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두수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돼지 도축두수가 또다시 감소, 2천년대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따라 국내 양돈산업 생산성 역시 80년대 수준으로 뒷걸음치면서 지난해 돼지폐사로 인한 손실액이 최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도체등급판정물량은 총 1천3백만7천3백여두로 전년대비 2.7%가 감소, 도축두수 역시 1천3백10만두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99년 1천2백56만5천두 이래 가장 적은 물량이다. 반면 모돈수를 비롯한 돼지사육두수는 지난 04년 이후 꾸준히 증가, 국내 양돈산업의 생산성 저하 현상이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PMWS 등 돼지소모성 질병으로 인한 폐사피해가 극심했던 추세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로인해 국내 양돈농가들의 지난해 모돈 두당 연간출하두수(MSY)는 전년보다도 1두 이상 낮아져 평균 14두를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형린 맥스피드 대표는 “MSY 14두는 덴마크 보다 7두 이상 낮을 뿐 만 아니라 미국은 물론 일본과 비교해도 3두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며 “90년대 초반도 지난해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돼지폐사로 인한 손실액도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은 “모돈수 95만두에 이유두수 10두, 모돈 2회전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할 때 지난해 6백만두의 돼지가 사육중에 폐사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따라서 폐사할 때까지 두당 평균 15만원의 생산비가 투입된다고 가정한다면 그 손실액은 최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갈수록 시장개방압력이 심화, 경쟁력 제고에 갈길 바쁜 상황에서 국내 양돈산업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를 비롯한 범업계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