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악마의 대변인은 카톨릭 교회에서 사용되는 공식적 자리이다. 악마의 대변인은 카톨릭 교회에서 성인(聖人)을 시성(諡聖)하기 위해 논의할 때 그 대상자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그 대상자의 흠결에 대해 주로 주장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실제로는 어떠한 관점에 동의하고 있지만, 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 관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거나 다른 관점을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제 반대자에게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대다수가 놓치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용하다. 어떠한 가치를 공유하는 조직 안에서는 조직원들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같은 의견을 갖고 조직에 대해 비판적 생각을 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인데 이것을 집단사고라고 한다. 집단사고가 발생하면 생각을 공유하지 않는 집단 또는 다른 생각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며 한 쪽으로 기울어진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하기 쉽다. 집단사고의 문제를 보여주는 예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첨단기술인 로켓기술이다. 1986년 1월 28일 발생한 챌린저호의 발사 후 얼마 지나지 않
윤 요 한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오토바이는 도로교통법에서 ‘차’ 에 해당하며 일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면허증을 소지해야만 이를 운전할 수 있다. 최근 신속성을 위해 오토바이를 이용한 각종 배달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심의 도로를 다니다 보면 교통사고 현장이 가끔 관찰되는데 이때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꽤 있다. 배달 오토바이가 도로에서 질주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사고는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교차로에서 아찔한 신호위반은 물론이고 중앙선 침범 심지어 역주행 까지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경찰차가 있어도 개의치 않고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다반사로 본다. 더 놀라운 것은 차도로만 주행해야 하는 배달 오토바이가 보행자와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보행자와 같이 인도에서도 달린다. 참 아슬아슬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대학생 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글을 일간 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이후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거센 항의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의식은 변함이 없다. 이제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지켜야할 교통법규가 있
김 연 화 회장(소비자공익네트워크)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된 지 한 달이 넘었다. 구제역·AI에 이어 ASF까지 발생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축산업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한 특징을 가진 ASF는 돼지에 감염되면 치사율 100%를 보이며, 현재 예방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다고 한다. 정부는 예방적 살처분, 수매, 방역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유통·판매되는 돼지고기는 전혀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지만, ASF에 대한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량 살처분의 현실을 보면 꺼림칙하다. 왜냐 하면 사전 리스크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부정책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소통하는 축산업계의 노력도 매우 부족하고 안이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축산관련 업계에서는 돼지고기의 소비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격할인을 실시하여 소비촉진을 유도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축산식품 선택에 있어 가격의 높고 낮음보다 안전과 위생, 신선도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ASF 예방과 소비자 안전에 대
이 명 지 대표(안씨젠) 중국의 ASF 발생 초기 현지 출장을 마치고 귀국(물론 방역수칙은 과할 정도로 준수했다) 한 이후 유기물 제거와 바람직한 소독방법, 멧돼지 기피제, 안전한 pH(水素ion濃度指數) 조절제를 이용한 바이러스 활성저해 방법, ASF 청정화의 성공사례로 손꼽혀온 체코의 ASF 차단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과 연구를 지속해 왔다. 그렇다고 해도 중요한 수출 파트너였기에 중국의 ASF에 따른 불안감은 쉽게 떨쳐 버릴 수는 없었다. 지난 1년간 중국으로부터 전해들은 현지의 상황도 비관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도 지난 9월17일 ASF가 발생하다 보니 양돈현장에 비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필자가 느끼는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중, 양돈재건 착수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으로부터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재입식 성공사례가 많이 늘었다는 것과 함께 현지 사업파트너를 통해 중국 정부의 양돈 재건사업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이 그것이었다. 이러한 내용을 전해들은 국내 양돈농가들은 한결같이 의아해 하는 반응이었다. “10년간 재입식을 못할 수도 있다”는 근거없는 소문들이 마치 사실인냥 확산되고 있는 게 국내
[축산신문]황병익 회장(한국낙농체험목장협의회)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사육제한거리 규제, 미허가축사 적법화 등 축산업을 둘러싼 각종 정부의 규제들로 농가들이 고통받고 있다. 정부가 축산업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게다가 낙농업의 경우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연이어 체결된 낙농 강대국과의 FTA로 유제품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원유자급률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낙농제도개선을 통한 낙농산업의 체질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낙농가가 먼저 변해야 정책도 뒤따라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낙농제도 개선에 낙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변화를 이끌어갈 것을 제안한다.
김유용 교수(서울대학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 swine fever)이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특별한 방역체계나 차단방역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북한에서 올해 3월 ASF가 발생한 만큼 DMZ을 넘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가 불행하게도 현실화 됐다. 일반인들은 ASF에 대해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데다 일부 비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ASF에 대한 공포감이나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발언을 마구 쏟아내면서 최근 국내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하는 원인이 됐다. 예를 들어 ASF는 공장식 축산의 결과이며, 사람에게도 감염이 되는 질병이므로 돼지고기를 먹으면 사람들도 감염될 수 있다는 등의 잘못된 사실들이 마치 진실처럼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위를 잘 살펴보면 이번에 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에게는 구제역, 브루셀라, 우역 등의 무서운 질병이 있고 닭, 오리 등의 가금류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가 도사리고 있다. 이들 질병이 발생하면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다른 가축들에게 급속히 전파,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락사 시키는 것이다.
[축산신문 기자]김준연 대표 (주)삼원기업 그동안 우려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유입되어 첫 발생 지역인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지금까지 14곳 양돈농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 유입경로 조차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이를 대처한다는 게 그리 쉽지만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특별방역대책 기간이 도래했다. 한마디로 축산업은 매년 악성가축질병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한 만큼, 철저한 차단방역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축산인의 생활수칙이다. 질병 발생이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과 역량을 총동원해 질병 확산을 기필코 막아야한다. 이것만이 축산업 기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계란 유통제도의 변화 최근 계란과 관련한 제도에서 난각에 산란일자 표시가 시행되어 소비자의 알권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가정용 계란 선별포장을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업체에서만 가능토록 하여 계란의 체계적 유통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세척란의 냉장 의무화를 중심으로 계란의 냉장 유통시스템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등,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을 위해 민·관 검사체계가 강화되는 등의 계란의 안전성과 관련한 제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계란의 유통시장의 당면과제 하지만 아직까지도 현행법에서 농가와 계란유통상인 간의 계약이나 가격산정 방법 등에 관한 법률은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구두계약으로 계란 수집 및 가격결정이 이루어지므로 이로인한 농가피해,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지난해 기준으로 90%에 육박하는 대부분의 계란은 계란유통상인(약 2천900여명)에 의해 유통되며 농가로부터 2~3일 간격으로 수집·판매 후 30~40일이 지나야 대금이 정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거래방식의 최대 단점은 별도의 도매시장이나 공판장이 없으므로 시장기능에 의한 공정한 가격이 결정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1. 프롤로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가축 사육환경의 개선과 동물복지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에서도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그 동안 논의에 머물던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동물복지인증제도의 도입이 결정된 2011년, 해외에서는 또 다른 이슈가 생겨나고 있었다. 당시 영국을 포함한 EU에서는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있었으며, 다른 많은 국가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정책의 주요내용은 ‘2012년부터 산란계 케이지 사육금지, 2013년부터 분만틀 사용금지’이었는데 과연 27개 EU 회원국(현재 EU 회원국은 28개국) 전부가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축산농가가 원할 경우 인증을 해주는 인증제도와 달리 EU 회원국 전체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이 기준을 강제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말이다. EU의 동물복지 향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으나 한편으로 과연 일반농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EU의 동물복지 강화 정책이 얼마나 준수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2. EU가 동물복지 선도한다
김 동 균 이사장(前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쌀’은 신성한 존재로 대접받아왔다. 쌀은 이들에게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안전하고 든든한 먹이의 지위를 누려왔으며, 다른 곡류들은 쌀이 지닌 지위를 범접하지 못하도록 ‘잡곡’으로 다루었다. ‘쌀’하면 떠오르는 역사적 인물이 있다. 중국 청나라 때 양곡 대신(大臣)으로 성씨조차 쌀인 ‘미(米)’ 대신이 있었다. 그는 평생을 청백리로 이름을 날렸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던 집은 물론 식솔이나 하인들에게까지 근검절약의 모습만 보이면서 평생을 지낸 ‘모범 공무원’이었다. 그는 죽으면서 자기의 장례방법을 지밀한 심복에게만 일러주었는데, 청백리로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한 자신의 아들에게 조차 일러주지 않았다. 그 당시 아들의 임무는 부패한 관료를 적발하는 것이었으니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할 만한 존재였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참으로 얄궂었다. 아버지의 시신을 싣고 가던 배가 수상하여 적발해보니 소박하게 치장한 큰 관 속은 황금으로 가득했다. 이로써 쌀대감의 신화는 산산조각이 났다. 쌀농사는 우리나라에서도 농업의 중심자리를 차지해 온 사업이다. 학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아, 저 발자국 /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도종환 시인의 시 ‘발자국’이다. 독자의 지나간 시간에 남은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푹푹’ 이라는 의태어를 써서 그 의미가 깊게 그리고 강하게 다가온다. 발자국을 사전에서 찾으면 ‘발로 밟은 자리에 남은 모양’ 그리고 ‘발을 한 번 떼어 놓는 걸음을 세는 단위’라고 한다. 환경에서도 발자국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용어가 있는데 주로 발자국의 두 번째 의미인 단위에 대한 용어로 사용된다. 몇 가지 용어를 살펴보자. 우선 공산품에 표시가 되고 있는 2009년부터 시행된 탄소발자국. 그 정의는 제품과 서비스의 환경성을 높이기 위해서 제품 및 서비스의 전과정에 대한 환경 영향을 숫자로 나타내는 환경성적 표지 제도의 하나로써,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이산화탄소의 양으로 환산하여 표시한 것이다. 생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두부 160g짜리 두 개가 붙은 한 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총 275g의 이산화탄소 환산량을 배출하는 것으로 표시된다. 이는 공장에서 제조하기 전에 원료 생산에서 58g, 제조 과정에서 232g의 이산화탄
[축산신문] 1985년 9월 28일 첫 호를 발행한 축산신문이 창간 34주년을 맞았다. 축산신문은 축산인 여러분과 축산신문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전문신문을 대표하는 언론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모두는 신뢰하고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이다. 한편으로는 축산신문이 축산인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의 기대에 얼마만큼 부응했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축산신문이 3315회를 발행한 지난 34년 동안 한국 ‘축산사’에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니 축산신문을 발행하기 전부터 이미 질곡을 겪어 왔다. 1960년대에는 마당에서 가축 몇 마리 키우는 ‘안마당 부업축산’에서 1970년대에는 식량안보를 위해 축산진흥의 기치를 내걸며 육류소비 증가에 따른 축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룬 연대기를 거쳐 1990년대에는 이른바 우루과이라운드(UR)로 대변되는 개방화 시대를 맞아 한국 축산업의 체질개선이 절실해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21세기 뉴밀레니엄 시대 개막과 함께 FTA 체제인 바야흐로 세계화· 국제화 시대를 맞아 자유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세계화·국제화 시대를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된 축산업계로서는 가히 감내하기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