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동해·속초시에 대규모 전문식당·판매점 개점 사양기술 향상 집중…지역별 특성 살려 경쟁력 제고 【강원】 대도시 마케팅이나 유통마트 입점 대신 지역시장을 개척하며 내실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강원 영동지역 한우광역브랜드 ‘한우령’이 주목받고 있다. ‘한우령’은 강원 영동지역 4개 축협(고성축협, 속초양양축협, 강릉축협, 동해삼척태백축협)과 7개 시·군이 함께하는 연합브랜드다. 많은 한우광역브랜드가 대도시 소비시장을 겨냥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것과는 달리 ‘한우령’은 지역 내 소비시장을 차츰 넓혀가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관할지역에만 6개의 마트와 전문식당 1곳을 통해 연간 1천300여두의 브랜드 한우를 판매하고 있다. 강릉에 오픈한 전문식당은 현재 일 매출 200~300만원 정도를 꾸준히 기록할 정도로 궤도에 올랐고, 오는 6월말에는 동해시에 340평 규모의 전문식당과 속초시에 50평 규모의 전문판매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농업회사법인 한우령한우(유)의 주영건 대표(강릉축협장)는 “강원 영동지역은 상주인구는 많지 않지만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지다”며 “굳이 외지로 나가 많은 비용을 투입해 무리하게 마케팅을 하기 보다는 지역 내 소비자와 관광객들에게 고품질의 한우고기와 서비스로 승부를 거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도시 진출에 대한 시점에 대해서도 지역 내 확고한 기반이 다져지면 자연스럽게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준비해 나갈 것을 시사했다. 한우령은 무리한 마케팅 대신 농가 기술력 향상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농가 기술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까지 연 4회 실시하던 농가 집합교육 대신 올해부터는 현장위주의 농가컨설팅을 겸한 29개 작목반별 순회교육을 1회씩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농가 현장교육을 통해 지난해까지 40농가가 받은 무항생제 인증을 앞으로 한우령 전체 회원농가가 획득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연합사업단을 중심으로 4개 축협이 각 지역별 특성화를 통해 한우령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돈관 한우령한우연합사업단장은 “인근지역이긴 하지만 여건이 모두 달라 각 지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사업단에서 조율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기 위해 방향을 잡고 있다”며 “번식우기반이 좋은 속초와 양양은 한우령의 번식기지로 활용하고, 삼척은 조사료 생산단지, 강릉은 농가조직화와 고급육 생산에 주력하면서 동해, 고성 등은 사육기반 확대 등을 목표로 세우고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척지역에서는 올해 처음 청보리 시범재배를 성공적으로 마쳐 한우령 브랜드의 조사료 생산전진기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량한 송아지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강릉에 송아지유통센터를 만들어 북부와 남부지역의 농가 모두에게 폭넓게 활용토록 한다는 계획도 눈길을 끈다. 한우령 한우가 7개 시군과 참여축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나가고 있는 것은 이상적인 광역브랜드의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우령이 이런 모습을 갖춘 배경에는 참여주체들이 충분하게 서로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고 브랜드 사업의 성공이 곧 우리 지역, 우리 조합, 그리고 내 농장의 성공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점이 주력했다. 주영건 대표는 “4개 브랜드 참여축협 조합장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취임했고, 취임 초기 한우령브랜드연합사업단이 출범해 자주 만나며 팀워크를 다졌다”며 “이렇게 단단하게 다져진 협동정신이야말로 한우령 한우가 가진 무기 가운데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출발이 늦은 후발 브랜드지만 서두르지 않고 지역시장부터 차근차근 공략하며 단계를 밟아 천천히 성장하는 한우령의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