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추가되는 새로운 등급의 명칭이 ‘1+++등급’으로 될 것인가. 이는 소비자들의 ‘+등급명칭체계’ 수용여부에 달렸다. ’09년도부터 등급명칭에 대해 소비자들이 이해가 잘 안 되므로 개선해야한다는 의견이 몇 차례 제시됐다. ‘1등급이 제일 좋은 줄 알았는데, 그 위에 1+등급, 1++등급이 있고 그 밑으로는 2등급, 3등급이 있으므로, 1등급은 중간등급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기만당해온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2011년 7월 소매단계 식육판매표지판에서 쇠고기의 5개 등급명칭을 다 열거하고 판매하는 쇠고기의 해당등급에 동그라미표시를 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쇠고기의 육질등급이 전체 5개 등급에서 어느 위치에 속하는 지를 알려주는 효과가 있다. 현재의 1등급이 위에서 세 번째이므로 3등급으로 표시해야 할까? 전체 한우고기 중에서 1등급이상이 ’92년도에는 11%, ’99년도에는 20%로서 1등급 쇠고기는 원래 귀하던 물건이었다. 현재(2011년 5월말기준)는 한우고기의 64%가 1등급이상이지만, 1999년도의 1등급과 지금의 1등급은 절대적 품질기준에서는 동일하다. 필자의 개인적 바람은 한우의 고급육화를 계속 추진하여 90%이상이 1등급이상으로 출현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식육판매업소의 매대에는 1등급이상 만이 진열돼 있을 것이다. 1, 1+, 1++, 1+++ 등등. 그 때에 소비자는 ‘+’표시의 개수 만 확인하면 한우고기의 품질의 우열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어느 나라는 품질의 차이를 ☆, ☆☆, ☆☆☆, ☆☆☆☆, ☆☆☆☆☆로 나타내고 있다. (현재의 2, 3등급은 다 합해서 10%미만이므로, 일반 소매단계에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을 것이다.) ■1등급이 최고등급인 줄 알고 구입한 소비자는 기만당한 것인가. 육질등급별 소매가격은 일률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식육판매업소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됐다. 즉 동일 등급이라도 업소에 따라 소매가격이 다를 수 있다. 한편, 대형매장이라도 1, 1+, 1++등급의 3개등급을 다 진열해놓고 소매하는 매장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식육판매업소들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하여 어느 육질등급을 얼마에 판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일까를 판단하여 특정 육질등급을 주로 판매한다. 같은 백화점(대형마트)이라할 지라도 지역 매장에 따라 각 매장이 주력하는 육질등급이 따로 있다. ‘가격불문 품질최고’를 원하는 지역의 매장은 1++등급 위주로 상품을 준비하며, ‘적당한 품질과 적절한 가격’을 원하는 지역의 매장은 1등급 또는 1+등급 위주로 상품을 준비한다. 등급별 소매가격이 획일적으로 고시되어있지 않지만, 등급별 소매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 매장의 특성에 맞게 적정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 매장 쇠고기의 육질등급과 가격에서 적절한 조화 및 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비자가 그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판단할 때 품질(육질등급)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없다면, 그 매장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그동안 단골 매장을 통해 쇠고기를 구입해 온 소비자에게 주위의 누군가가 ‘당신은 위에서 세 번째 등급인 1등급 쇠고기를 구입해온 것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그 소비자는 “뭐야, 최고품질이 아니라고? 그동안 내가 세 번째 등급의 고기를 먹어왔다고?”하면서 분하기도 하고 속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다른 각도의 반응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 소비자는 “그래? 그러면 최고등급인 1++등급과 그동안 내가 즐겨먹던 고기(1등급)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인지 한 번 비교해볼까?”라고 하면서 자기의 소비성향 내지 식성을 돌이켜보고는 “내 식성에는 역시 1등급의 쇠고기가 좋아. 마블링도 적당하고 맛도 충분하고 가격도 합당해”라고 결론을 낼 수도 있다. ■쇠고기의 육질등급은 공산품의 스펙과 같은 기능을 한다. 쇠고기의 육질등급은 ‘스펙(spec)’이라고 봐야한다. 1등급이상의 쇠고기에서는 1++, 1+, 1의 육질등급 나름대로 품질적인 면에서 각각 독특한 품질을 갖고 있다. 무조건 1++등급이 1+등급보다 그리고 또 1등급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각 육질등급의 특성을 정의해주고 그에 따라 소비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1++등급은 높은 수준의 마블링 때문에 풍미(flavor)가 강하면서 매우 부드러운(tender) 특성을 갖고 있어서 미식가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하고, 반면에 1등급은 마블링이 적당하게 있어서 풍미도 적당하면서 적당히 부드러워 씹는 맛이 있고 또 느끼하지 않아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고기마니아들에게 권할 만 하다라는 식의 육질등급별 스펙을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야한다. 즉 품종별, 부위별, 육질등급별로 각각의 특성을 분류·정의한 ‘스펙’을 널리 홍보, 국민이 스펙에 의거 쇠고기를 구입해 현재보다 더 즐기면서 쇠고기를 소비하게 해야 할 것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