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사육에 올인했지만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
불량볏짚 문제 제기 못하는
조사료 유통실태 이해 못해
TMR사료로 전환 예정
능률·생산성 향상 기대
경기도 안성면 덕봉리에 위치한 영광농장. 한우120두 규모의 이곳은 귀농한지 3년째 되는 홍석한 대표의 일터다.
건식 TMR사료와 배합사료를 혼용하고 있는 이곳에서 홍 대표는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도시에서의 직장생활을 접고 한우에 투신한 홍석한 대표는 귀농은 환상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고향인 안성으로 내려올 때만 해도 한우를 사육하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농촌 현실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자금회수가 늦은 한우라는 작목은 월급을 받아 생활하던 도시근로자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작목”이라며 “단순히 외부에서 좋은 면만 보고 성급히 결정하기 보다는 귀농도 현실이라는 것을 절대 간과하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가을 출하를 앞둔 그는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크다.
“농장을 처음 시작하던 때 송아지 구입비용 등 기초 투자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갔다. 이제 3년이 지나 결실을 보려하는데 시세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3년의 땀과 노력이 모두 헛고생이 된다고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무척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수입개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퇴직금을 모두 투자해 시작한 한우산업의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니 도무지 일할 기운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료 유통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곳 농장의 우사 가운데 작업로에는 원형볏짚이 헤집어져 있었다. 지난해 가을 호남지역에서 구입한 볏짚이 수분과 이물질이 많아 작업로에 풀어놓고 말리는 중이라고 홍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일반 기업이나 사업체간의 거래에서는 불량품에 대해서는 언제든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그에 대한 후속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볏짚의 경우는 불만을 표시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축산농가 스스로가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사료를 포함한 TMR사료로 전환해 작업능률도 높이고, 생산성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TMR사료를 공급하는 (주)한얼의 이영선 과장은 “한우사육이 처음인 상황이기 때문에 작업능률 및 출하성적을 고려한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농장의 성장상황을 고려하면서 단계에 맞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마지막으로 최근 귀농을 준비하는 친구를 만나 들려준 얘기를 전했다.