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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 신년특집 / 한우의 모든 것>옛부터 내려온 부위별 이름 100가지 넘어…‘일두백미’ 한우로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가 밝았다. 권농과 풍년을 상징하는 소는 농경문화가 주를 이뤘던 과거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가축으로 오랜 시간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해온 토종소 한우가 대표적이며, 젖소 역시 양질의 우유 공급으로 국민들의 중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가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한우와 젖소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과 잘못된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한 정보를 중심으로 한우와 젖소의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삼국시대부터 농경에 사용…가족 뜻하는 ‘生口’로도 불려

온순하고 힘세…체중의 2.5배 이상 무게도 짊어질 수도

일제강점기 한우 다양성 말살…일본 등 해외 반출 시련도


당신은 우리 소 한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아 우리 소 한우의 역사와 발전과정, 한우고기 부위 등에 대해 살펴봤다.


한우의 역사

한우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한반도 전역에 옛부터 있던 재래종으로 제부(어깨에 뿔이 있는 소)와 모든 소의 조상 격인 원우의 혼혈로 고정된 품종의 고기소 및 역용우라고 농촌진흥청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를 키운 역사는 4천여 년 전부터로 추정되며, 김해 패총에서는 2천여 년 전의 소뼈가 발굴되기도 했다. 소는 오래전부터 달구지 등 이동수단이었으며 삼국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농경에 사용하면서 축우로 자리 잡았다.

고대부터 소는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된 신성한 존재이며, 농경 시대 동반자로서 ‘생구(生口)’라 하여 가족의 일원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한우는 단순히 농사용으로만 이용된 것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 다양하게 활용됐다. 소의 부산물은 의복이나 약재, 장식용 등으로 활용됐으며 또 국가외교 선물이나 하사품, 군사용으로 이용됐다.

소는 생활문화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세시풍속과 설화, 속담 등에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도 했다. ‘삼국지동이전부여조’에 ‘우가, 마가, 저가…’ 등 6축의 이름으로 관명으로 삼았던 기록과 삼한 시대의 써레에 관한 기록된 점 등을 볼 때 한우는 적어도 2천년 전부터 농경에 이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에는 본래 다양한 외형을 가진 한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제 강점기를 겪으며 다양성이 말살되고 일본, 중국, 러시아 등으로 반출되는 등 시련을 겪은 기록이 있다. 조선총독부는 한우 약 150만 마리를 일본 와규 개량, 식량 조달 등의 목적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 등으로 반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은 수탈을 목적으로 ‘황갈색만 한우로 인정한다’라는 심사표준규정을 만들어 한우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규정은 광복 후까지 영향을 미쳐 1969년 한우 개량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황갈색 털을 가진 소로 대상을 한정했다.

지금은 칡소, 제주흑우, 백우까지 확대해 한우로 규정하고 있다.

한우는 1999년 도체등급제도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면서 1등급 이상(고급육) 출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현재는 고급육 출현율이 75%를 상회할 정도로 품질이 고급화됐다.


십이지와 한우

열 두 가지 동물의 띠 중에서 소(丑)는 두 번째 동물로 우직하지만 성실하며 온순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의 발굽이 두 개로 갈라져 음을 상징하고, 소가 봄과 농사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60갑자에서 축년은 을축(乙丑), 정축(丁丑), 기축(己丑), 신축(辛丑), 계축(癸丑)의 순이다.

올해는 60갑자의 서른 여섯번째 신축년이다.

음력 12월은 축월이며, 시간은 새벽 1~3시까지가 축시다. 방위로는 북북동 방향을 상징한다.

축신(丑神)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으로 사찰의 행사 때 걸어 나쁜 기운을 내쫓는 깃발에 그리기도 했다.


역용우로서의 한우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방문한 한 러시아 장교는 강인한 한우의 외형을 보고 감탄해 이런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조선의 소는 키가 크고 힘이 세다. 조선인들은 우유를 먹지 않고 송아지에게 모두 먹였는데, 그래서 덩치가 커진 게 아닌가 싶다.”

한우가 지금은 기계에 밀려났지만 과거에는 일소로서 그 어느 소 못지 않은 훌륭한 체형과 체질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우는 역용으로서 주로 쟁기를 끄는 일을 했다.

과거 한우는 전구가 후구보다 발달한 쐐기형 체형을 갖고 있었고, 강한 견인력과 짐을 싣는 부중력을 이용해 논과 밭을 가는 일은 물론 도정, 짐 나르기와 성을 쌓는 축성시 수레를 끄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한우는 하루평균 4~8ha의 논밭을 갈고, 논갈이 때는 분당 30m를 움직일 수 있었다. 한우는 자기 체중의 70% 이상을 견인할 수 있었고, 자신의 체중의 2.5배 이상의 무게를 짊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소가 없는 사람은 아홉사람을 부려서 쟁기를 끌게 하면 소 한 마리의 힘을 대신할 수 있다’는 기록도 있다.

고서 농사직설에는 ‘밭갈이는 천천히 해야 흙이 부드러워지고 소도 피로하지 않다. 봄과 여름갈이는 얕게 가는 것이 좋고 가을갈이는 깊이 가는 것이 좋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계절에 따른 우경의 방법을 소개하면서 한우를 아끼던 당시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970년대 경운기 등 기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역용우로서의 한우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1985년 당시 경지면적에 따라 추정해보면 당시 역용우는 73만두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소에서 명품 고기소로

예전에 한우는 체격이 작아 고기소로서는 생산성이 낮았다. 하지만 근섬유가 부드럽고 맛을 내는 올레인산이 풍부해 남다른 맛을 자랑한다. 또한, 체계적인 개량을 통해 지금은 도체중과 육질이 모두 몰라보게 좋아졌다. 

우리나라 만큼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다양한 조리방법을 통해 먹는 곳은 흔치 않다. 갖가지 한우 부위를 다양하게 나누고 그 맛을 즐기는 방식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영국이 35가지 부위로 쇠고기를 분류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120여가지 부위로 세분한다.

지금까지 내려온 한우의 부위별 이름도 백여 가지가 넘는다. 그래서 나온 말이 ‘한우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나온다는 일두백미’다.

한우고기 가운데 특징적인 부위 몇가지 소개한다.

▲꾸리살=소의 앞다리 겨드랑이쪽 살이다. 한 마리에서 3kg정도만 나온다. 둥글게 감아놓은 실꾸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꾸리상이다. 가운데의 질긴 힘줄을 제거하고 육회로 조리하면 인절미 같은 질감과 진한 육향을 즐길 수 있다.

▲업진살=소의 복부 중앙 아래 부분의 살이다. 업진살은 소가 엎드려 누웠을 때 바닥에 닿는 부위, 즉 뱃살을 말한다. 엎드려 지내서 업진살이라하며, 소의 삼겹살이라는 뜻에서 우삼겹이라고도 불린다. 흔히 국거리로 알고 있지만 업진살은 지방이 층을 이루고 있어 얇게 썰어 채소와 함께 구워 먹으면 구이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아롱사태=뒷다리 윗부분의 뭉치 근육 안쪽으로 한 마리에서 700g정도만 생산된다. 예전에는 아롱사태를 먹어야만 한우고기를 먹었다고 말할 정도로 최고로 알아줬다. 지금도 많은 미식가들은 살짝 구워 기름장에 찍어 먹는 아롱사태의 맛을 최고로 친다. 사태부위에는 힘줄이 많고 단단하지만 이 힘줄에는 다양한 아미노산과 영양소가 풍부하며, 삶을수록 연해진다.

▲제비추리=목뼈에서 갈비 앞쪽까지 길게 붙은 부위다. 고기 모양이 제비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 한 마리에서 500g만 나온다. 육색은 진 붉은색으로 변색이 빠르고, 육질이 다소 거칠지만 육즙 맛이 강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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