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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4주년 특집-선진축산을 Take out 하라 / 동물복지 축산 선도…경기 용인 ‘알찬유정란농장’>

“노력해서 잘 키운 닭들의 산물…가치 걸맞은 대접 받아야”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지난 2017년 실충제 계란 파동 후 농가에서 살충제를 사용 할 수밖에 없는 한 원인으로 케이지 밀집 사육이 지적되는 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사육돼 생산되는 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렇듯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서 일찍이 닭들에게 보다 나은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좋은 품질의 계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자 동물복지 유정란농장을 일궈온 농장이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서 산란계 1만3천수를 사육하고 있는 알찬유정란농장(대표 박진용·41세, 이하 알찬농장)이 바로 그곳이다.


동물들 행복한 삶 누릴 환경 제공 노력…품질 크게 향상돼

입소문 타고 정기적 가정배달 수요 확산…누적회원 4천명

지난해 경기도 1호 산란계 체험농장 지정돼 소비자와 소통


차별화 위해 선택한 유정란

알찬농장 박진용 대표는 20대 중후반까지 계란유통업을 하시던 부모님을 도우며 계란과의 인연을 맺었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 그가 유통을 담당하던 지역에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수퍼마켓, 편의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며 납품처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거래처가 반토막이 나버린 것. 박 대표는 더 이상 유통업에 종사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 30살이 되던 지난 2008년 농장을 직접 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산란계농장을 임대해 산란계 병아리 6천500수를 가지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대표는 “농장을 시작하던 당시, 일반적인 산란계농장을 운영해서는 기존의 농가들과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유정란이다. 남들보다 더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해 품질을 인정받는 것이 첫 목표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닭에게 편안한 환경 제공해 주고 싶어

천성이 부지런한 박 대표이기에 농장의 규모는 급속도로 커져 갔다. 인근의 다른 농장을 추가로 임대해 한때 닭을 4만여수까지 키우며 대형 유통회사들에게도 유정란을 납품 했었다. 하지만 박 대표의 마음 한편에는 항상 닭들을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박 대표는 “농장 안의 닭들을 매일 보면서 부모의 마음을 느꼈다”며 “‘내가 이 닭들을 잘 보살펴 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이윤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와 같이 더불어 사는 동물들에게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 2012년 지금의 위치에 총면적 1천983㎡(600여평), 계사 5동의 농장을 새로 지었다. 물론 설계 당시부터 닭들의 환경을 고려, 계사마다 옆으로 문을 내어 닭들이 자유로이 노닐 수 있는 운동장을 갖추는 등 닭이 본래의 습성대로 자유롭고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을 썼다. 

통상, 농장을 새로 지어 이전을 하면 농장의 사육규모를 늘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알찬농장은 오히려 사육수수를 반절이상 감축하면서 닭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닭도 사람도 행복한 농장

알찬농장에는 항상 음악이 흐르고 있다. 닭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닭들은 낮 시간 동안에는 자유롭게 계사와 운동장을 오가며 생활한다. 또한 닭들이 마시는 물은 미생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친환경 생리활성수(BM활성수)를 사용한다.

박 대표는 “농장에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정확히 효과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도 일을 할 때 음악을 틀어 놓으면 지루하지 않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처럼 닭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 좋은 물을 마시면 당연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별히 관리를 한다기 보다는 상식적으로 내가 해서 좋은 것들을 닭들에게도 해주려고 하고 있다. 가축이라기 보다는 같이 생활하는 친구라는 생각으로 닭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시켜 주면 계란의 품질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계란 호평 이어지며 체험농장까지

이런 박 대표의 사육방식 때문에 알찬농장의 유정란에 대한 호평들이 쏟아지며 현재 경기도 일대에서 정기적으로 계란을 배달받는 소비자들이 1천여명. 지역 외 소비자들까지 더하면 총 누적 회원수는 4천여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한 소비자의 경우 자신의 아이가 계란을 섭취하면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계란을 먹일 수 없었는데 우리농장의 계란을 먹고는 부작용이 전혀 발생치 않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특히 계란특유의 비린내가 적어 아이들이 잘 먹는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회원들이 늘어가다 보니 농장에 방문하고 싶어 하는 회원들도 늘어, 이들을 대상으로 유정란 바로 알리기 등의 모임을 갖던 것이 확대가 돼 경기도 최초의 산란계 체험농장으로 지정,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동물복지농장 다양성 인정돼야

한편, 박 대표는 동물복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며 정부가 복지와 관련된 정책을 펼치는 것은 좋지만 보다 명확한 기준의 적립과 농장의 다양성이 인정돼야 된다고 했다.

그는 “유정란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유정란이 아닌데도 정작 시장에서는 같이 분류가 된다. 사육방식에 따라 품질과 생산비가 다른데도 말이다. 정부의 복지관련 정책도 획일적으로 규정을 정해놔 실제 복지와는 거리가 먼데도 규정을 지켜야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규모화된 농장들이 많아지면 정부 입장에서 관리가 편할 수는 있겠지만, 소규모농가들의 역할도 있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고 깨끗하게 농장을 관리해 좋은 품질의 계란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지 일정규모를 충족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력해서 잘 키운 닭들이 이에 정당한 대우와 합리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분류가 더 세분화 되고 다양성을 인정받아 보다 특색 있는 농가들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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