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인해 국내 돼지사육두수의 30%이상이 매몰되고, 소도 십 수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가 품귀현상을 빚고, 우유는 학교급식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 원상회복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은 눈에 보이는 피해가 아닐 것이다.큰 일이란 무엇일까? 열거하자면 국민여론과 축산내부의 문제다.구제역 발생이후 축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초기의 동정론에서 점차 곱지 않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진 구제역 발생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축산인들은 피해보상이라도 받지만 자신들은 아무런 구제조치가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여론은 매몰가축의 침출수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하는 장관이 축산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축산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식의 축산비하발언을 서슴없이 해대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양식을 의심케 하는 말이지만 싸늘해지고 있는 시중여론과 맥이 닿아 있다고 봐야 한다.위기에 처한 한국 축산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답은 구심점 부재 그 자체다. 각개약진과 반목만 있지 협력
양돈인 윤희진, 그는 여느 양돈인과 뭔가 달랐다. 80년대 초반 기자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007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요즘에도 그는 늘 고급 정보가 많이 들어 있을 성 싶은 손가방을 들고 다닌다. 물론 그가 그런 가방을 들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손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 우선 상기(想起)되는 것은 아마 그 첫 인상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 지적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도대체 그가 늘 들고 다니던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그의 강한 지적 카리스마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본지에 26회에 걸쳐 연재된 그의 이야기(Story)-‘나의 꿈, 나의 열정, 브라보 양돈인생’을 읽다보니 그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리는 듯 했다. 아마도 80년대 초반 그가 들고 다니던 007 가방엔 그의 꿈이 가득 들어 있었던 듯 싶다.그는 용인자연농원에 입사, 대한민국 근대화·산업화의 전설인 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경영 철학을 접한데 이어 선진축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그의 표현대로 원칙을 고집하며 원없이 땀 흘리며 계열화 사업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켰다. 그리고 독립의 길을 나섰다. 기자가 그를 인상 깊게
지난해 안동발 구제역 발생 소식이 알려지기 열흘 쯤 전인 11월 18일. 동물유전육종연구회 주최 ‘한우 개량 현황 및 발전 전략’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천안 소재 농진청 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정문을 들어서며 철저한 차단 방역에 놀란 적이 있다.그동안 축산 관련 기관에서 나름대로 철저한 방역을 기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더욱이 그 때는 연초부터 구제역이 발생.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막 청정국 지위를 회복(9월)한 터라 질병 방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단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은 했다. 하지만 방역은 상상 이상이었다. 정문에 다다르자 출입하는 차를 완전히 정지시키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한 다음 소독실에 들어가 온 몸을 소독케 했다. 이어 다시 차를 타고 정문을 통과하며 차량을 흠뻑 적시는 소독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심포지엄이 열리는 대회의실로 갈 수 있었다. 철저한 방역이라고 해봐야 정문을 통과하면서 차량을 소독하고 차량에서 내린 다음에는 건물 입구에 설치된 발판 소독기로 신발을 소독하는데 그칠 것으로 생각했던 기자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만 하면 구제역이
2011년도 한우자조금사업 예산안이 조만간 통과될 예정이다.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남호경)는 지난해 예정됐던 2011년도 예산안 결의를 위한 대의원 총회가 구제역 발생으로 무산되면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표류했다.하지만 최근 더 이상 예산안 통과를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서면을 통해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예산안을 의결키로 하고 이를 추진했다. 관리위에 따르면 현재 유효 정족수는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의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은 후 예산안을 통과하고 추후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올해 사업 예산에는 구제역으로 인한 한우산업의 후속 조치 등에 특별 예산이 대폭 지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된 가축마리수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00만두를 넘고, 이로 인한 손실이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하고 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18일 오전현재 살처분 가축마리수는 210만4천여마리이며, 여기에 생계를 의지해온 4천400여 양축가가 애지중지 키워온 산 생명들을 꽁꽁 언 땅에 묻어야 했다. 농가의 재산목록1호인 소 13만4천여마리, 돼지는 우리나라 전체 사육두수의 20%가 넘는 196만마리가 이 땅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매일 갱신되고 있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야말로 대재앙이다.이처럼 미증유의 재앙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할 일은 우선 급한 불부터 끄는 일일 수밖에 없다. 집에 불이 나 평생을 일궈온 재산이 불타고, 온 가족의 꿈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화재의 원인을 따질 겨를이 없는 것이다. 사실 지금은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며 시간을 허비할 시기도 아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탓할 대상이 보이지도 않는다.지금 축산인들은 혹시라도 구제역바이러스를 묻혀 올까봐 한 달 이상 바깥 출입은커녕 농장출입 조차 못하거나, 살처분이란 날벼락을 맞고 망연자실해 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관계부처는 물론이고 방역당국과
구제역과 전쟁 속에서도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연말 백신으로 구제역과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지만 아직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예년 같았으면 우리 가슴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올해는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 희망으로 가득차 있어야 할 그 자리에 근심과 걱정이 적잖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구랍 29일 현재 양성으로 판명된 구제역 건수는 60건이다. 살처분 매몰 대상 가축은 한우 6만여두, 돼지 45만여두로 모두 50만두를 넘었다. 이는 한우 사육두수의 2%, 돼지 사육두수의 5%다. 건수보다 심각한 것은 경북에 이어 경기 강원 인천으로 번지더니 급기야 충북까지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족처럼 키워왔던 가축을 땅에 묻어야하는 축산농가들의 가슴은 미어지고, 농림수산식품부, 검역원, 방역본부, 지자체, 축협 등 방역 관계자들의 몸과 마음도 지칠대로 지쳐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구제역 경계지역 밖의 축산농가나 축산 전후방 관계 종사자들도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기다 구제역으로 많은 지자체에서 해맞이 행사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함에 따라 지역 경제마저 위협을 받으면서 축산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마저 있어 축
구제역이 경북 안동 예천에 이어 경기북부는 물론 그동안 청정 축산을 자랑했던 강원지역으로 까지 확산되자 마침내 백신 정책을 확정한 지난 22일 인터넷에는 예방 살처분 당한 한 축산인의 아들이란 이름으로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파주에서 13년간 한우를 사육해온 농가로서 121마리를 살처분하는 과정을 일자별 시간대별로 정리한 이 글은 살처분 농가의 가슴 아픈 사연은 물론 살처분에 임하는 방역 관계자의 애환을 절절히 담고 있었다.“12월 21일 오후 5시 파주시 관계자 방문, 무릎 꿇고 살처분 협조 부탁. 오후 6시 저랑 아버지 동생이 마지막 가는 소들을 위해 고급 사료를 주었습니다. 30대 주부 방역사 살처분 때문에 3일째 밤샘, 주사기 갯수 확인하며 구토를 합니다.…12월 22일 오전 4시 30분 방역 담당자와 파주시 관계자 죄송하다는 말 조심스럽게 하고 돌아갔습니다. 121마리 밥 달라고 울어대던 농장에 적막이 흐릅니다.”지난 달 29일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근 한 달 째다. 그동안 살처분 한 가축이 소 4만6천여두, 돼지 25만 여두다. 살처분 대상 농장수는 소 사육농가가 1천534농가, 돼지가 138농가다. 이 같은 살처분 과정에서 해당 축산농
지난 8일 본지는 그동안 가졌던 좌담회와는 좀 다른 특별한 주제의 좌담회를 가졌다. 특별한 주제란 다름 아닌 축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것이었다.돌이켜 보면 우리는 그동안 오직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찾거나 그때 그때의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올인 해온 것이 사실이다. 80년대는 주기적인 호불황에 대응한 안정화 방안을 찾기에 몰두했고, 90년대는 개방에 따른 우리 축산물의 차별화에 우리 축산의 미래를 걸었다. 이어 2000년대는 구제역, 돼지열병, 광우병 파동에 따라 축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올인 했다. 그리고 2010년대, 오늘을 맞았다. 사실 오늘도 우리는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 외에는 달리 눈 돌릴 틈이 없다.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많은 부분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음을 느낀다. 가축 분뇨에 대한 주변의 인식은 자원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코 너그럽지 않다. 축산 입지난이 심각한 상황에 놓인 것은 바로 이를 반증하고 있다. 최근 구제역 발생에 따른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커질까봐 걱정된다. 그 부정적 인식의 끝은 꼭 이렇게 축산을 할 필요가 있느냐, 수입하면 되
안동 지역에 발생한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 29일 구제역 양성이 확인 된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의심축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그동안 양성으로 확인된 경우만 30건이 넘는다. 그 지역도 안동에서 예천, 영양으로 확산됐다.우리는 지난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2002년에 이어 올해 포천. 강화, 김포, 충주 지역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농식품부, 검역원, 방역본부는 물론 지자체, 축협, 축산관련 단체와 군인까지 동원돼 방역에 나서 최대한 빨리 확산을 막고 기어이 구제역 청정국으로 환원시켰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이번 안동지역 구제역도 조기에 확산을 방지하고 아울러 청정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그러나 그러한 바람 속에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것은 이번 안동지역의 구제역 발생이 갖는 두 가지 특징때문이다. 그 첫 째는 안동지역은 국내 축산입지상 비교적 안전지대로 손꼽혀 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제 국내 어떤 지역도 구제역 안전 지대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동시에 안전지대로 인식해 왔다는 사실 그 자체는 곧 방역의식이 그만큼 철저하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안동
본지가 창간 25주년을 맞았다. 1985년 9월 28일이 창간일이다. 돌이켜 보면 당시 우리 축산업은 농업의 울타리 속에서 농민들의 부업 소득원으로 머물고 있었다. 그 때의 축종별 호당 사육마리수 통계가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즉 한우 2.4마리, 젖소 8.9마리, 돼지 11.4마리가 그것이다. 닭은 그나마 규모화가 빨리 진행되어 산란계는 9천마리를 넘었고, 육계는 4천마리를 넘었다. 국민들의 1인당 축산물 소비량도 쇠고기 2.9kg, 돼지고기 8.4kg, 닭고기 3.1kg, 우유 23.8kg, 계란 7.2kg에 불과했다. 당시 축산물은 그야말로 식품이라는 개념보다는 소득이 높은 부자가 소비하는 사치식품이었다.그런 축산업이 25년이 지난 지금 농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오히려 농업 농촌 발전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변모했다. 축산업 생산액이 쌀 생산액을 앞지른지도 5년이 넘어 이제 농림업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3%로 40%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없어서 먹지 못했던 그 축산물이 이제는 너무 많이 먹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정도로 축산물은 이제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당당한 식량으로 자
(주)고려비엔피(대표 송기연)는 동물약품 업계에서 유일하게 노동부로부터 2010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노사관계 ▲열린 경영과 근로자 참여 ▲인적자원 개발과 응용 ▲복지와 근무환경 개선 ▲노사의 사회적 의무 등 8개 항목을 종합 평가해 선정된다. 고려비엔피는 이번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을 계기로 적극적인 노사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동물약품을 공급키로 다짐했다.
요즘 축산업계에 글로벌 축산기업(대형 팩커)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태평 농식품부장관이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 네슬레와 같은 연매출 10조원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5개 이상 만들겠다’고 언급한 이후 최근 해외 사례 조사를 위한 시찰단을 파견함으로써 더욱 구체화 되고 있다.정부는 지난 달 26일 브라질 JBS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출국한 박현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한 글로벌 축산기업 시찰단이 돌아오는 대로 대형 축산 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시찰단은 이번 시찰에서 브라질 JBS나 칠레의 아그로수퍼 등 외국 축산기업의 발전과정과 농가와 기업간 상생 전략 등을 살핀다고 하니 이들 시찰단이 어떤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할지 주목된다.특히 글로벌 축산기업과 농가간 상생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같은 궁금증은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축산 여건이 다름을 감안할 때 더욱 커진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아마존의 밀림을 불태우고 그곳에 수 만 마리의 소를 한꺼번에 사육하고 도축하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이렇게 축산물이 생산되는 브라질의 글로벌 기업에서 무엇을 벤치마킹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