 파고가 다가오고 있다. 큰 어려움에 직면한 축산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이 지금까지처럼 사랑과 성원을 해주길 기대한다. ■기록 정리: 신정훈 ■사진: 김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