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최근 국내 양봉 현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변화는 봉군 폐사 그 자체보다도, 그 배경에 있는 유전적 기반의 약화다. 꿀벌의 집단 붕괴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바이러스, 응애, 기후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충격을 견디는 힘은 결국 품종과 계통의 유전적 다양성에서 나온다. 문제는 지금, 이 기반이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양봉은 오랫동안 생산성 중심의 개량과 외래 계통 도입에 의존해 왔다. 꿀 생산량, 온순성, 관리 편의성 등 단기적인 성과를 기준으로 계통이 선택되고 확산됐다. 이러한 흐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려는 체계적 관리 없이 특정 계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데 있다. 국내 양봉 산업의 규모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우리나라에 있는 서양벌의 봉군 수는 1990년 약 53만 봉군에서 2023년 약 257만 봉군으로 증가했으며, 세계적으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과 달리, 꿀벌 품종과 계통에 대한 유전적 특성 분석과 데이터 기반 관리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상태다.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