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간 협동’이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화두를 푸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연합사업은 경제사업 전체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친환경축산 실현을 위한 경종농업과 축산업이 뭉친 분뇨처리사업과 이와 연계된 조사료 생산·공급사업, 소비자 마음을 휘어잡고 시장교섭력을 높여 나가기 위한 축산물 브랜드사업, 또 이렇게 생산된 축산물을 제대로 판매하기 위한 노력으로 도매사업과 급식사업에서 전략적 연합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작은 하나하나를 협동정신으로 모아 큰 파워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협동조합의 연합사업은 축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아주 중요한 구심점으로 정립돼 가고 있다는 것이 축산인들의 평가이다. 올해도 협동조합 경제사업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연합사업에 대해 유형별로 소개한다. ■ 공동브랜드사업 시장교섭력 강화를 위해 사육기반을 규모화 시켜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낸 사업이 바로 축산물 공동브랜드사업이다. 2003년 5월 전남지역 고흥·순천광양·구례·여수·보성·장흥·곡성 등 7개 축협이 공동으로 시작한 ‘지리산순한한우’사업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순한한우에 이어 2004년 경기 남부 수원·용인·여주 등 3개 축협의 ‘한우람’과 강원 인제·춘천철원·화천양구의 ‘하이록’, 충남지역 13개 지역축협 전체가 참여한 ‘토바우’사업이 시작됐다. 2005년에는 충북 청주·옥천영동·충주·괴산증평 등 4개 축협이 ‘청풍명월한우’를, 경남 고성·거제·통영 등 3개 축협이 ‘한결한우’사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경기 양주·김포·고양·남양주·부천·파주·포천·연천축협의 ‘한우풍경’과 전북 7개 축협이 ‘참예우’라는 브랜드로 연합사업을 시작했다. 또 경북지역축협은 지난 연말 경북한우클러스터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참품한우’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강원 영동지역 축협들도 공동브랜드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 축협들도 오는 가을 출시를 목표로 공동브랜드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 공동브랜드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순한한우가 2만5천두의 사육기반으로 연간 5천두를 롯데와 조합매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한우람은 1만두의 기반으로 1천8백25두를 조합 직영점과 수원축협 유통센터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이록은 1만7천3백10두가 사업에 참여한 가운데 연간 3천1백59두를 자체매장과 문정동 브랜드축산물전문매장, 공판장 등을 통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토바우는 2만4천두를 기반으로 연간 4천3백80두의 출하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결한우는 7천2백22두를 기반으로 연간 1천3백18두를 조합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청풍명월은 1만1천두가 참여한 가운데 2천8두를 출하 계획하고 있다. 올 초 출시될 예정인 참예우와 한우풍경의 최대의 사육기반을 확보하고 있는데, 참예우는 2만8천5백35두를 기반으로 연간 5천9백70두를 출하할 계획이며 한우풍경은 2만9천7백76두가 참여한 가운데 올해 9백78두를 시장에 낼 계획이다. 한우 외에도 양돈에서도 공동브랜드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 4월 경기 파주·부천·고양·연천·김포축협 등이 출범시킨 ‘돈모닝포크’가 3만5천두의 사육기반으로 연간 4만5천두의 출하하고 있으며, 지난 연말 전남 10개 축협이 7만두의 규모로 출범시킨 ‘해두루’도 올해 5만5천두를 브랜드 돈육으로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공동브랜드들은 대형유통업체 등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축협들이 협력사업 형태로 대부분이 종축과 사료, 컨설팅, 도축·가공, 판매까지 농협중앙회 계통조직과 역할을 분담하면서 경제사업 연합시스템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조사료연합마케팅 조사료연합마케팅은 자급조사료 비율을 높여 양축조합원들의 생산비를 절감시키자는 목적으로 농협중앙회가 2005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사업은 총체보리와 생볏짚 곤포사일리지 생산·공급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05년에는 28개 조합이, 지난해에는 61개 조합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05년 총체보리사업에는 생산 2조합, 구매 12조합 등 14개 축협이 참여해 3천1백78톤을 생산, 구매했다. 지난해에는 생산 6조합, 구매 27조합 등 33개 축협으로 사업참여조합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7천5백46톤의 총체보리를 생산하고 구매했다. 올해 계획물량은 2만톤이다. 생볏짚 곤포사일리지 사업에도 2005년 생산 4조합, 구매 10조합 등 14개 조합이 참여해 3천2백10톤의 조사료를 생산, 구매했으며 지난해에는 생산 3조합, 구매 25조합 등 28개 조합이 참여해 1만2천2백50톤을 생산, 구매했다. ■ 자연순환농업 협약 2005년부터 시작된 자연순환농업 협약은 축산업과 경종농업이 힘을 합쳐 축산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이를 통해 고품질 농산물과 조사료를 생산하는 것이 사업의 초점이다.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자연순환농업 협약을 지역농협 또는 영농조합법인과 체결한 축협은 모두 20개이다. 파주축협이 탄현농협과 2005년 11월 처음으로 협약을 맺었으며, 경기지역에서는 김포축협과 양평축협, 용인축협, 양주축협도 관내 지역농협과 협약을 체결하고 현장에 맞춰 퇴비나 액비를 공급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원주축협과 고성축협, 강원양돈축협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도드람양돈조합은 충북 오창농협과 논산계룡축협은 관내 6개 지역농협과 협약을 맺고 액비를 공급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익산군산축협과 전주김제완주축협, 지리산낙협 등이 지역농협에 퇴비와 액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남은 영광축협과 목포무안신안축협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군위축협과 영천축협이, 경남에서는 산청축협과 통영축협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주양돈축협도 한림농협에 액비를 공급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 협약을 체결한 축협들은 농협중앙회의 살포비 지원으로 지난해 모두 9백32ha의 농지에 퇴·액비를 살포했다.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는 올해 참여조합을 30개소로 늘리면서 내실있는 사업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1ha당 15만원씩 총 6백70ha에 1억원의 살포비를 지원하면서 가축분뇨의 자원이용을 활성화시켜 지속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강희 팀장은 “자연순환농업 협약은 축협과 농협, 축산업과 경종농업의 상생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지역농협은 우수한 퇴·액비 확보로 농산물 고품질화를 이뤄나갈 수 있으며 축협은 원활한 분뇨처리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축협들이 퇴·액비를 살포해 생산된 농산물 팔아주기에 힘을 보태 상생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라는 설명이다. ■ 도매유통사업 농협중앙회 축산물판매분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도매유통사업은 협동조합의 팔아주기 기능 확충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말 그대로 조합원은 생산에만 전념하면 조합과 중앙회가 판매를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농협축산경제는 롯데와 도매유통사업 협약을 체결, 한우고기와 돼지고기, 계란을 전속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를 통해 판매된 ‘지리산 순한한우’는 2백10억2백만원에 달한다. 올해 계획은 2백29억4천만원. 지난 연말부터 공급되고 있는 ‘순백포크’와 ‘와이즐렉 프라임 계란’은 각각 4억3천6백만원과 2억7백만원의 실적을 보였는데, 본격적인 사업 첫해인 올해에는 1백55억8천6백만원 상당의 돼지고기와 25억9천2백만원의 계란을 납품할 계획이다. 올해 롯데를 통한 축산물 도매유통물량은 벌꿀 5억4천만원을 포함해 총 5백41억2백만원으로 계획돼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축협들도 종축서부터 사료, 도축·가공까지 중앙회 사업소와 전략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사업시너지를 높여나가고 있다. 축산물판매분사는 이외에도 단체급식사업에서 지역별로 축협과 연계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축산물판매분사 이병길 도매사업부장은 “농협과 롯데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축산물 도매유통사업은 중앙회가 판매기능 강화로 조합과 양축조합원들의 실익을 제고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며 “유통업체들도 안정적인 조달을 원하기 때문에 농협 신뢰도를 바탕으로 도매 연합사업 대상업체를 계속 늘려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