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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ASF와 소독, 그리고 유기물

  • 등록 2019.11.15 09:53:47


이 명 지 대표((주)안씨젠)


약, 제대로 사용하려면
어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특정한 물질을 약(藥)이라고 한다.
약은 화학물질일 수도 있고 천연물질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약은 무조건 이롭지도, 무조건 해롭지도 않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약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약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효과를 누리면서 최소의 약물유해반응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약을 잘못 사용한다면 약은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질환에 맞게 정해진 용량·용법으로 필요한 기간만큼 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항생제의 경우 일주일분을 처방받았는데도 약은 많이 먹으면 무조건 해로운 줄 알거나 증상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도중에 안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또는 항생제 내성을 키우게 되어 나중에 항생제를 사용하게 될 때 예전에 효과가 있었던 항생제가 효과가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치료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여 경제적으로도 더 부담이 생기게 되고, 무엇보다 질병치료의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약물을 처방하거나 조제한 의료인이 강조하듯 처방받은 용법·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일반의약품이라 할지라도 사용설명서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법 용량준수 ‘핵심’
우리보다 1년여 앞서 ASF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든 중국의 한 대형 축산기업으로 부터 지난해 말 바람직한 ASF 소독방법에 대한 발표를 부탁 받았다. 당시 쟁쟁한 글로벌기업의 소독프로그램과 함께 우리 회사는 ‘유기물 세척’에 대해 현지 축산업 관련 공무원과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이후 한국의 소독제까지 중국에 소개, 50톤을 넘어서는 수출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금주에는 한국 유력기업의 새로운 소독제까지 중국에 정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ASF 발생 1년이 조금 넘은 중국의 양돈 재건사업에 아주 작은 역할이나마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일련의 비지니스가 이뤄질 때 마다 중국 관계자들이 첫 번째로 요구하는 게 바로 용법·용량에 관한 정보라는 사실이다.
우리 정부가 ASF 확산방지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는 거점소독시설을 보자. 해당시설의 작업자는 소독제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용법·용량을 당연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독제 대부분이 분변 등의 유기물이 많이 오염된 상태에서는 그 효과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거점소독시설 작업자는 소독 전에 반드시 유기물의 존재 유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확실한 소독효과를 위한 세척과 유기물제거는 필수작업이다.


유기물 제거 없다면…
실제로 유기물 제거 후 소독에 대한 실험 자료는 각 제조사마다 모두 구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단 30초라도 유기물제거를 하지 않은 채 소독제를 사용할 경우 그 결과는 처참하게 나타난다. 과거 대부분 소독약인증실험이 유기물 1% 조건에서 이뤄졌으며, 지금은 5% 조건에서 인증된 제품이란 사실을 작업자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의료 기관들이 소독과 멸균지침에 반드시 소독 전 세척 작업을 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작업자는 이러한 방역의 기본원칙을 준수, 병원체의 제거와 감염경로의 차단을 이뤄내야 한다. 더구나 ASF가 근본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차단방역에서 거점소독시설 담당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지 않는가.


소독약 낭비다
유기물(분변, 뇨, 사료 등)은 각종 병원성 미생물을 은폐하고 이들의 훌륭한 서식처가 되며, 소독 시에는 소독약의 약효를 저하시키는 원인이다. 아울러 사육농가에서는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유기물관리는 필수적이다. 방역 타이틀을 걸고 보도되는 축산농가 사진에는 가끔 분변이 묻은 가축위로 소독제를 살포하는 사진이 나온다.
이는 결코 올바른 방역이 아니다. 효과적인 방역보다 오히려 낭비되는 소독약이 아깝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미 많은 연구논문에도 세척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한 조건을 모사한 오염조건에서의 살균효과 규명은 밝혀져 있다. 농도만 강하게 하여 방역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소독약은 적정한 희석농도에서만 가장 양호한 소독조건(pH 등)을 갖추게 된다. 최상의 효과를 발휘하는 소독제는 권장희석배수가 존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소독제를 진하게 사용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무조건 해롭지도, 무조건 이롭지도 않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약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약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효과를 누리면서 최소의 약물유해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은 제조사의 용법·용량에 관한 정보는 작업자가 필수적으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주의사항, 다시 한번 확인을
이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독효과가 떨어질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모든 소독제는 병원체와 10~30분간 이상 접촉해야 효과가 있다. 최소한 이 시간내에는 물 세척이 금물이다.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이용하는 축산 관계자들에게 소독시설에서 사용하는 제제와 소독 이후 바람직한 물 세차 가능 시간 등에 대해 지금보다 더 친절한 안내고지가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모든 소독제 포장에 주의사항으로 표기되어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유기물질(분뇨, 오물, 사료찌꺼기 등)이 있는 경우 소독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먼저 유기물을 제거하고 난 후에 소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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