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온실가스 줄이고 녹조 예방 등 효과
탄소중립 실천·환경 개선 새 대안 주목

현재 대부분의 가축분은 퇴비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거나 하천 인근에 적치된퇴비가 유출돼 녹조를 유발하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이에 반해, 우분을 고체연료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녹조 예방과 같은 환경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가축분뇨의 친환경 처리와 자원화 필요성이 커지는 농업여건과 탄소중립을 위한 석탄 사용 감축이라는 외부 변화 속에서 가축분뇨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방편으로 이용되며,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험발전 통한 연료 사용 가능성 확인
지난 2024년 여름 농림축산식품부·한국남부발전·농협·경북도는 협업을 통해 경북 경주 소재 한우 농가에서 수거한 분뇨로 만든 고체연료 425톤을 경남 하동에 위치한 한국 남부발전 하동빛드림본부에 공급해 시험 연소를 최초로 진행했다.
가축분 고체연료를 석탄과 일정 비율 혼합해 이뤄진 시험발전은 연소 특성, 연료 공급·이송 등의 분석과 함께 가축분뇨의 연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남부발전에서는 추가 보완을 거쳐 현재 본격적으로 고체연료를 발전에 사용할 계획이며, 이를 계기로 한국남동발전, 민간 열병합발전소 등에서도 가축분 고체연료 활용을 위한 시험 연소를 계획하고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가축분뇨를 활용한 고체연료 생산·활용이 경제적 편익은 물론,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이라면서 “발전소에서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농가에서 사용 중인 화석연료도 전환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관 협업으로 이용 기반 최초 마련
이어 지난 2024년 11월에는 앞선 시험 연소를 바탕으로 농식품부와 환경부, 한국남부발전, 농협축산경제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가축분뇨 중 우분을 활용한 고체연료의 안정적 생산·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협력이 본격화된 것이다.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그간 개념 정도로만 존재하던 가축분 고체연료가 현장에서 실제 활용이 가능하도록 실증 사업과 시설 구축, 제도 개선 등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며, 특히, 다양한 기관과 지자체, 연료 생산·수요처가 함께하는 공동 기획단이 구성,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정책과 기술을 연결하는 역할을 분담할 수 있게 됐다.

제도·기준 정비, 생산시설 확대 전망
가축분뇨의 대규모 이용처 윤곽이 잡히자, 가축분 고체연료 생산시설 확대도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북 김제(전주김제완주축협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는 규제실증특례를 승인받아 고체연료 생산시설 구축과 함께 발열량 등 제고를 위한 우분과 보조원료(톱밥·왕겨·줄기류·전정가지류) 등의 혼합 이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남 순천 등지에서도 고체연료 생산시설이 구축되고 있다.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도 품질 기준 정비, 안정적 공급 체계 마련 등이 추진될 예정으로 가축분 고체연료의 현장 적용과 시장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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