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DLG(Deutsche Landwirtschafts-Gesellschaft, 독일농업협회) 국제식품품평회는 세계 최대 식품 품질경연대회다. 이 품평회에서 상을 탔다는 것 그 자체가 큰 영광이다. 그만큼 이 상은 신뢰를 쌓았다. 소비자들도 이 상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 제품 구매 시 선택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육가공품 분야는 세계 수준 품질력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육가공 업체들은 저 멀리 독일에서 개최되는 이 품평회에 매년 참가해 품질력을 확인받았다. 그 명성 가득한 DLG 국제식품품평회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육가공협회 주관 국내 첫 개최
금 92개·은 53개·동 13개 ‘역대 최고 성적’
지난달 25~27일 전북 익산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DLG 국제식품품평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전라북도·익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육가공협회·한국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독일농업협회가 주관했다.
물론 국내 유치까지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 자존심 강한 DLG가 쉽게 문을 열어줄리 만무했다.
수많은 걸림돌을 넘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육가공협회(회장 박길연)는 한국 유치가 국내 육가공 품질력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결정적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판단, 지속적으로 노크했다. 그리고 해냈다.
이번 DLG 국제식품품평회에서 국내 육가공품은 세계 수준에 올라왔음을 여실히 입증해 냈다.
이번 품평회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15개 육가공업체에서 160개 육가공품을 출품했다.
엄정한 심사 결과 국내 육가공 업체들은 금메달 92, 은메달 53, 동메달 13 등 총 158개 메달을 따냈다. 단연 역대 최고 성적표다.
지난 2008년부터 지금껏 받은 메달을 모두 합하면 금메달 372개, 은메달 226개, 동메달 94개 등 총 692개로 불어난다.
DLG 수상실적 홍보 가능…소비자 어필
육가공협회, 규제개선 총력…신뢰 제고 기대
이번 대거 수상은 소비자들에게 국내 육가공품 품질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육가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돌파구가 충분히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수상 내용을 포장지 등에 표시할 수 없었다.
관련법이 가로막고 있어서다.
당시 축산물위생관리법은 정부에서 받은 상장, 인증, 보증을 받은 경우에만 표시할 수 있다고 정해놨다.
민간단체로부터의 수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국내 육가공 업체들은 세계 공인 DLG 상을 탔다고 해도, 그냥 자기만족으로 머무르기 일쑤였다. 이를 한국육가공협회가 풀어냈다.
한국육가공업협회는 지난 2013년 5월 DLG 수상제품에 대한 표시광고 금지조치 통보를 받은 이후 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국회에 강력하게 요청하는 등 발벗고 뛰었다.
결국, 2018년 4월부터는 DLG 수상 내용을 표시할 수 있도록 이끌어냈다.
꼼꼼·깐깐 심사 통과…글로벌 경쟁력 입증
“품질 발전 놀라워요” 세계시장 맹활약 기대
독일농업협회(DLG)는 1885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이다. 150년 전통을 자랑한다.
DLG 국제식품품평회는 DLG 식품평가센터가 맡고 있다.
특히 3천명 이상 전문평가위원을 보유, 매년 3만건 이상을 평가한다.
평가분야는 △맥주 △과채음료 △탄산음료 △물 △와인 △커피 △차 △빵 △베이커리 △시리얼 △유기농 제품 △조리식품(샌드위치 등) △냉동식품 △생선·해산물 △신선육 △유제품 △햄·소시지 △아이스크림 △마가린 △식용유 △과자 등 총 21개 분야다.
이번 한국에서 열린 품평회는 햄·소시지 분야다.
품평회에는 12명 DLG 전문평가위원이 참석해 △외포장 △제품외관 △물성 △향 △맛 등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아울러 외관 평가 후 칼로 절단해 중심부를 확인하고, 가열을 거쳐 시식을 통해 육가공품 품질력을 확인했다.
수상 제품은 이렇게 깐깐한 심사를 모두 통과한 제품이다. 수상 제품은 세계 수준에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 냉정하기로 유명한 DLG 전문평가위원들이라도, 이번 국내 육가공품 품질력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었다.
카타리나 리엔 DLG 부회장은 “한국 육가공품의 품질 발전 속도가 놀랍다. 타국 대비 금메달 비율이 매우 높다. 세계 무대서도 통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평가했다.
박길연 한국육가공협회장은 “이번 품평회를 통해 국내 육가공품 품질력 우수성이 입증됐다. 국내에 머무를 수 없다. 이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육가공 산업을 그려나가자”고 강조했다.
품평회 논평 / 김실중 한국육가공협회 부회장
“한국 육가공품 ‘세계 수준’ 반열에”
ASF 발생으로 그늘진 축산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되길
친애하는 소비자 여러분!
가축질병이 다 그렇지만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우리 축산인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축산인은 밤낮 가리지 않고 소독 등 차단방역에 열심히 노력했지만 오늘에 있어 국민앞에서 속절없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그러나 우리 축산인에게는 희망의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의 육가공제품들이 금년 독일농업협회(DLG) 국제식품품평회 햄·소시지 부문에서 금메달 92, 은메달 53, 동메달 13개를 수상해서 지난 2008년부터 12년동안 금메달 372, 은메달 226, 동메달 94개 총 692개의 메달을 받았습니다.
독일농업협회(DLG)는 식품 및 농업 산업 분야의 기술발전과 과학적 진보를 목적으로 1885년에 설립되어 현재 21개 분야에서 3만여개의 제품을 평가하여 유럽 소비자뿐만 아닌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상은 우리 축산인이 피땀 흘려 사육한 가축을 육가공 장인의 손맛이 어우러져 세계 으뜸가는 육가공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소비자 여러분!
우리육가공품을 애용하시고 적절한 운동 열심히 하셔서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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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남태헌 식품산업정책관
육가공업계-국가식품클러스터 공조 강화 기대
국제적인 품평회를 이번에 처음 국내 개최해 우리나라 육가공품 품질과 우수성을 검증받았습니다.
심포지엄은 식품관련 산·학·연 관계자에게 독일의 선진기술과 정보를 제공해 식품 산업 변화에 능동대응할 힘을 길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부는 국내 식품기업이 세계 식품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품평회·심포지엄과 같이 국내·외 식품 전문가들을 초청해 정보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해외 유수 식품기업, 대학 등과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갈 방침입니다.
대한민국 식품산업 성장에 육가공 업계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앞으로도 소중한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